[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zeo (ZeoDtr) 날 짜 (Date): 2007년 6월 17일 일요일 오후 04시 05분 34초 제 목(Title): Re: 철학의 효용? 일요일 오후에 키즈를 슬슬 보다가 이 쓰레드를 발견했네요. 멋대로 끼여들어 죄송합니다. 보아 하니 토론의 디테일이야 어쨌든 중요한 것은 다음 질문인 것 같네요. >예를 들어 며칠 후나 몇 개월 후에 죽을 처지에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이 사람이 살인, 방화 등등의 온갖 범죄를 짓지 말아야 할 이유를 >자연과학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을 좀 써 보면... (샛길로 빠질 수 있지만, 뭐 그런 거죠.^^) 일단, 왜 '설명'해야 하나요? 중요한 것은 그것을 '막는' 것이라고 보는데요. 유용성은 '설명할 수 있는가'의 여부가 아니라 '막을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는 자연과학이나 (자연과학적이지 않은 - cella님은 이런 전제를 가지신 듯) 철학보다는 감정적 설득이나 공권력이 훨씬 유용합니다. 전자는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고, 후자는 범행 현장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겠지요. 그 사람에게 자연과학이나 비자연과학적 철학을 가지고 설득하거나 세뇌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고 위험합니다. 그 사람이 나이를 어느 정도 먹었다고 볼 때 이미 그 사람은 자연과학이나 비자연과학적 철학을 충분히 접했을 것이고, 그런데도 그런 범죄적 마음을 먹었다면 단기간에 마음을 바꾸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죠. 그나마 효과적인 것은 그 사람을 감정적으로 누그러뜨리거나 (이때 푸근한 느낌을 주는 신부나 승려, 혹은 그냥 유물론자가 그 사람을 보듬어주고 격려하고 안아주고 등등...을 하는 것이 유용하겠지요. 그 사람과 기존에 좋은 사이였으면 더 좋은 거구요), 정 안 되면 범죄 현장에서 체포할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럼 이제 '설명' 부분을 잠시 생각해 보면... cella님은 초자연적인 개념들에 의한 설득(? 설명이라기엔 조금...)이 유용할 것이라는 입장이신데, 글쎄요, 그것은 그 잠재적 범죄자의 성향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만일 그 사람이 유물론자이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런 사람에게 내세나 영혼을 떠든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질까요? 그러다 화만 돋구고 살인 방화의 타겟을 종교 쪽으로 돌리게 할 수도 있겠지요. 중요한 것은 그 잠재적 범죄자의 기존 세계관에 입각한 설득이고, 그러려면 초자연적인 세계관(이것도 기독교, 불교 등등으로 잘 나누어야겠지요)에 근거한 설득(설명)도 있어야겠고, 유물론적인 세계관에 근거한 설득(설명)도 있어야겠지요. 문제는 초자연적인 세계관 쪽은 이런 설득 방법이 꽤 나와 있고 많이 알려져 있는데, 유물론 쪽은 그렇지 않다는 거죠. 자연과학적 유물론자들은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의 과제는 유물론적 세계관에서 서로 사랑이고 보듬고 봉사하고 희생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비전을 만드는 것이라고 봅니다. 어느 세계관이 더 유용하다는 싸움은 곧 죽을 사람을 반사회적인 범죄로부터 지켜주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돼요. 참고로, 저는 유물론자이며, 저 나름대로 유물론적 세계관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이유를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설명하기에는 Kids의 하드 공간이 너무 부족하군요. ZZZZZ "Why are they trying to kill me?" zZ eeee ooo "Because they don't know you are already dead." zZ Eeee O O ZZZZZ Eeee OOO - Devil Doll, 'The Girl Who Was...Dea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