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Thought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Hyena (  횡 수)
날 짜 (Date): 2000년 11월  6일 월요일 오후 12시 34분 03초
제 목(Title): 노자를 웃긴 남자(45)




┌───────────────────────────────────┐
│  ▶ 번  호 : 64/64                 ▶ 등록자 : 구름                  │
│  ▶ 등록일 : 00/11/06                                                │
│  ▶ 제  목 : 노자를 웃긴 남자(45)                                    │
└───────────────────────────────────┘



  '상(上)'은 '하(下)'에 대해 상이다. 따라서 '상선(上善)'이라는 말도 '하선(下

善)'이 있을 때 쓸 수 있는 말이다. 차선(次善)이 없는데 최선(最善)이 홀로 있을 

수 없다. 만약에 할아방이 '하선(下善)'에 대한 언급이 없이 '상선(上善)'을 얘기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아마도 할아방이 한잔 먹고 취해서 쓴 부분일거다.

  바로 뒤를 보면 '중선(中善)'과 '하선(下善)'들이 줄줄이 따라 나오고 있는데,

그것들은 보지도 못하는 까막눈인지 이걸 '가장 좋은 것은...'하고 번역을 해부니

까 그 뒷줄들이 전부 덩달아 '제일 좋은 것들'로 같이 둔갑을 해부게 된다.

  이때의 '상선'은 글자 그대로 '상의 선은...'하고 읽어야 한다. 그래야 뒤에 가

서 '반면에 중과 하의 선은...'하고 이어서 읽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약수(若水)'

는 글자 그대로 '물과 같다'라 읽으면 되겠다. 왜 물이 '선지상(善之上)'이냐?

  그 이유가 두가지 나오는데 하나가 '수선리만물이부쟁(水善利萬物而不爭)이고 다

른 하나가 '처중인지소오(處衆人之所惡)'다. 앞의 것은 도올의 해석대로 읽어도 무

방하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서로 다투지 않는다' 물론 이 번역도 제대

로 하자면 틀린 것이다. 한문 읽는 법이 그런게 아니다. 정확하게 읽으면 '물은 다

투지 않음으로서 만물을 이롭게 한다'이다. 그러나 도올이 이 어려븐 문장을 이정

도라도 읽어냈다는 사실에 대해서 나는 한없이 기쁘다. 더 이상은 안 바란다. 계속

이 정도만이라도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우리 도올은 딱 두 줄을 제대로 넘

어가는 법이 없다. 어쩌다가 한줄 제대로 읽었다 싶으면 바로 다음 줄에서 고만 사

까닥질을 쳐분다. 특히 이 문장 읽는 꼬라지를 보면 나는 마 만정이 떨어지분다.

  도대체 어떻게 읽어야 저렇게 읽을 수가 있는지 신기할 정도다. 일부러 틀리게

읽으려고 애를 써도 저렇게 읽기는 어려운 문장이다. '처중인지소오(處衆人之所惡)'

얼매나 평이한 문장이고? 띄워쓰기 함 해보까 '처(處)'는 어떤 장소에 있다는 뜻이

다. 처하다 이런 말이다. 그 담에 '중인지소(衆人之所)'가 뭐꼬? 사람이 많이 있는

장소 아이가? 사람이 모여있는 곳. 그 담에 '오(惡)'는 싫어하다자나. 주욱 이어서

읽으면 되자나. '물은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 곳을 싫어한다' 이런 문장은 다르게 

읽을 수가 없능기야. 오직 한가지로 밖에는 읽을 수가 엄써. 그런데 도올이 읽은

꼬라지 함봐바.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처하기를 좋아한다'라꼬 해놨어.

  걍 지가 막 지어내고 있어. 내가 엔간하면 도올을 너무 안 머라칼라꼬 애를 쓰고

있제. 그래도 그기 안되능기야. 쪼께 불쌍하기도 해서 봐주고 싶어도 나도 모리게

매차리에 손이 가능기야. 

  첨부터 한번 보까? 물의 선이 선중의 상선인 이유는 '물은 다투지 않으면서 만

물을 이롭게 하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싫어하여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어떻노? 딱 말이 되제. 그리고 앞에서 했던 말, '외기신(外基身)'이 왜 세상의

밖에 몸을 두는 것이라고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겄제? 물이 바로 그렇기 때

문이고 그런 물의 성질이 상선이라고 할아방은 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물이 필요하니까 주로 강가에 집을 짓고 모여 살지만 그렇다 해도 강물

에 붙여서 집 짓는 사람은 없다. 사람 사는 동네와 물은 대부분 거리가 떨어져 있

다. 또 물이라는 것은 산 속의 계곡을 따라 흐르기 때문에 번잡하고 시끄러운 사람

동네와는 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런 물의 선을 노자는 선중에서 가장 최고의 선

이라 말한 것이다.  그러니까 할아방이 세상으로부터 벗어나라고 한 것은 가장 상

의 선을 취하라고 한 것이다. 이것은 부처가 제자들이나 사바중생들에게 출가를 권

유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봐도 좋다. 할아방도 우리한테 속세를 떠나 산 속의 물

처럼 사람사는 곳으로부터 멀리 있기를 권유하는 것이다. 그래야 도를 닦고 몸을

닦아서 '가물한 암컷의 거시기'를 구경하러 현빈으로 가볼 거 아인가베.

  그런데 세상 사람들이 전부다 속세를 떠나 대가리 깎고 중이 될 수는 없자나.

  그래서 부처님도 출가가 불가능한 사바 중생들을 위해서 재가불자를 위한 설법

을 하셨고 계율을 주신 것이다. 팔정도가 바로 재가불자를 위한 생활규범이다.

  우리 할아방도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을 떠나 유유자적 구름 위에서 노는 신선이

되지 않겠느냐고 꼬시면서도 한편으로 그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중선과 하선을

주고 있다. 그게 바로 다음에 따라 나오는 거선(居善), 심선(心善), 여선(與善) 등

등 주욱 나라비 서있는 선들이다. 물의 상선을 취할 수 없어서 중인지소에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은 중선과 하선일 망정 이러이러한 선은 갖꼬 살아라 이거다.

  상선은 물 하나로 끝난다. 그런데 도올이나 여타 모든 노자의 연구가들은 한결

같이 이하 나열된 여러 선들을 전부다 물로 보고 있다. 이건 바로 노자 할아방을 

물로 보는 짓이다. '물로 보지 마!' 이게 요시 뜨는 음료수 CF제? 이거 맹긴 카피

라이터가 혹시 노자를 보고 힌트를 얻은게 아닐까? 그럴 리는 엄따꼬?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제발 부탁하건데 우리 할아방을 물로 보지 마라. 껄렁한 2%보다는 훨 시

원한 감로수다. 다음 회에 가서 할아방이 우리한테 선물 한 중선과 하선들을 살펴

보자.



  구름~~~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