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Th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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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Hyena (  횡 수)
날 짜 (Date): 2000년 5월  3일 수요일 오후 12시 06분 12초
제 목(Title): Re: [R] 하버마스 책

제가 다소 열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포로리님이 씁쓸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데리다의 대변인이 아니 듯, 포로리님도 하버마스의 대변인은 아닐겁니다.
제가 화난 것은 번역자와 하버마스의 애매한 글이지 포로리님은 아닙니다. 
말만 어렵고 번지지르르게 하지 도무지 논점이 불분명하고 자기 합리화에 
급급한 듯한 혐의가 가는 이러한 지식인들에 대한 것입니다.
그 문제의 사기 운운하는 부분은 222페이지 아래 부분에 있습니다.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인용해보자면,

"하이데거는 세속화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서 방향을 상실한 계몽의 힘을 
보존하고자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신성한 곳에서 사라져 버린 신비적 분위기, 
즉 아우라를 사용한다. 깨우침은 존재 신비적으로 다시 마법적인 인것을 형성한다. 
새로운 이교도적 신비주의에서는 비일상적인 것의 탈경계적 카리스마로부터 
예술적인 것에서 처럼, 해방의 힘도 발생하지 않고, 종교적인 것에서 처럼, 
혁신적인 힘도 나오지 않는다. 기껏해야 현혹과 사기의 자극만 나올 뿐이다. 
그런데 데리다는 이와 같은 자극으로부터 유일신론의 전통으로 돌아가는 
존재신비주의를 정화시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추측이 전혀 틀린 것이 아니라면, 데리다는 물론 한때 신비주의가 
계몽으로 변하였던 그 역사적 장소로 돌아간다......"

편가르기의 원흉은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요?
포로리님이 얘기한 (1), (2), (3)에 대한 문제 전부는 이전에 이미 제가 
알고 있었던 문제라 이해하고 말 것도 없는 문제입니다.
제가 불만인 것은 이러한 하버마스의 주장에 대한 논증을 하버마스가 
이 부분에서 제대로 했냐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엔 여러 학설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비교만 했지 정작 데리다에 대한 부분은 별로 없었습니다. 

이 문제들에 대해 하버마스가 데리다에 가한 비판의 유일한 논거는 데리다가 
유대교 신비주의의 전통을 따랐다는 것 하나 밖에 안 보입니다. 
그러한 유태교 신비주의가 서구 형이상학의 전통 상에 있으면 하버마스의
주장은 타당합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언급이 없고, 도리어 유대교 
신비주의가 서구 형이상학의 전통과는 반대의 방향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다른 논거나 논증이 있었다면 포로리님이 구체적으로 지적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데리다가 주장하는 의미의 비결정성을 내세워 저하고 포로리님의 
의사 소통의 불가능성을 말하는 것은 포로리님이 데리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의미의 비결정성은 의미가 아주 모호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의미가 
하나로 절대 고정되지 않고, 지금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도 눈치 못 채는 
다른 의미의 가능성이 열려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금과 같이 저하고 포로리님하고 하는 일상적인 의사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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