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Th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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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Atreyu (직)
날 짜 (Date): 1999년 3월 25일 목요일 오전 05시 53분 39초
제 목(Title): Re: [계층구조론]단순무식과격한 뇌-학습



 별로 아는 건 없습니다만... ^^;

 제가 보기엔 '그래도' DNA의 사전설계가 큰 밑그림을 담고 있다고 보는데요.
뉴런이 자극을 받는 곳에 따라 역할이 결정된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맞겠습니다만,
그걸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지는 의심스럽습니다. 언어처리를 맡고 있는
부분이 읽기/쓰기/말하기/듣기 등등으로 세분화되어 있는 것이 과연 사전설계
없이 후천적인 요소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읽기는 시각, 쓰기는 손가락 감각 등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Broca 영역과 Wernicke 영역처럼 상당히 고도로 분화된 기능이 입력 자극만으로
이루어진다고는 믿기 어렵습니다.

 음.. 제가 도서관에서 빌린 언어학 책에서 한번 예제를 찾아보죠.

 브로카 영역은 언어를 생성하는 데 관련된 영역으로, 이곳이 손상되면 말이 뚝뚝
끊어지고, 적합한 말을 찾는데 상당히 곤란을 겪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문법적
지식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중요한 단어만 말하고 문법적으로 완결된
문장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죠.) 예컨대,
 The mouse was chased by the cat.
 The dog was chased by the cat.
 The cat was chased by the mouse.
 이런 문장 중에, 첫번째는 상식을 통해 쉽게 해석하지만, 두번째 같은 경우 문법적
해석을 못하기 때문에 뜻을 확신하지 못하게 되고, 세번째 문장은 첫번째와 같은
뜻으로 (상식을 이용해) 해석해버린다고 합니다.

 반면 베르니케(?) 영역은 실제 '의미'를 만들어내는 영역으로, 이곳이 손상된
환자는 말을 아주 유창하고 문법에 맞게 얘기하지만, 아무 내용이 없다고 합니다.
(스스로도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고.. -_-) 예제가 있는데 좀 길군요.
 E : examiner P : patient
 E : How are you today, Mrs. A?
 P : Yes.
 E : Have I ever tested you before?
 P : No. I mean I haven't.
 E : Can you tell me what your name is?
 P : No, I don't I ... right I'm right now here.
 E : What is your address?
 P : I cud if I can help these this like you know... to make it.
     We are seeing for him. That is my father.

 ------

 이 두 영역은 서로 붙어 있지도 않습니다. (Broca는 앞쪽, Wernicke는 뒷쪽.)
이런 고차원적인 기능의 분화가 '주변 자극'만으로 이루어진다고는 믿기 힘들고,
더더군다나 주변 자극으로 만들어진 기능 분화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같은 영역이
같은 역할을 맡게 된다는 것은 더더욱 믿기 힘들군요.

 촘스키 같은 학자는 '언어의 구조란 유아가 시행착오로 배우기에는 너무나
복잡하다!'고 주장하며 모든 언어에서 나타나는 공통적 특징 (universal grammar
라고 하던가..) 은 인간이 원래부터 알고 태어나고 (즉 유전 정보에 기록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그 이후 자신이 실제로 배우는 언어에다가 공통적 특징을
끼워맞춰 문법을 구성해낼 뿐이라고 주장하죠. 이걸 language acquisition device
라고 하던가? 언어학 수업 들은지 한참 되서 자신이 없네요..
 하여튼 이 장치는 유아일 때만 작동하고 그 이후에 없어져 버리기 때문에 자라서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그렇게 어렵다고.. 이건 흔한 얘기죠?

 제 생각에는 '대뇌의 어느 부분이 뭐를 맡는다.'는 것은 이미 유전적으로 밑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쪽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단지 그 밑그림이란 게 그렇게
정확한 설계도는 못됩니다. 쇼팽님이 말씀하셨듯이 기본적으로 오차란 게
존재하니까... 롯데월드 찾아가는 사람에게 '잠실역 3번출구에서 내려!' (3번은
그냥 붙여본 숫잡니다. -_-) 하면 되지 '잠실역 플랫폼 끝에서 50.7m에서 내린
다음 10m 전진해서 왼쪽으로 75도 회전한 다음...' 할 필요 있나요? 어차피 제대로
재지도 못할텐데.

 그리고 밑그림이 그렇게 엄격한 것도 아니라서 '좌뇌가 손상됐어? 그럼 우뇌에다
만들면 되지 뭐...' 하는 식으로 (이거 완전 부실공사 아냐 -_-) 적응할 수 있다고
봅니다만..

 하여튼 밑그림이 그렇게 정밀하고 완벽한 게 아니라고 해서 밑그림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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