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csu) <proxy.hitel.net> 날 짜 (Date): 1999년 1월 22일 금요일 오후 12시 31분 44초 제 목(Title): Re: 기계의 영혼성에 대하여. bootstrapping은 전산 전공하는 사람한테도 상당히 익숙한 단어네요. 컴파일러에서 많이 나오는데, 구현한 컴파일러가 스스로 자신을 컴파일하여 코드를 생성할수 있을 때 bootstrapped된다라고 얘기합니다. 과거에 small C compiler나 lcc, gcc등도 모두 bootstrapped compiler입니다. 설치과정 중에 스스로를 컴파일하는 단계도 있지만, 컴파일러로 만들어놓고 다시 한번 자신을 컴파일해보면 재미있지요 :) 요런 bootstrapping을 인간사의 미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사람도 있습니다. D. 호프스태터란 사람이지요. "Goethel, Esther, Bach"란 책을 썼는데, (pinkrose 씨, 보셨어요?) 수학에 관심있는 사람은 특히 좋아할 듯 하네요. 방금 말한 컴파일러 얘기도 이 사람책에서 한 챕터정도로 다룹니다. 관련해서, 마침 휴가중이라 집에서 N. Hartmann 책을 읽다보니까 재밌는 얘기가 나와서 좀 옮겨봅니다. "심적 생활은 그의 고유한 심적 존재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제 2의 의식, 즉 그것을 지향하는 인식적 의식에게는 부분적으로 은폐되어진다. 또는 피히테가 요약해서 말했듯이 - '나는 나 자신 에게 방해가 된다' ............ 그러나 정신은 주관적 영역으로서만 주어지지 않고, 그것은 객관적으로도, 즉 우리가 - 자연적 세계에서처럼 - 그 안에서 살아가고 적응해 가야할 전혀 다른 한 삶의 영역으로서 우리에게 나타난다" 요런 얘기를 하면서 Hartmann은 객관적 정신으로서 "언어, 인식, 법, 도덕, 종교를 통해 대규모의 내용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영역" 을 설명합니다. 제 생각에도, 인간의 정신 또는 의식에 대해서 무조건 각 개인에게 국한된 주관적 영역으로 한정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 그걸 파악하고자 하는 의식을 무조건적으로 그와 동일시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언어 철학자들이 '결국엔 모든 철학이란게 언어 문제' 라고 주장하는 것이 이러한 실체가 애매한 정신이란 분석 대상에서 회피할려는 일종의 궁여책이긴 합니다만... 저 개인적으론 사실, 영혼이나 자유의지등 개념이 애매하거나 명확한 설명이 불가능한 부분이 인간의 사고 자체에 대한 고찰에서 많긴 하지만 그걸로부터 bootstrapping이 비논리적이다라는 식의 비약은 어렵다고 봅니다. 단순한 순환 논리와는 구분이 되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전공이 철학이 아니라서 '연구'라고 할 순 없지만, 그냥 관심있어서 인식론 책 몇 개를 들여다본 결과로는 결국 철학이란게 그 근원에까지 올라가다보면 '사고 순환'적이란 생각을 곧잘 하게 됩니다...철학 자체를 부정할 게 아니라면야 'bootstrapping = 오류' 는 좀 성급한듯. ( 사고순환적이라해서 상대적이거나 회의적이 진리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고, '합의'나 '개연성 degree'를 통한 진리관에 점점 생각이 기우는것도 어쩔 수 없을 듯 하군요. ) 그리고 '인간의 사고가 대단치 않다' 라니, 전 약간 생각이 다릅니다. H. Putnam책을 보니 고양이, cat(영어), meew(태국어), gorbeth(이란어) 등의 단어들이 동의어이지만 인간의 사고에서 받아들여지는 의미로서는 , 각각의 문화나 환경, 성장 배경, 경험의 축적들 속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데요, 요점은 인간의 사고, 또는 심리 상태에 대한 computational state로 환원하고자 하는 functionalism은 예를 들어 "고양이가 매트위에 있다고 믿고 있음"이란 심리적 상태를 일의적으로 환원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극단적 환원론자였던 Putnam 자신이 스스로 의 입장을 철회하면서 비판격으로 쓴 글이었는데, 공감이 갔습니다. (pinkrose씨가 functionalism의 생각과 비슷한 것 같아 가정하고 씁니다) 블레이드 런너에서 보는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인간이 앞으로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하고 싶진 않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약간 회의적 이고, 인간의 사고를 단순한 화학 반응(?) 등으로 설명하는 것도 무리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 적어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