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Th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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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seonguk (최성욱)
날 짜 (Date): 1998년 12월 28일 월요일 오전 08시 52분 28초
제 목(Title): Re: re: 생명의 정의


혹시 쟈크 모노(Jacques Monod) 가 아닌지요? 말씀하신 책은
"우연과 필연(Chance & Necessity)"인것 같고...
 프랑스 사람이고 분자 생물학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겨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고, 사이버네틱스니 돌멩이니 하는
것 보니 대충 맞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적으신 글과는 달리 "우연과 필연"에서의 생명에 대한
정의는 보다 다양했던걸로 기억되는군요..
 모노는 생명에 대한 목적실현성(=합목적성)을 인정하여  어떤
계획이나 의도를 부여받은 후, 생물 자체의 자율적인 형태
발생과정을 통해 그 목적이 달성되는 것을 주요 특징으로 보았고,
 이같은 구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정보를 유지, 재생,
전파하기위한 replication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replication과정 중 정보의 "불변성" 보장은 그가 논의한
생명 정의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합목적성과
함께 책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요약하자면, 쟈크 모노가 얘기한 생명에 대한 정의는 크게
세가지입니다(그 자신도 세가지로 구분하여 제시하죠.)
 1. 합목적성
 2. 자율적인 형태 발생
 3. 정보의 불변적 replication

 또, "생명체와 인공생명체와 차이"에 대해서는 분명히 언급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생명체는 자율발생적으로 합목적성에
충실하고자 하지만, 인공생명체는 외부의 힘을 필요로 한다는
측면에서 "다르다"라고 했었습니다.

 에고, 혹시 말씀하신 책이 제가 읽은 것과 다른건가요? 쩝..

--
 사실 생명에 대한 규정이나 정의엔 개인적으로 별로 흥미가
 없기 때문에, 주제와는 약간 무관하지만 책 얘기나 좀더
 해보겠습니다.

 그의 책 "우연과 필연"은 이런 생명에 대한 정의 자체가 주제는
아니고, 현대 분자 생물학 연구 방법론, 연구 결과에 대한
철학적 함의를 많이 다룹니다. 특히 합목적성을 생명의 제 1원리
로 상정한 후 이를 "진화의 기본 추진력"으로 보는 생각이 인간
중심주의가 빚어낸 환상이라고 날카롭게 비판하는데, 그의 비판
대상은 단순히 종교적으로 인간 존재에게 목적을 부여할려는
시도부터 맑시즘이 변증법적 유물론을 모든 운동과 진화의
근본을 삼는 것으로 자연을 조직화하는 시도에까지 이릅니다.

 그의 얘기는 미시 세계에서의 불확정성 - 우연성은 더이상
의심할수없는 과학적 사실이며, "진화현상"의 밑바닥에는 순수하고
단순한 우연, 즉 절대적으로 자유롭지만 본질은 맹목적인
"우연"이 있을 뿐이다라는 겁니다. 그에 대한 필연성에 집착하여
법칙성을 확보하려는 모든 시도를 부정합니다.

모노 역시 자기 존재의 필연성을 결코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인류"의 정신적 성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만, 그것은 신화적
환상이나 형이상학 체계(필연성을 위한..)위에서가 아니라
앞에서 처럼 밝혀진 과학 사실에 대한 "겸허한 승인" 앞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저 개인적으론 전공도 아니고, 분자생물학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어 그의 논리를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결론은
보류한 상태입니다만, 그의 책이 많은 비판과 비난을 받았고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문득 하이젠베르크가 "Physics and Philosophy"에서 언급한
양자역학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와 비난들이 생각납니다만,
단순히 생명뿐 아니라 세계의  소위 "우연성"에 대한
사람들의 웬지 모를 "거부감"은 가능하면 open mind이고자
노력하는 과학자나 철학자들조차 어쩔수 없나 보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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