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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Convex (4ever 0~)
날 짜 (Date): 1997년10월07일(화) 01시38분55초 ROK
제 목(Title): [논리와 글쓰기] (47) 물구나무 서면..


제    목 : [논리와 글쓰기] 물구나무 서면 온세상이 거꾸로

    김광수 교수의 논리와 글쓰기(47)


   <다른 시각 갖기>


   깊이 생각하기는 정말 글쓰기에 도움될 것 같습니다. 세상이 달리 보이
  는 것 같습니다.

   세상을 달리 볼 줄 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야. 우리는 흔히 편협
  한 자기 자신의 시각으로만 세상을 보거든.

   편협한 시각이야 나쁘겠지만, 누구나 자기 자신의 시각을 벗어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바우는 `우물에 독 뿌리는 오류'를 범하고 있어. 어떤 시각을 택하든
  “그것도 자기 자신의 시각이다”라고 함으로써 원천적으로 다른 시각의
  가능성을 봉쇄하고 있거든. 새로운 시각을 택할 경우 그것이 자신의 시각
  임에는 분명하지만 `새로 택한 자신의 시각'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해. 어
  떻든 가능하면 고정된 자신의 시각을 벗어나서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
  라볼 수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일생 동안 잘못된 고정관념과 편견에
  사로잡혀 살 수 있거든.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에 학생들이 책상
  위에 올라서는 장면이 있지?

   맞아요. 공부하는 책상에, 그것도 선생님이 앞장서지요.

   책상에 올라서서 본 교실은 자신의 키에 고정되었던 일상적 시각에서부
  터 책상의 높이만큼 벗어난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겠지?

   물구나무를 서 보면 정말 세상이 거꾸로 보여요!

   그래. 그렇게 물구나무 서서 보듯 세상을 다른 각도에서 볼 줄 알아야
  사고의 폭도 넓어지고 균형잡힌 판단을 할 수 있는 거야. 자, 함께 연구
  해보자. 달래야, 이 연필 무슨 색이지?

   빨간색입니다.

   이 연필은 당연히 빨간색이지만 그걸 부정하는 시각을 생각해 봐.

   어떻게 빨간 연필이 빨갛지 않다고 할 수 있지요? 그렇게 말하는 것은
  모순이 아닙니까?

   자, 너희들 물리 시간에 배운 것을 생각해 보아라. 일반적으로 어떤 물
  체가 어떤 색을 가지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하지?

   각 물체는 태양 빛이 가지고 있는 여러 색깔들을 대부분 흡수하는데,
  흡수되지 않은 색깔이 반사되어 우리 눈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잘했다. 그럼 이 연필은 빨간색을 흡수하지 않았지?

   그렇습니다.

   그럼 이 연필은 빨간색을 가지고 있지 않아. 그런데도 이 연필이 빨갛
  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빨갛게 보이잖아요!?

   물론 이 연필은 빨갛게 보이지. 그러나 내가 물은 것은 이 연필 자체가
  무슨 색인가였어.

   “이 연필이 우리 눈에 빨갛게 보인다고 해서 이 연필 자체가 빨갛다고
  할 수는 없다”는 말씀은 알겠지만 어쩐지 궤변 같습니다.

   물론 우리는 빨갛게 보이는 연필을 빨갛다고 하고, 또 그렇게 말해야
  하지. 그러나 잘 생각해 봐. 일반적으로 “어떤 것이 나에게 이러저러하
  게 보인다. 따라서 그것은 이러저러하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인식론적인
  명제로부터 존재론적인 명제를 도출하는 오류야.

   `장님 코끼리 만지기'격이라는 말씀이시군요.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 같이 보인다고 해서 실제로 그렇다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지요.

   그래. 그런데 지금 우리가 생각해 보고 있는 것은 근세 이후의 철학사
  를 방향지웠던 `인식론'의 문제야. 물론 인식론은 존재 자체의 인식에 관
  한 탐구이니까, 그 탐구 결과는 존재론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이 연필의 색을 다른 시각에서 보는 가운데 어렵다는 철학을 하고 있었
  군요.  김광수(한신대·철학)

**
퍼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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