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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Convex (4ever 0~)
날 짜 (Date): 1997년10월07일(화) 01시35분51초 ROK
제 목(Title): [논리와 글쓰기] 행위의 구조 추리


제    목 : [논리와 글쓰기] 행위의 원인은 구조적으로 추리해야

    김광수 교수의 논리와 글쓰기 43

    행위의 구조 추리

   달래는 오늘 왜 늦었지?

   길이 막혔습니다. 네거리에서 차들이 얽혀서 움직일 줄 몰랐습니다. 흔
  히 있는 일이지만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마음이 착잡했다! 달래가 어른스러운 말을 하는구나. 그래, 무엇이 그
  렇게 착잡했지?

   가다 서다 하는 버스 안에서 늦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은 초조
  하게 앞을 보고 있었습니다. 마침 직진 신호가 열려 있어서 됐다 싶었는
  데 앞서 가던 차들이 네거리 한복판에서 멈춰 서는 것이었어요. 게다가
  제가 탄 버스를 비롯하여 차들이 모두 멈춰 서 있는 차들의 뒤에 바싹 붙
  지 않겠어요? 드디어 네거리는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차들이 빠지
  지 않은 상태에서 신호가 바뀌고, 좌우 방향의 차들이 막아 서 있는 차들
  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고, 그러다가 또 신호가 바뀌고….

   그만 하면 알았다. 그 지경이 되면 신호고 뭐고 없이 순식간에 얽힌 실
  타래처럼 되고 말지. 그런데 달래는 왜 착잡한 마음이 들었지?

   아무리 직진 신호가 열려 있다 해도 앞선 차들이 빠지지 않고 멈춰 서
  있으면, 차들은 네거리 밖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야 신호가 바뀔 경
  우 좌우 방향 차들의 진로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고 네거리가 혼란에 빠지
  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저마다 땅따
  먹기를 하는 것처럼 한치라도 앞으로 나아갈 생각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폐쇄회로에 갇힌 사람들 같았습니다.

   달래가 그런 상황을 보고 마음이 착잡했다니 대견하구나. 무엇이 잘못
  돼 어른들은 그렇게 미숙한 행동을 하지요?

   너희들이 답을 해 보아라.

   사회 풍토가 잘못되었습니다.

   기다릴 줄 몰라서 그렇습니다.

   잠깐! 생각나는 대로 말하지 말고 차근차근 분석해 보자. 우리는 지금
  어른들이 네거리를 혼란에 빠뜨리는 미숙한 행위를 가장 잘 설명한다고
  여겨지는 가설을 추리하려는 거야. 그런데 행위는 반드시 어떤 목적을 이
  루기 위한 수단으로서 나오는 것이라 했지? 따라서 어른들의 행위를 설명
  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어떤 목적을 이루고자 했으며,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을 선택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 지를 추리해야 하는 거야.

   “나는 빨리 가기 바란다”는 생각을 했겠지요.

   좋아. 누구나 빨리 가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겠지. 그런데 그 목적을 실
  현하는 수단으로서 무조건 네거리에 진입하는 것일까? 그럴 경우 결과적
  으로 빨리 갈 수도 없게 된다는 것을 사람들이 모를까?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늘 경험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을 모를
  리 없습니다. `무지설'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길이 계속 막혀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또한 길이 곧 뚫릴 가능성도 있
  지요.

   맞았어. “설마 이번에도 꽉 막힐라고!” 이렇게 생각하는 `설마주의자
  '도 있겠지. 그들의 행위는 합리적일까?

   그렇지 않습니다. 길이 곧 뚫리면 네거리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도 진
  행하면 될 일입니다. 그에 비해 길이 막힐 경우에는 전제적으로 손실이
  큽니다.

   또한 `대세설'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거야. “내가 네거리에 진입하지
  않더라도 어차피 다른 차들이 진입할 것이고, 이 경우엔 나만 손해니, 좌
  우 방향 차들에 대한 진로 방해를 개의치 말고 일단 진입하고 봐야 한다.
  ” 이렇게 생각하는 어른들도 많을 거야.

   어른들이 그 정도인가요?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네거리 상황에서 드러나는 어른들의 미숙
  한 행위가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는 것이야.

                      한신대·철학
***
퍼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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