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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eyedee (아이디)
날 짜 (Date): 1995년04월16일(일) 05시37분01초 KST
제 목(Title): 지식에 대하여 3



3 -------------------      
   진리의 정의

여기서 상대주의에 빠지거나 "진리란 없다"라는 주장을 하게 되는
혼동·착각의 원인을 "진리"라는 단어의 개념을 재 정의하면서
살펴보자.

우리는 진리 또는 객관적  지식에 관한 부정확하거나 지나치게 
제한적인 정의가 상대주의에  빠지는 한 원인이 아닌가 한다.

혹자는 진리를 형이상학(形而上學)적  입장에서 정의한다.  현상을 
초월한 초경험적·절대적  본질 또는 인간이 추구해야할 궁극적 
목적  등을 진리로 간주하는 입장인데 동양철학의 도(道)나 Plato의 Idea 
등이 그런 예라 할 수 있다.  그런 진리가 존재하는지도 의문이지만 
이런 진리(?)는 기본적으로 검증이나 논증이 불가능한 성격을 갖고
있다.  

이런 류의 형이상학적 지식은 기본적으로 객관적 지식이나 
학문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Kant나 논리적 실증주의자
들에 의해  지적된 바 있다. 이러한 형이상학적 혹은 Idea적 정의는
개념이 너무 모호할 뿐 아니라 너무 제한적이다.

진리에 대한 또 다른 정의는 진리를 보편성·절대성·필연성을 가진
지식으로만 규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객관성을 보편성·
절대성·필연성과 동일시하고 진리 또는 객관적  지식을 보편적·
영구적 사실에만 국한시킨다.   

예를 들어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라는 명제(命題)는 언제가는
태양계가 소멸될 것이므로  진리가 아니다라고 한다던가  "사람이
고층건물에서 떨어지면 죽는다"라는  명제는 운 좋게 살아난 
사람도 있으니 틀리다라고 하는  게 그런 입장을 반영한다.
어떤 사실의 한시성(限時性)이나 드문 예외를 들어서 그 사실을 진술하는
명제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런 정의에 따르면 진리나 객관적 지식을 갖는  것은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리의 개념을 이렇게 제한적으로 규정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진리·객관적 지식의 조건은 인식대상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옳은 언명(言明) 즉 true  statement를 의미하는 것이지 그 인식
대상의 상태의 보편성이나 영구성이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들어  "George Washington은 미국의 대통령이었다"라는 명제가 
있을 때 지금 미국  대통령이 Washington이 아니 다른 사람이라
해서  이 명제가 허위인 것은 아니다.  
물론 "George Washington이 (지금) 미국의 대통령이다"라고 한다면
틀린 진술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받는 현상이라  하더라도 그 제약을 명시하고
그 현상을 바르게  설명하는 명제라면 객관적 지식이나 진리라고 
간주하여야할 것이다.  예를 들어 위의 명제 중 하나를 수정해서 
"사람이 고충건물에서  떨어지면 대부분 죽는다"라고 한다면  
진리인 것이다. (엄밀성을 기하기  위해 아무런 도구 없이  안전장치가
없는 바닥으로 떨어진다라는  추가적 가정이 필요하지만 이런  가정은 
위 명제에서 묵시적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진리란 그저 인식대상·세계에 대한 참인 언명으로 규정하는 게 옳다.
진리라는 말이 주는 거창한  느낌에  이끌려 진리의  개념을  형이상학
적이나 제한적으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   Truth는 something true인
것이다.   Truth의 개념을 제한적으로 사용하면 "어떤 명제는  true
하면서도  truth가 아니다"라는 기묘한 모순을 피할 수  없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진리의 의미는 형이상학적이나 제한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정의는 최소한 우리가 객관적 지식의
실체를 논할  때는 부적합한 것이다.   
       
   인식가능성과 증명가능성

진리·객관적 지식의 존재를 부정하게  되는 잘못은 객관적 지식의 
존재 가능성과 인식  가능성·증명가능성을 혼동하는데서 오기도 한다.

객관적 지식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그에 대한 인식가능성이
없거나 제한적일 수도  있는데 이것이 객관적  지식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모른다던가 알 수 없다"라는 것과 "답이 없다"는
별개의 사실인 것이다.

인식가능성과 유사한 개념으로 증명가능성의 문제가  있다.  Goedel
이라는 수학자는 "정합성이 있는 수학적 체계가 불완전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소위 "Goedel의 불완전성 정리"가 그것인데 수학의
완전성을 믿는 사람에게는  달갑지 않은 주장이지만 요지는
"증명할 수 없는 참인  명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잘못 이해하고 (수학적) 진리를 부정하는 사람이 있는데
Goedel의  주장은 "증명할 수 없는  진리가 있다"는 것이지
"진리가 없다"라는 것이  아니다.
진리의 존재가능성과  증명불가능성을 착각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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