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eyedee (아이디) 날 짜 (Date): 1995년04월16일(일) 05시34분45초 KST 제 목(Title): 지식에 대하여 2 2 ----------------------- 지식의 불완전성 우리는 인간의 인식능력에 대한 성찰을 조금만 해보아도 지식의 문제가 독단론이나 모사설로 설명될 수 없고 객관적 지식이나 판별기준의 수립이 쉬운 과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역사를 보면 어제의 진리가 오늘은 쓰레기통에 박혀있는 있는 사례를 무수히 볼 수 있다. 천동설이 그렇고 왕을 나라의 주인으로 여겼던 봉건시대의 윤리가 그러하다. 시간을 떠나 같은 시대 같은 사회를 살펴보더라도 서로 다루고 상충(相衝)하는 수많은 이론이나 주장이 혼재(混在)해 있다. 서로 상충하는 이론이 동시에 옳을 수는 없는 것이다. 객관적 지식을 탐구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자연과학의 경우도 지식의 객관성·보편성이 항상 수반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과학자들은 빛의 直進性(직진성)을 의심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 들였지만 아인슈타인은 강한 중력에 의해 빛이 휠 수도 있음을 예측했고 이는 관측에 의해 확인되었다. Heisenberg 등에 의해 주창된 양자역학에 따르면 자연현상에서도 강한 의미의 인과관계나 필연성은 부정된다. 우리가 필연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자연법칙도 불확실성·우연성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유명한 "불확정성의 원리"는 이 이론에서 나온 것인데 이에 따르면 이 세상에 100% 확실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과학의 경우도 엄격한 의미의 필연성·객관성이 의심 받는 지경인데 실체가 모호하고 주관적 가치판단이 개입되기 쉬운 인문사회과학적 지식이나 규범적 가치의 경우 객관성은 더욱 의심 받을 수밖에 없다. 회의주의와 상대주의의 한계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가 엄밀성을 따지고 들어갈 때 특정 지식의 객관성을 확신하기 힘들어진다. 이런 의문이 진전되어 회의주의나 상대주의에 빠질 수 있다. 진리 또는 객관적 지식은 없거나 주관적 상대적 지식·진리만 가능하다는 입장이 그것이다. 회의론은 인식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보편타당한 객관적 지식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상대주의는 진리의 기준을 주관적· 상대적인 것에만 한정하는 입장을 취한다. 객관적 지식의 존재를 부정하는 점에서 양자는 유사한 주장이라 할 수도 있겠다. 우리가 흔히 듣는 "(절대적) 진리란 없다"라는 말이 바로 이런 상대주의나 회의주의에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회의주의나 상대주의에 의하면 객관적·보편적 지식은 불가능하므로 회의주의나 상대주의 역시 주관적 상대적 지식에 불과하여야한다. 이 말은 곧 객관적·보편적 지식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논리적 모순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진리란 없다"라는 말이 진리이면 "이 세상에는 진리란 없다"는 말은 틀려야하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우리는 지식의 불완전성·상대성을 인정하면서도 회의 주의나 상대주의를 전폭적으로 수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더구나 상대주의의 경우 지식의 객관성이 아예 없다는 것인지 부분적으로 만 있다는 것인지, 부분적으로 있다면 정도의 차이를 분별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뚜렷한 설명이 없는 것 역시 한계라 할 수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