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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CH ] in KIDS
글 쓴 이(By): bsjung (피노키오)
날 짜 (Date): 1996년08월17일(토) 02시08분18초 KDT
제 목(Title): 8월 15일자 중앙일보 사설


 Nownuri ───────────────────────────────────
 JANEWS                          사설/칼럼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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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제공시각 : 08/15 19:35
 제목 : <권영빈칼럼> 의경은 서럽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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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경 김완종(金完鍾·24).서울경찰청 4기동대 56중대 수경
.94년 12월 입대해 시위진압에만 근무한 베테랑 조장이다.아
직도 앳되고 창백한 얼굴이다.명문대 경영학과 2학년 재학중 입
대했다.사흘간 연세대 시위로 밤샘근무를 하다 나와 만났다.평소
에 잘 아는 사이도 아니다.지난 며칠동안 가도에 늘어서 주저앉
아 있는 시위 진압부대를 보면서 너무나 안쓰런 생각이 들었다.
그들중 누구와 대화도 나누고 싶고,한끼 점심도 사고 싶은 생각
이 들어 경찰에 부탁해 만나게 된 것 이다.
 가장 괴로운게 뭐냐고 물어보았다.삼복더위에 방석모(防石帽)쓰
고 진압복 입은채 스텝을 밟으며 날아오는 화염병을 피하는 일이
라 했다.왜 스텝을 밟는가.날아오는 돌과 화염병을 피하려면 순
발력이 있어야 한다.그래서 남보기엔 우습게 깡충거 리는 스텝을
밟는게 기본수칙이라고 했다.가장 바라는게 뭐냐고 물었다.부상당
하지 않고 무사히 제대하는 것.가장 화나는 일은 화염병에 맞아
동료가 쓰러질 때,가장 서러운 일은 아직도 자신들을 괴물처럼 
보는 일부 시민들의 눈초리라고 했다 .
 89년 5월3일 부산 동의대(東義大)사태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시위농성중이던 동의대생들과 대치중인 경찰이 
농성장 안으로 진입하자 학생들은 신나와 석유를 뿌리고 계속 진
입하면 불을 지르겠다고 경고했다.경찰이 계속 진입 하자 누군가
던진 화염병으로 삽시간에 불바다가 됐다.이 와중(渦中)에서 경
찰 6명이 불에 타 숨졌다.죽거나 다친 대학재학중 의경도 여럿
있었다.꽃다운 20대 젊은이들이 지나놓고 보면 별일도 아닌 것
을 위해 서로가 목숨건 투쟁을 했던 것이다.
 지난 몇해 뜸하던 화염병 투척이 올들어 부쩍 늘어 올 7월까
지만 해도 화염병 투척시위가 1백43회,던져진 화염병이 무려 
6만2천개로 지난해의 12배가 넘는다.더구나 요즘 남총련 소속
대학생들이 던지는 화염병은 더욱 악질적이다.보통 화염병은 신나
를 주성분으로 해 쉽게 꺼지지만 신나에 페인트나 설탕을 혼합해
놓으면 여간해 꺼지지 않는다.진압복에 불이 붙으면 끈적거려 불
길이 떨어지지 않으니 화상을 입는 경찰관 숫자가 늘어난다.


 그저께 동창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친구가 언성을 높였다.효자
동 근처에 빌딩을 갖고 있는 친구가 빌딩 근처에 진치고 있는 
의경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드나들어 건물이 지저분해지고 임대
사무실 직원들의 불평이 심하다고 푸념했다.이를 들은 한 친구가
버럭 화를 냈다.『자네 아들이 입대해 이 삼복더위에 갑옷같은 
복장을 하고 화장실이 없어 헤매는 정경을 생각해 봐라.화장실이
문제냐.수고한다고 찬 보리차나 간식이라도 주는게 자네같은 사회
지도층 인사가 할 일인데 화장실 쓴다고 불평해?』 친구의 준열
한 나무람에 장내는 숙연해졌다.
 80년대 학생시위는 독재시절에 대한 원한과 민주화 요망사항이
봇물처럼 터져나왔으니 그래도 참을 수가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솟구친다.무엇 때문에,누구를 위해
화염병을 던지는가.말인 즉 통일축전을 벌인다 했다.어째서 통일
이 한총련·남총련·범청학련등 련자돌림들만의 전유물인가.2명의 
대학생을 밀입북시켜 김일성 묘소에 헌화하고,조문하며,수백명의 
북쪽 대표들을 몰고 판문점을 거쳐 내려오면 통일은 저절로 이뤄
지는가. 북의 적화통일은 물론 반대지만 남쪽 일변도의 흡수통일
도 원치 않는다.쌍방 합의를 통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점진적 
통일을 하는게 남북 모두에 좋은 통일방식이라고 생각한다.경제협
력을 통해 북한 경제력을 북돋워 주고 수재와 가난으로 어 렵게
살아가는 북한주민에게 무엇을 어떻게 도와주는게 도리인지 문제를
제기하고 풀려는 노력을 보이는게 21세기를 책임질 대학생들의 
과제다.그런데 어째서 이들은 이 모두를 거부하고 인마살상용 화
염병을 같은 젊은이를 향해 던질 수 있고 마치 산적처럼,도시 
게릴라처럼 새벽잠을 자고 있는 경찰을 습격하고 점심을 먹고 있
는 의경을 쇠파이프로 갈겨댈 수 있는가.진입하는 경찰에 맞서 
도심 한가운데 대학에 불을 지르는 이 무도한 시위대가 통일지향
세력인가.
 의경 김완종이 가장 서러운 것은 지난 10년간 그 숱한 시행
착오를 벌이며 대치했던 대학생과 경찰이 오늘 지금도 자신은 경
찰이 되어 대학생 쇠파이프를 방패로 막아야 하는 참담한 모습이
다.적어도 분별없는 대학생들의 폭력시위가 이 땅에 서 사라지지
않는한 우리는 새 시대,새로운 삶을 살 자격이 없다는 기막힌 
좌절감에 빠져드는 여름의 한복판에 서 있다.
 (논설위원) 
    
   < 깊은정보 밝은미래 섹션신문 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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