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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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ch ] in KIDS
글 쓴 이(By): swan ( 김  윤경)
날 짜 (Date): 1994년09월30일(금) 16시15분24초 KDT
제 목(Title): 면접



어제 내가 찍어놓은 몇 회사 중 한 회사의 면접 시험이 있었다.

(* 가만..  이거 포스팅 해도 되남?

   책상앞에 "김 윤경은 지금 도서관에..." 써 붙여놓고 서울로 튀었는데...

   설마 우리 교수님께서 키즈에 들어오시지는 않으시겠지?  *)


아침 8시까지 오래서 정장을 입고 한껏 긴장하고 대기하고 있었다.

한명씩 들어가서 하는 스트레스형 개별 면접이었는데, 

앞사람들이 하나 하나씩 보고와서 말해주는 정보에 의하면...

자기소개, 학부때의 써클활동, 봉사활동, 개인과 집단이익의 상관 관계, 

정보화 사회의 미래, 이 회사를 지원한 동기, 학생의 정치 참여... 

등등의 상투적인 질문이었다. 

그래도 모르니 각 질문에 대한 대답사항들을 대충 정리하면서 내 차례를 기다렸다.


드디어, 내 차례....  90도 각도로 인사를 깍듯하게 한 후, 

다소곳한 자세로 자리에 앉았다. 


---> "자기 소개 간략하게 해 보세요."

"네, 책임감이 강하며, 성실하고.. 어쩌구..저쩌구.."  좀 쑥스러웠지만,

좋은 면만 두드러지게 강조하면서 제한된 시간에 나의 PR을 하였다.

이제 면접 임원들이 아까 커닝했던 질문들을 던질 차례...


---> "애인 있어요?"

(* 잉?  이런거는 준비 안했는데... 되게 황당하네? *)

"없습니다."

---> "아.. 괜찮아요.. 솔직히 편안한 맘으로 대답해요..  긴장하지 말고...

애인이 결혼 후 직업을 계속 가지라고 하던가요?" 

"없어서 모르겠는데요.."

(* 여전히 안 믿는 눈치다. 그냥 있다고 할 껄.... *)

---> "그럼, 남자친구는 있어요?"

(* 에라 모르겠다.. 이번에는 있다고 해보자 *)

"네.."

---> "그럼, 남자친구가 결혼 후 직업 갖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나요?"

(* 괜히 있다고 했네?  아마.. 반대 안 할꺼야..  누군지는 모르지만..에구.. *)

"뭐, 제가 저의 일을 갖는 것에 대해서 굳이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 "여자들은 입사할 때 하는 다짐과 들어와서 하는 행동들이 너무 달라서 

      우리도 우수한 여성 인력들을 뽑고 싶지만, 확인할 수 밖에 없거든..."

"저는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을 약속드릴 수 있읍니다."

---> "글쎄... 다들 들어올 때는 그러더라구..."



흑흑.. 이럴 수가~  

미리 준비했던 질문은 하나도 안 하고,

결혼만 하면 내가 곧 회사를 뛰쳐나가기라도 할 것처럼,

다짐에 다짐에 다짐을 하는 거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다짐을 받으면서도 영 믿는 눈치도 아니었구...

아직도 여성들이 취업 전선에 부딪히는 벽이 이렇게 높다니...

벽이 높다는 사실도 슬펐고,

여성들이 쉽게 그만 둔다는 사실도 슬펐고,

여성들이 지쳐서 그만 둘 수 밖에 없는 주위 환경들도 슬펐다.

정말 씁쓸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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