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daisy ( 노래그림) 날 짜 (Date): 1995년08월23일(수) 12시59분45초 KDT 제 목(Title): 이게 뭐람 그저껜 악몽을 꿨어. 아니군 어제 아침이군. 난 아직도 시험보는 꿈을 꾼다. 시험이 끝날 시간은 다 되어가는데, 난 답안지를 작성하지 못해서 쩔쩔매고 있고...... 근데 그 시험은 꿈에서 끝나는 법이 없지. 곧 끝날 듯 하면서도 깰 때까지 끝나지 않고 시달리지. 근데 어제 아침엔 그 악몽이 레퍼토리를 바꿨더구나. 이젠 필기 시험이 아니라 실기 시험이야. 피아노 실기 시험. 입학 시험처럼 중요한 시험이었는데, 내 차례가 되어서 피아노 앞에 앉은 다음 악보를 펼치고 손을 건반 위로...... 그런데 어디를 눌러야할지 모르겠는거야. 옥타브가 막 헷갈려서 여긴지 아니면 한 옥타브 위인지...... 또 그렇게 난감해하다가 깼지. 악보는 모짜르트 소나타였던거 같아. 분명 내가 아는 곡이었는데 말이야. 그래서 어제는 집에가서 간만에 피아노를 쳤어. 혹시나 내가 진짜로 건반을 잊어버린건 아닌지...... 바보같이. 근데 아니더라. 생생하더라. 피아노도 자전거, 수영 이런거처럼 한번 배우면 잊어버리진 않나봐. 이런 회사가 있었데. '펜 소사이어티'라고. 그 회사의 케치프레이즈는 '당신도 상대방의 마음을 울리는 편지를 쓸 수 있게 됩니다'였고. 입회자는 입회비와 월회비를 내고, 한 달에 네통의 편지를 펜 소사이어티 앞으로 써 보내면, 그 회사에서 고용한 '펜 마스터'라는 지도 교사가 첨삭을 하고, 소감과 지도의 편지를 써 보내는 거래. 여자 회원의 펜 마스터는 남자고, 남자 회원의 펜 마스터는 여자고. 입회자들은 편지를 유창하게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절대 아니었데, 단지 편지를 보낼 만한 곳이 없는, 그러나 자기의 얘기를 나누고 싶은 그런 사람들이었데. 이거 무라카미 하루키의 '창'이란 단편에 나오는 얘기야. 그럼 너도 내 펜 마스터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