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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Colly ()
날 짜 (Date): 1995년09월26일(화) 18시45분52초 KDT
제 목(Title): Can't live without you



  [Can't live without you]
  
      Come on baby~~~ let the good times roll~~~ 
  
      침대도 없이 바닥에 엎드려서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지만 룸메이트와 
  
  함께 하는 따뜻한 그린티와 꿀짱구가 맛있다. 새로운 집이다.
  
  이사짐을 나르면서 앞집의 아이들이 잔디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았다.
  
  원래 콘도미늄으로 지어서인지 아파트 단지 자체가 하나의 동네이다.
  
  마을같다. 집집마다 구조가 똑같아서 주소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정말 
  
  헤메겠군. 마치 맥가이버에서 어떤 여자가 우연히 잘못 들어간 집에서 
  
  살인사건을 목격하고 나서, 나중에 경찰과 함께 돌아왔을때는 그 집을 
  
  찾지 못하던 장면처럼 말이다. 
  
      한동네가 똑같은 구조와 디자인을 가지는건 동일성을 추구하기 때문
     
  일까? 때로 사람들은 남들과 자신사이에 이질감이 생기면 불안을 느낀다. 
  
  거리를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옷차림에서도 그러한 면이 나타난다. 

  유행이란 이름은 동질성 추구의 또 다른 표현 방식일 것이다. 사람들은 

  때때로 주위에서 자신과 다른 행동이나 특이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남을 만난다. 남이다. 말 그대로. 또한 그 남이 자신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망각하게되면 그는 언제나 제자리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시디를 한장 잃어버린거 같다. 스트레오를 옮기면서 안에 든 시디를 
 
  빼지 않고 그냥 들고 왔는데 시디가 엉키어버렸다. 아마도 한장은 

  스트레오의 어디 한구석에 들어가 버린거 같다. 그런데도 아무런 문제없이 

  깨끗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언제던가, 이런 말을 

  들은적이 있다. 어떤 사람이 엄지 손가락 마디만한 다이아몬드를 잃을까 

  두려워서 그것을 허벅지 안에 수술해서 집어 넣어버렸다. 그래도 그녀의 

  허벅지는 여전히 아름다왔고 또한 건강에도 별 문제가 없었다. 사고역시 

  그럴까? 잃어버린 사랑또한 그럴까? 잊은 추억또한 그럴까? 잃어버린 
 
  이상 또한 그럴까? 뒤엉키버린 가치관속에 아직 희망이 남아있는건가?

  순수함을, 사색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순수함을 잃지 않는다면 

  길이 보일가?

      금요일부터 3일간이나 이사를 했다. 오늘 아침 일찍 미국아이도 와서 
 
  일을 도왔는데, 정말 컸다. 왔다갔다 하는데 현관문의 천장에 머리가 

  부디칠까싶어 걱정이 될만큼. 땀을 비오듯이 흘리면서도 침대를 하나 그냥 

  어깨에 들고 나간다. 혼자서. 풀턴도 하나 혼자서. 핸섬하다고는 말 할 수 

  없는 남자였다. 캘리포니아의 많은 미국 애들이 그렇듯이, White men can't

  jump에 나오는 백인 남자처럼 단순해 보이는 스타일이다. 원래 단순한 

  남자들에게서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요즘은 건강한 남자에게 눈길이 

  간다. 아마도 전에 만났던 남자애가 너무나 말라서 옆으로 쓰러질까바 

  마음놓고 기대보지 못한게 마음에 남았었는지. 단단해보이는 팔, 흐르는

  땀 방울, 착해 보이는 미소......

      룸메이트가 아프다. 인어는 미국에서 나와 가장 친한 아이인데...

  바이러스 때문에 몸에 두드러기같은게 생겼다. 그애의 부모님과 사촌오빠가 
  
  일부러 내려오셨다. 엇그제도 오셨는데. 인어가 걱정이 되어서 밤에 

  주무시지도 못하고 또 내려오셨던 것이다. 인어가 엘에이 병원에 가는 

  바람에 잠시 또 혼자 집을 지켜야 한다. 

      새로운 집. 새로운 아파트. 새로운 룸메이트. 이 모든 것이 새로운 

  출발도 함께 의미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에게 있어 오래된 것은 

  무엇일까? 내게 있어 오래된 것이란 없다. 흘러간 시간들이라 하여도 

  하나하나 꺼내어 기억을 떠올리면 그것이 또한 현재인 것이다. 물론 

  과거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내게 있어 오래된 것이라면 그것은 

  시간적인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것이다. 기억 하지 못하는것. 존재 

  했다는 사실 조차 잊은 것들 말이다. 

       아직 더운 물이 나오지 않는다. 샤워를 하고 싶은데........

  내일 아침에도 더운 물이 나오지 않으면 지나네 기숙사에서 샤워를 

  하고 수업에 들어가야겠다. 그런데 인어야~!~! 빨리 돌아와. 너 없이 

  사는거 재미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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