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ejhwang (minky) 날 짜 (Date): 1995년09월21일(목) 23시58분48초 KDT 제 목(Title): 어떻게 된 건지.. 우리 집 1층은 수퍼마켓(동네 수퍼)이다 가까우니까 거기서 군것질 거리도 많이 사고 해서 주인 아줌마랑 아줌마 아들이랑 잘 알고 지낸다 그런데 며칠전에 바로 옆 건물에 새로 수퍼마켓이 생긴거다 새로 지은 건물이라서 더 깨끗하고 더 넓은 거 같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옛날 수퍼에서 물건을 사곤 했는데.. 근래에는 아줌마가 신경이 날카로와져 있는 거 같앴다 " 아줌마 왜 신라면 없어요?" " 철 수세미 말고 파란색 수세미는 없어요?" 이러면 아줌마는 " 그러면 옆집가서 사.. 옆집은 물건도 더 많고.. " 이러시는 거다 난 괜한 말을 했나보다 생각하고는 삼양라면과 철수세미를 사가지고 왔다 근데 그저께는 가봤더니 물건들이 온통 어질러져 있고 음료수 넣어두던 냉장고가 하나 안 보이는 거다 그래서 " 어.. 아줌마 냉장고 한 개 어디갔어요?" 그랬더니 " 옆집으로 옮겨 갔어.. " 이러시는 거다 음료수 넣어두는 냉장고는 음료수만드는 회사에서 준다던데.. 회사에서 돈 몇 푼 아낄려고 그 집에 있던 냉장고 한 개를 옆 집으로 옮겨 간거군.. 하고 생각하고는 나갈려는데.. 아줌마가 " 여기 문 닫거든 옆집에 가서 물건 사.." 이러는 거다 난 순간 아줌마가 너무 안 낮다는 생각과 옆집 주인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아무리 장사도 좋지만 바로 옆 건물에 같은 수퍼를 열 수가 있지.. 아무리 거기가 더 좋고 물건이 많아도 난 거기 안가.. 그런데 어제부터 정말 수퍼가 문을 닫은 거다 난 아줌마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가까운 옆집 수퍼를 두고 길 건너 멀리 관악유통까지 가서 물건을 샀다 오늘도 집을 나서면서 옆 수퍼쪽으로 한 번 코웃음을 쳐주고는 멀리 관악 유통까지 식량을 사러 갔다왔다 그런데 집에 와서 생각하니 한 가지를 잊어먹고 안 사온거다 난 도저히 그 까지 다시 갈 엄두는 못내고.. 새로 생긴 수퍼에 한 번 가보기로 결심했다 ' 흥 얼마나 장사 잘되고 깨끗한지 한 번 보자..' 이러면서 가게문을 들어선 순간.. 카운터에는 옛날 수퍼 아줌마 아들이 턱 앉아 있는 거다 난 순간 머리가 너무 혼란 스러웠다 모자간의 대결인가... 난 너무 어이 없어서 "어.. 여기서 머해요?" 그랬더니 " 가게 옮겼어요.. 제가 주인이예요" " 그럼 전에 가게는요?" " 안 해요.. " " 아줌마는요?" " 관 두셨어요" 이러는 거다 웬지 속은 거 같은 기분을 안고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