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Adrian ( 노 경태) 날 짜 (Date): 1996년02월25일(일) 23시11분29초 KST 제 목(Title): 꼬인다 꼬여... 저녁을 건너뛰었다. 왠지 허전해서 그래도 뭔가 먹어야되지 않을까 하여 간단하게 먹고 싶었다. 만두가 생각났다. 매점에서 파는 만두는 전자레인지로 뎁혀 먹어야 된다. 시간도 그럴듯하니 밑의 실험실에 있는 티비며 전자레인지 생각이 났다. 매점에 가서 만두를 사다가 실험실 전자레인지에 뎁혀 먹으면서 티비를 본다~ 라구 생각하니깐 시나리오가 잡혔다. 그래 정리하고 나가자. 그 와중에 후배 책상위에 놓인 논문이 좋아보여서 복사까지 하는 부지런함을(보지도 않을거면서 욕심은~) 보였다. 매점에 가서 만두를 사고서야 밑의 실험실에 있던 전자레인지를 위 실험실(CHIPS 건물내에 있는)에 옮겨놨다는 기억이 되살아 났다. 이런 제길헐~ 그럼 매점 옆에 있는 전자레인지에 뎁혀서 머고 가버리자. 근데 왠 줄이 이렇게 길어? 아참 여기 전자레인지는 파워도 약해서 한참 뎁혀야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위 실험실로 돌아가기로 맘먹었다. 같은 짓 자꾸 하는거 싫은데... 할 수 없지. 왔던 길 되돌아 가는 수 밖에는... 차라리 거기가 낫지. 조용하고... 만두만 달랑 들고서 실험실로 후다닥... 탕비실에 있던 것을 생각해 내고는 '그래~ 전원만 연결하면 되는 것일거야' 탕비실로 갔는데... '어랍쇼? 이게 어디갔지?' 거기엔 전자레인지가 없었다. 옆의 복사실에도 없었다. 생각을 해보니 4층 휴게실이나 아니면 방이 딸린 주방(아니다 주방이 딸린 방이구나)에 있을 것같았다. 칠흙같은 어둠을 헤치고 형광등 스위치를 찾았다. 몇개의 문을 통과한후에 보이는 탁자위의 전자레인지... '그래 저거야... 어? 전원 코드가 연결이 안되어있구나!' 전원 콘센트를 찾았다. 탁자 반대편의 싱크대 옆에 전원 콘센트가 나와 있었다. 그 외제 전자레인지는 나의 허기진 배를 비웃듯 우라지게 무거웠다. 낑낑대며 무사히 전자레인지를 콘센트옆의 싱크대 위에 올려놓은 다음, 전원선을 잡아 당겼다. 악! 이건 100볼트용 플러그 저건 220볼트용 콘센트... 100볼트 전기 난로를 220볼트 전원에 연결해서 날려먹은 생각이 이제야 난다. 궁합이 안맞으면 힘을 못쓰지... 그런데 벽을 아무리 둘러봐도 110볼트 콘센트는 보이지 않았다. 내 머리속의 열이 저 전자레인지보다는 뜨거우리... 씩씩거리면서 2층으로 내려오는데 전자레인지를 4층으로 옮겨놓은 무명씨가 얄미워졌다. 이를 어쩐다. 서측 매점으로 가서 뎁힐까나? 그도 귀찮다. 그렇다면.... * !!! * 그래 만두가 너무 차가우니 그냥 뜨뜻하게라도 하면 되지 않을까? 석수통에서 뜨거운 물이 나오지?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나는 만두 위의 비닐을 벗겨내고 뜨거운 물을 가득 부었다. 뜨거운 물에 둥둥 뜬 만두는 속이 뎁혀지기에는 역부족... 전자레인지는 속부터 데우지만 물은 만두 겉의 밀가루가 열을 차단하여 속은 만두 냉가슴일거다. 물이 미지근함을 확인한 나는 다시 물을 갈았다. '그래 나의 만두를 위해서 뜨거운 석수는 이정도 희생은 감수해야지. 안그러냐 만두야? ' 벙어리 만두는 대답이 없었다. 만두가 담긴 플라스틱은 물로 가득하니 간장을 부을 데가 없었다. 대신 나의 평소 커피 타먹는 머그잔에 간장을 쏟아부었다. 그래봤자 밑바닥을 덮지도 못하는 분량의 간장. 물속에서 하나씩 건져낸 만두를 머그잔에 집어넣어 간장으로 맛사지를 시켰다. 만두는 간장 맛사지가 최고지. 차가운 만두속은 어차피 뱃속에 들어가면 나의 피가되고 살이 되는 법... 다먹고 머그잔을 씻은 다음 속이나 차릴려고 커피를 탔다. 뭐를 몇 스푼 넣었는지도 모르게 그냥 탔더니 맛은 디럽게 없구만. 방에 들어갈려고 했던 계획은 만두거품이 되어 뱃속에서 부글거릴테지. 이렇게 푸념을 키즈에 쏟아붓고 나면 좀 괜찮아지려나? 내가 얼마나 중얼댔지? 그래도 입이 안아파서 다행이다. 입으로 중얼거렸으면 먹었던 만두 다꺼져서 또 만두생각 날지도 몰라. 그러니 키보드에게 고마와 해야지. 키보드야 나의 이고마움을 너는 아느냐? 알긴 뭘 알어?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