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Jarre (자루소바) 날 짜 (Date): 2010년 12월 27일 (월) 오후 06시 00분 51초 제 목(Title): 토요일 토요일 물이 끊겼다. 옆집과 붙은 욕실은 멀쩡한데 외벽쪽인 주방이 말썽이다. 많지 않은 세간에 설거지 거리만 쌓였다. 한 번 경험했던터라 당황스럽지는 않지만, 오늘 저녁 뭘 먹어야 할지는 고민이 된다. 전화기가 손에서 미끌어졌다. 충격을 받은 전화기 화면에 검은 점이 몇개 보이더니 점점 선으로 변했다. 화면을 2분할 하면서 검은색에서 노란색 빨간색 등등으로 바뀌기도 했는데, 며칠 지나니 멀쩡하게 돌아왔다. LCD의 놀라운 자동 복구 시스템. 오히려 겨울이 행사의 계절이 된 것 같다. 어떤 종류의 것들은 끝났고, 다른 것들은 아직 남았다. 내 행사도. 왼쪽 손목이 부자연스럽다. ------------- 2010.12.28 특별한 일이 없으면 월요일에 세탁기를 돌린다. '이런 날씨에 세탁을?' 하다가 그냥 넘기기엔 양이 많아 보였다. 발코니지만 급수는 정상이어서 표준코스로 돌리는데 행굼에서 멈춰버렸다. 메세지는 배수불량. 급수는 정상이었지만, 배수관이 얼어버린 것으로 생각된다. 세탁온도를 95도로 하고 다시 돌려보았지만 역시 행굼에서 배수불량. 문도 안 열린다. 문 잠김을 해제하는 방법은 메뉴얼에 없다. 다만 정전일 경우 5분 후에 해제된다고만 나와있었다. 플러그를 뽑고 5분후에 문을 열었는데 뜨거운 물이 넘친다. 이런 이유로 문이 잠겨있었던 것 같다. 결국 저녁은 그냥 넘겼다. --------------- 2010.12.29 저녁을 밖에서 해결하기로했다. 오랬만에 찾아간 식당은 불이 꺼져있고, 문에 종이가 붙어있었다. 연말 휴가라도 간 듯.. 집에 도착하자마자 물을 틀어보았다. 잘 나온다. 발코니의 세탁기에 채워져있던 물도 잘 빠진다. 너무 늦은 시각이라서 세탁은 내일로 미루기로 한다. 내일 다시 막힐지도 모르지만.. 설거지는 끝냈다. 물 문제도 시간이 해결한다. ---------------- 2011.01.17 계속되고는 한파로 늦은 밤에 설거지를 하게 된다. 그리고 한방울씩 떨어지게 틀어놓고 잔다. 오전 3시에 설거지를 마치고 아침에 확인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는지 다시 물이 안나온다. 주르륵 흐르게 틀어놨어야 했나보다. 행사는 그럭저럭 마쳤다. ---------------- 2011.01.18 그리고 세탁기를 돌리기 전에 맹물을 부어 배수 테스트를 한다. 안된다. 다행히 지난번과 같은 사고는 예방할 수 있었다. ---------------- 2011.01.24 토요일 세탁기 배수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밀린 걸 모두 할 수는 없었고 일부만 했는데, 그 중 수건만 12장이었다. 일요일 주방의 상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보일러 순환 펌프 소음은 점점 커진다. 어쩔 수 없이 밤에는 정지시킨다. ---------------- 2011.01.31 급기야 순환펌프는 멈췄다. 가운데 축을 건드리면 다시 돌기도 한다는 글을 따라해서 한동안 다시 돌기도 했지만 이제 완전히 멈춰버렸다. 물이 얼어버리는 방에서 지내던 옛 기억에 난방이 안되는 방은 지낼만 한데 머리 감는게 고역이다. ----------------- 2011.02.07 다시 토요일 순환펌프가 멈추니 또 다른 곳이 얼어버렸다. 그리고 다시 녹으면서 물이 샌 것 같다. 연휴 동안 그 상태로 집을 비웠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관리실의 전화를 받았다. 발코니 밖으로 커다란 고드름 같은 걸 상상했는데 아래층 집이 침수되었다고 한다. 아래층 입주민과 아파트 관리원이 집안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관리원과 아래층 입주민과 몇 번 더 통화한 후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 내 집은 멀쩡한 것 같다고 관리원이 말했다. 일요일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관리원 말대로 멀쩡했다. 다만 보일러실에 물이 떨어진 흔적이 있다. 아래층 입주민에게 전화를 하고 방문했다. 처음 본 사람이다. 하루가 지나서 그랬는지 아래층 입주민은 어제보단 침착했다. 그리곤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보일러에서 떨어진 물은 방수처리되지 않은 바닦으로 스며들어 아래층 전체를 적신 듯 보였다. 그리고 지난 가을, 유기 용매 냄새의 원인은 아래층이었던 것 같다. 이 아파트에 4년째 살면서 관리원 이외의 입주민과 처음 대화했다. 아래층 입주민은 인테리어 비용 정도만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런 건 명확하게 해야 하는데 부스럼이 무섭다. ------------------ 2011.02.10 보일러 기사는 사흘만에 왔다. 새로운 순환 펌프는 잘 작동하고 있고, 소음도 적다. 수리비를 지불하지 않았는데 은행 계좌번호를 적은 영수증을 준다. 집주인에게 전화를 했다. 수리비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래층 입주민에게 전화를 했다. 배경이 좀 소란스럽다. 보일러를 다시 작동시켰기 때문에 상황이 발생하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 책장 속의 책들을 좀 정리했다. 다시 온수로 머리를 감는다. -------------------- 2011.02.15 토요일 처음부터 보일러 뚜껑 우측 하단에는 녹이 슬어있었다. 누수는 순환펌프 이외의 곳에서도 계속 일어나고 있었는데, 다만 그 양이 적어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수리에서 순환펌프만 교체했기 때문에 다른 곳의 누수는 확인하지 못했다. 바싹 말라가던 바닥에 습기가 보여 확인했더니 파이프 연결부위에서 조금씩 샌다. 어쩔... 월요일 사실 가방 이야기는 처음부터 있었다. 비싼 가방이라는 이야기에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가방 이야기를 또 꺼낸다. 비싼 가방이면 샤넬? 에르메스? 이런 생각에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던지 그냥 어물쩍 넘어가려고 했는데 다행히 메트로 시티와 게스였다. 하긴, 나와 같은 주소 같은 크기의 집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샤넬과 에르메스는 많이 오바지. 하지만 커다란 tv, 커다란 양문형 냉장고에 좀 놀라긴 했다. 인테리어 건으로 전화했는데 안받다가 다른 번호로 걸려왔다. 번호 검색 결과: 관공서. ~담당. 홈페이지가 언제 업데이트 되었는지 모르는 관계로 나와있는 이름은 정확한지 모르겠다. 저녁에 견적서를 봉투에 담아주는데 익숙한 봉투다. ------------------- 2011.02.23 목요일 집주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당연히 보일러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전세계약 갱신에 관한 이야기였다. 늦은 시각이었는데 좀 막무가내였다. 덕분에 주택 임대차 보호법을 찾아보게 되었다. 묵시적 갱신이라는 표현이 눈에 들어온다. 금요일 집주인도 법을 찾아보았는지, 아니면 부동산 중개업소에 문의해 보았는지 목요일과는 다른 목소리다. 강압적이지 않게 만나자고 한다. 사정 이야기를 한다. 한 달 뒤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화요일 아랫집 주민은 가방값을 현금으로 요구했다. 계좌번호와 같이 찍힌 이름은 관공서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이름과 같다. ------------------------ 2011.07.09 토요일 샤워를 하는데 전화가 왔다. 가족이 아닌 벨소리다. 토요일 오전의 전화는 일반적이지 않지만 하던 일을 멈추진 않았다. 아랫집 주민이 방문했다. 보일러실을 위에서 아래로 관통하는 파이프(옥상으로 연결된 우수배수관인가?) 에서 누수가 있다며 확인하고 갔다. 가스 검침원을 누르고 가장 많이 방문한 외부인으로 등극할테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