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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10년 07월 27일 (화) 오후 11시 24분 36초
제 목(Title): Re: 흔적 지우기


헉헉

귀국하고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쪄죽을판이네요..

그동안 보고싶었던 회사사람들과 죽- 밥이나 술을 먹었어요.

이제 보고싶지 않았던 회사사람들과의 술자리가 남았습니다.





어머니의 쳐박아두기는 입신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나의 정리하기는 고작해야 3성정도..

거기다 11평짜리 임대아파트에 침대가 웬말이야..

버리고 버리고 버리는데 꼬박 1주일이 가득히 걸렸습니다.

이제 무릎을 높이 올리지 않고도 걸어다닐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환대는 예상과는 틀렸습니다.

그냥 웃는 얼굴로 악수나 한번씩 하면 1시간에 다 둘러볼수 있을줄 알았더니

앉아서 커피한잔 하고 가라고 해주시는 분이 많아서 내심 많이 놀람.

몇몇 친구들은 나의 귀국을 정말로 반가워해주는것 같아서 몹시 고마웠구요




아버지..출국전에 대판 싸우고 전화번호를 지워버리는 바람에

간다고 인사를 하지 않았고, 1년동안 연락도 하지 않았지요.

어떻게 알았는지 귀국하던날 전화를 막 개통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우연이었습니다.)

컴터가 느리다고, 투덜투덜..들어보니 바이러스 먹은거 같던데 표준피씨하나 
사드려야 할듯합니다.

광고가 생각났드랬지요.

'애비야~ 우리 잘~지내고 있다-. 아이고 이놈의 테레비가 왜 ?..야이..쾅쾅'

이런 느낌?

1년있다가 임대아파트 나가야 된다고 했더니

당장 경매나온 집 알아본다며 방방 날뛰는 바람에 

지난 1년간의 맹서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어머니는 공공근로를 하고 있었습니다.

9시~17시까지, 뙤약볕아래 등산코스를 따라 풀을 배거나, 청소를 합니다.

낡은 테레비가 체널이 다 안나온다고 작은걸로 새로 사자기에 

폭탄쎄일하는 어느 매장에 갔습니다.

20인치 사러 갔다가 결국 42인치를 샀네요.ㅎㅎㅎ

엄니도 아부지도 이제 용돈이외의 것에 대한 요구를 꺼리낌없이 하시는걸 보니 

확실히 나이가 들기는 든것 같습니다.

귀국하자마자 한약먹으라고 하는 바람에 역시 맹서를 무너뜨리고 언성을 높이고 
말았습니다.

1000원에 한가득 퍼주는 복숭아가 맛없다며 1000원 아까워하는 분이

20만원짜리 한약, 100만원짜리 테레비를 언급하니 슬그머니 승질이..

집을 고르는데도 큼지막하고, 5층이상, 전망좋고 공기좋은 곳으로 고르라고.

하지만, 어쨌든 좋은말로 잘 넘어갔습니다.

공공근로가 끝나면, 영천의 노인휴양소에서 숙식하면서 밥짓는 일을 
할거랍니다.

월급이 150이나 된다는군요.

은근히 역마살있는듯.




으- 이제 1년있으면 회사 임대아파트의 임대기간이 끝납니다.

집을 사거나 전세를 가야할 것입니다.

시골이라 돈이 부족한것은 아니지만, 이제야 이곳이 '내집'이라고 느끼기 
시작했기때문에 이미 허전한 기분입니다.

단독주택은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어 결국 아파트를 알아보는데

나는 영원히 세퍼드나 레트리버같은 강아지를 키울수 없는걸까요. ㅡ.ㅜ

고양이라도 키워야 겠습니다.




느긋하게 있다가 출근하면 될줄 알았더니

기대하고 있던 1Q84를 빌려 놓고 읽을수가 없습니다.

계속 청소하고, 인사하러 다니고, 통장정리, 집보러 다니기, 도장 파기,

어제 이불을 안덮고 자서 그런지 오늘은 호랑이 기운이 아닌 몸살기운이 
솟아나기까지.

컴터는 보조하드에 베드섹터가 나서 5만원이면 해결될껄 붙잡고 앉아서, 
OS재설치, 백업, 검사, 복구에 진을 빼고, 결국 로우포맷하고 있구여.

다른건 안쓰거나 고장나면 잘 버리는데 왜 하드는 버릴수가 없는지..

하드소리가 시끄러워서 잘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서 싸우나랑 영화관도 한번 가고, 20년동안 가보지 않았던 어릴적 살던동네도 
가고, 1Q84를 읽고, 신곡의 천국편 번역도 하고, 집 주변 스케치도 하고, 선도 
보러 가야 할텐데.

바빠도 복날엔 수박 한 덩어리를 사다 챙겨 먹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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