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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09년 05월 05일 (화) 오후 12시 54분 58초
제 목(Title): 전라도 일주


5월1일은 연휴였지.

그보다 한달 앞서 친구 하나는 연휴에 전라도 일주를 갈거라고 들떠있었지.

연인도 아닌거시, 동생도 아닌거시 

같은 사무실에 아는 사람이 단 둘이 가기에 뻘쭘했는지 

어찌나 같이 가자고 조르는지 무안해서 길을 나섰다.

참 다행스럽게도 4명이 성이 다 다르다. J(나),C,L,K

차는 내 차를 번갈아 몰고, 계획은 L이 짰다. 


길이..막힌다.

메이데이. 황금연휴에 날시도 좋다고 전부 놀러나와 남도로 가나보다.

나도 그속에서 꾸벅꾸벅 졸며 운전을 했다.


여수에서는 거북선 축제를 하고 있었다.

범선을 첨 봤는데 참 아름다운 물체라고 생각했다. 거기다가 유용하기까지.

오동도에는 걸어가도 되는데 괜히 유람선을 함 타봤다.

작은섬 한바퀴 슥 돌아보는데 절경도 없이 그저 좋았다.


순천에서는 순천만에 갔더니 갈대밭이 있었다.

갈대가 빼곡한 늪지 사이로 나무로 길을 내어 놓았다.

한가로이 거닐기에 좋았다.


첫날숙소는 L의 외할머니가 살다가 비워놓았다는 집이었다.

하지만 열쇠가 녹이 슬어 열리지 않았다. 

괜히 주차하다가 바위에 부딪혀 범퍼에 기스가 났다.

잘곳이 없으니 어쩔수 없다. 

돌아가면 아까우니 내일 이동할곳으로 미리 이동하기로 했다.


낙안읍성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날이 저물어 저녁을 먹었다.

하지만 민박,모텔,여관 심지어 찜질방에도 잘곳이 없었다. 

지겹게도 몰려들 왔구나. 

그렇다면 벌교까지 가볼까? 벌교에도 방이 없다. 

결국 순천으로 돌아왔을때는 12시가 넘었다. 


둘째날 낙안읍성은..포항에 있는 장기산성보다 못한것 같다. 

민속촌이라고 있는게 그다지 감흥이 없다. 

그냥 편한 친구들과 천천히 거니는게 좋았다. 

사삼주를 한병 먹었는데 저녁까지 계속 머리가 아팠다.

카드 계산이 안되서 현금을 가질러 차에 가야 했다.

주인 할아버지 택트 뒤에 타고 민속마을을 가득 매운 사람들 사이를 뚫고 
달리는 기분이 재미있었다. 

술까지 얼큰하니. 하하


보성 차밭에 도착했을때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대충 맞고 다녀도 될만한게 더운거 보다는 낳을수도 있었다. 

차밭..은 차밭일뿐.

이걸 머 어쩌란 거냐.

그저 생물이 반복적인 모양을 이루는 것이 보기 좋을 뿐.


저녁은 광주의 무등산 자락에서 닭코스요리를 먹었다.

맛있었다. 

딴 테이블에서는 한 대학교수 랩에서 회식을 온듯했다. 

그 테이블에는 광년이가(미안하다 광년아) 있어서 교수들이 그냥 숨이 
넘어간다. 

'베어리가 구시여~' 이러고 율동을 섞어가며 노바디를 불렀다. 

분위가 정말 잘 띄운다 했지만 계속 그러니까 광년이 같아보였다.


두번째날 숙소는 11평짜리 산중 모텔..

이게 웃기는게 8시반정도 되야 빈 방이 생길것 같단다. 

이게 먼소리래?

작은 동산에다가 다닥다닥 11평짜리 모텔방 30개를 지어 놨다.-_-;

그 30개의 방에 손님들이 전부 들어차 있다가 8시 넘으면 빠진단다.

낮에 모텔에 박혀 있다가 8시면 나가는 사람들은..어디로 가는걸까..

부끄러운 억측은 접어두고 방에 들어가보니 과연..

완전한 비밀보장, 둘만의 아늑한 공간, av는 셀프. 대형 벽면거울시스템까지.

진로포도주 한병 까마시고 곤히 잠들었다.


마지막날은 담양.

얼른 일어나 담양리조트의 싸우나를 갔다. 

노천탕이 있었다.

퍼런 하늘아래 곧휴 드러내 놓고 누워 꾸벅거리고 조는 기분이 아주 걍 좋았다.


대나무의 도시 담양에 대나무 테마파크가 있어서 들어가봤다.

청연, 연리지같은 영화를 찍었다는데..대나무가 많은 곳이었다..

그냥 대나무가 많았다. 하하

대나무 사이로 오솔길 걷는거도 기분이 상쾌한게 좋았다.


점심에는 대통밥을 먹었다.

아무것도 아닌 소고기 떡갈비가 꼭 따라 나와 졸라 비싸다.

그저 굵은 대나무에 밥을 담은 것일 뿐이었다.


마침 대나무 축제를 한다고 했다. 

대나무로 만든 공예품이 있으면 사려고 했더니 그런거 없었다.

날은 개어서 햇빛이 따가워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축제라고 밀양 아랑제와 무어 틀릴거냐.

나붙은 플랙카드와 장사치들의 무리, 사람들.

사람들 사이에 우산을 들고 선 우리.

대통술 하나씩 사들고 포항으로 귀환 하였다.


오는길에 메타세쾨이어 가로수길이 그렇게 예쁘다기에 멈춰섰다.

그 길 걸어보겠다고 차들이 줄을 서고 기다린다. 

메타세콰이어의 그 단순한 모양이 내게는 참 지겹다. 

하지만 자연이 만드는 소실점은 언제나 아름다워서 잠시 정신줄을 놓는다.


따지고 보니 3일동안 먹기는 잘 먹었다. 

마지막인데 뽕을 뽑아볼까?

포항시내에 서산돌인가 하는 게장을 잘하는 집이 있단다. 

5만원짜리 서산돌상 한 상이면 4-5명이 배터지게 먹는다.

게장, 갈비찜, 회무침, 간장게장이 아주 맛있었다.


시간도 적절히 저녁 8시에는 각자의 집으로 흩어졌다.

정산은 나의 몫이다. 

총 69.9만원을 썼다.

그중 48.5%는 먹는데 날라갔다.

후회랄것은 없이 같이 가자고 해준 동생들이 참 고마웠다.

아마 학교에서 만났다면..ㅎㅎ

회사에서 유부와 커플을 제외하고 나면 사실상 성비가 거의 맞는 -_-;

희얀한 상황인거다. 

나는 처음으로 이 회사에 입사한걸 다행이라고 느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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