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ejhwang (minky) 날 짜 (Date): 1996년02월20일(화) 21시42분10초 KST 제 목(Title): ... 난 가끔 지나치게 감상적이 될때가 있다 밤, 가로수길, 혼자서, 걸을때, 이런 것들은 가끔 나를 미치도록 서글프게 만든다 동화책이 읽고 싶었다 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 손에 짚이는 책은 무엇이든 간에 들고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엄마가 밥먹으라고 부르기 전까지 무작정 읽었던 그 때처럼 정확히 두 장을 넘기면 다음 그림이 나오던 책들..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 그렇게도 좋아했던 그래서 읽고 또 읽고 표지가 닳도록 읽었던 동화책들은 이제 집에 없다 내가 더 이상 동화책을 볼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하셨던 엄마는 그 책들을 사촌 동생들에게 물려줄 것을 권했고 이제는 소위 고전이라고 말하는 '소설'에 빠져있었던 나는 아무 망설임없이 고개를 끄덕였었다 동화책이 있던 자리에는 다시 새로운 '한국 단편 소설'이런 전집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난 그저 열심히 읽어 댔었다 내가 엄마가 되면 내 아이들이 읽었던 책들은 그냥 그대로 두어야겠다 내가 옛날에 읽었던 동화가운데 자작나무에 걸린 별에 관한 얘기가 있었다 늦은밤 공부를 마치고 교문까지 걸어나올때 내 병은 또 도진다 밤.. 도로를 따라 늘어선 가로수.. 별.. 후생관에서나오는 작은 길 맞은편에 서 있는 잘생긴 나무를 보는게 내 즐거움이다 자작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꼭 그렇게 생겼을 거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같이 가던 친구에게 주저리 주저리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 얘기 요정얘기 내가 젤 좋아하는 자작나무와 별 얘기 이런걸 혼자서 마구 떠들어댔었다 얘기가 끝나고 나서 조금 곤혹스러워하는 친구의 얼굴을 보고 에구... 이런 얘기는 다시는 다른 사람한테 안해야지.. 하고 결심했었다 난 아직 동화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요정,도깨비,마술,이런것들을 믿는다 언제 어디서 그런 일들이 나한테 닥치더라도 절대로 놀라지 않도록 항상 준비를 하고있다.. 하하 내가 웬디처럼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말이다 에구구... 이제 그만 해야지 집에 갔다오고 나면 항상 이렇단 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