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Diary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08년 10월 29일 (수) 오후 11시 06분 50초
제 목(Title): 휴가를 가다. 


입사한지 6년째다. 

매년 휴가철이되면 '저는 가을휴가 가려구여..' 하고 휴가를 한번도 안갔다.

작년에 2박3일로 안동에 가긴했지만...ㅎ

이번에는 제대로 앞뒤 주말을 포함 장장 9일의 휴가를 낸거다.

이게 다 나를 달달 볶아서 생산성을 극대화해서 담당자가 한가해지게 한 임원의 
은혜다. 



첫째날. 토요일

어디로 가겠다는 계획이 없는 휴가를 앞둔 금요일 저녁에

느닷없이 소개팅이 들어왔다. 

여자쪽에서 개의치 않는다니까 내일이라도 걍 편하게 만나보라며.

토요일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아놓고..휴가 하루 이렇게 가느니..하고 있다가 

바람을 맞았다. 

그 사람이 딴데 가야할 일이 생겼다고. 

그럼 일요일에 보져머.

앗! 휴가간다는 메일을 안보내고 왔구나. 

저녁에는 회사에 가서 메일을 보내고 왔다. 

그리고. 우리사주 청약기한이 오늘이 마지막인게 생각이나서

회사에 또 가서 청약을 하고 왔다...




둘째날. 일요일

저녁에 보자네.

그럼 내 휴가 둘째날도 이렇게 가는거군.

중학교 선생이라하고, 급하게 만나자고 하고, 태우러 간다는데 지가 운전해서 
온다고 하는것이 웬지 꿀리는게 있나보다. 

못났나 부지..했더니 성공적인 쌍거풀 개조이외에 나무랄대 없이 맘에 드는 
사람이 나온거다. 

차갑지도, 푼수스럽지도, 된장스럽지도 않게 덤덤한게 성격도 좋다. 

커다란 SUV를 타고와서는 운전도 나보다 훨씬잘한다.

아..이 사람에게는 애프터를 해야되는구나. 제기랄. ㅎㅎ

저녁을 샀으니 맥주 한잔 더 하자고 하려고 눈치보는데 얘가 눈치를 챈건지 
집에 제사가 있어서 들어가야겠단다. (그렇다. 나였다. ㅎㅎ)

그래. 알었다. 친척들이 다 기다린다는데.

해어질땐 말을 차분하면서도 재미있게 잘 한다는데 꽤나 당혹스러웠다. 

그게 말이야 스위스에 있는 누나며, 내 운전면허증 딴 이야기는 말이야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각색도 잘되서 유창하고 재미있게 해줄수가 있는거야.

다음에 만나면 아마 오늘과는 다를지도 몰라. 


지리산에 자운선가라는 명상센터가 있단다. 갔다온 사람이 정말 좋았다고, 
변해야 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4박5일에 100만원의 비용이 절대 후회스럽지 
않을거라고 했다. 

기간은 수목금토일 5일. 휴가 마지막날에 딱 마치네. 

그래..이 사람도 놓쳐버리지 않으려면 거기라도 갔다와야겠다.



셋째날. 월요일

어머니는 8년을 부어온 내 종신보험을 해약하러 가자고 했다. 

원금보장이 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단다. 

1000만원 넣어서 6백80만원을 찾았다. 

어머니 그렇게 미안해 하지 마세요.

내 펀드 날라간거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주가 1200선이 무너진 기념으로 코덱스200을 50만원어치 또 샀어요.

저녁에는 K를 포함해 회사 친구들을 만나 소개팅한 이야기며 지리산으로 
갈거라는 이야기로 훈훈했다.




넷째날 화요일.

휴간데...어디라도 가야되지 않나?

제기랄.

휴가는 괜히 써가지고 이런 고민을 해야 하다니.

땅끝마을이나 가볼까?

아무것도 없다는데.

그래. 다케모토가 되보자. 안 가는거보다는 낳을꺼야.

들렀다가 내일 지리산으로 가면 되.

주섬주섬 싸들고 집을 나서니 11시.

중간에 휴게소에서 혼자 밥먹기 싫으니까, 햄버거 하나 사들고

나서고 나니 가벼워지는 마음. 가벼워지는 발걸음.

가벼워진 발로 악셀레타 밟아 재끼는거다. 

가다보니 이게 시간이 도착하면 저녁 6시는 되겠다. 

요세는 6시면 이미 어두워지는데.

서둘러 가봐도 이미 어두워서 도착하게 생겼고, 거기는 아무것도 없다는데 

날 밝을때 머 하나라도 보고 가자고 해인사에 들렀다. 

경치 좋네. 

계곡물에 발 담그고 들고간 햄버거 씹어 먹으니 명상 안해도 이미 해탈한거 
같다. 

그저 크기만한 절에 대장경이 나무창살에 갖혀있다. 

플래쉬에 나무 썩는다고 사진도 찍지 말라는데 

자세히 보니 장경 한 본마다 네임팬으로 번호를 다 써놨다. ㅋㅋㅋㅋ

꼭 그래야만 했니.



가던길을 더 밟아 가다보니 전라도로 난 고속도로는 자그마치 2차선이다!

트럭한대 지나가면 그냥 귀성행렬이 되버리는거다. 

8시반에나 도착한 땅끝마을에서..

나안~

혼자 어두운 바다보면서 맥주 마셨고,

소세지 뜯어 먹었고,

모텔방에서 팔굽혀 펴기 했고.ㅋㅋ

그래도 견적을 내 보니 내일 아침에는 허준 촬영지와 전망대에는 들렀다가 
지리산으로 가면 되겠다. 



왜 이렇게 길지? 나머지는 내일.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