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GaYa ( -야-) 날 짜 (Date): 1996년01월21일(일) 02시00분58초 KST 제 목(Title): 다음은 없다. 오늘은 마이크로 웨이브 과목 숙제했다. 전자과 과목이라 모르는 거 투성이라 이 책 저 책 볼게 많았다. 그러다 대학 때 배운 수리 물리 교과서 까지 들추게 되었는데 이론 물리에서 아주 중요한 개념인 '그룹'에 대해서 내가 아무것도 모름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째 이런 일이? 곰곰히 생각해보니 교수님이 "이건 중요한 거니까 나중에 따로 시간을 내서 특별히 배워 주겠다" 고 해놓곤 그냥 종강해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보니까 고등학교때 세계사 시간도 생각난다. 몇 장 안되는 일본 편이 나왔을 때 "일본은 중요한 나라니까 진도상 건너띠고 나중에 좀 더 자세하게 배운다." 그리고 나선 결국은 일본에 대해선 하나도 배우지 못했었다. 중요한 것들은 다 빼고 지나간 시간, 그러고 보니깐 문득 미루고 있으면서 마음에만 담아 두고 있는 일들이 여러개가 생각난다. closed diary 가 아니니까 마음에 담아 두고 있는 일들을 말할 수는 없는 거지만, 하여튼, 난 언제 할려고 그 일들을 미뤄 왔던 것일까? 시간 약속은 없이 그저 내일에 던져논 뒤엉킨 사물들... 그렇군! 나의 미래란 쓰레기통 속보다 좁은 다락방 정도 였나 보다. 오늘, 오늘은 비록 24시간의 시계속 같은 작업실이지만 다락방에 쌓아둔 그 먼지 덩어리들을 책상 위에 다 털어 본다. 텅빈 책상 보다는 파묻히기에 좋은 작업실이 된 것 같다. 텅빈 다락방! 그치만 아무리 털어도 나오지 않는 얼어 붙은 장미잎 하나! 모모가 연 회색 군단의 금고에서 뿌려지던 그것! 오늘, 오늘부터 내일은 금고다. 오늘이 짧으면 시간을 빌려줄 보물 창고! 하지만, 나는 안다 장미잎 하나만이 내 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비싼 값으로 외상으로 달아 놓는다는 것을... 어김없이 새해가 되면 "한 살"이라는 청구서가 날아오겠지.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장미잎을 쌓아 놓고 있기에 그렇게 자주 내일을 사용하는 걸까? 1월이 지나면 잊혀지는 청구서, 세어 보니 스무장 넘은지가 까마득하다. 그만 쉬고 다시 숙제 시작해야지, 책상 좀 치워놓고 '그래도, 아직 한장은 공짜잖아! 낄낄, 산다는 건 재밌는 거야, 정말이지!' '왜냐구? 오늘은 공짜거든...' ******************************************************************** 사랑은 물같고 공기 같은 것, 사랑의 무게가 느껴진다면 이미 금이 간 사랑이다. -오달자의 봄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