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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chagal (반지낀기사)
날 짜 (Date): 1995년12월12일(화) 01시04분19초 KST
제 목(Title): [좋은 사람과 살아가는 생각]


 오늘은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형을 만났다.  늘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직 
어리기만 한 나에 대한 형의 따스한 배려에 감사함을 느꼈다.  항상 보채는 
아이같은 내가 부끄럽기만 하다. 
  형이랑 사는 이야기를 했다.  내 사는 일이 어떠하다고 이야기 했을때 푸근한 
미소를 힘든 가슴에 얹져주며 어루만져는 소리가 느껴졌다.  참 좋기만 하다. 
그리고 형 이야기를 가만이 들었다. 형이 느끼고 형이 참아내야만 하는 그리고 
형이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 관해, 어줍잖은 미소를 간간히 보이며 들었다. 내가 
느끼지 못하고 간과해 온 것이 얼마나 많은지, 연장자로서 가지는 삶의 부담이라는 
것이 가슴 구석으로 파고든다.  나는 또 얼마나 참을 성이 없는 아이인가 하면서.

여지껏 살아오면서 좋은 사람들을 알아왔었지만, 사념에 잠겨서 숨쉬어 온 까닭에 
그냥 무작정 잊고 살아왔던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가.  
알게 모르게 그 고마운 분들에게 저지른 실수들이나 사려깊지 못한 내 모습이 
안타까움같은 것으로 저려 온다. 
내 이기적인 생각들이 씁쓸하기만 하다. 

어떻게 보면 난 사람을 참 가린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내 짐 따위를 얹져 
놓을려고만 하다.  때론 그 좋은 사람들의 가슴을 미리 읽어 내고 그분들의 짐도 
들어주어야 할텐데. 아직 한참을 더 살아야 할 것 같다. 


부모님 생각이 난다.  신병교육을 받을때, 어버이 노래를 부르다가 엉엉 울었던 
기억. 신병교육이 끝난 후, 찾아오신 부모님을 보고 또 그렇게 울었던 기억. 얼마나 
넓은 가슴이였는지.  
  
  대학 교육이라는 걸 받으면서 그 좋으신 분들에게 아직 여물지도 못한 생각들을 
내뱉아 가슴 아프게 한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래, 참 돌아보면 내 하찮은 생각들로 그 좋으신 분들을 아프게 한 일이 너무 
많다. 한 번 부모님이나 그 분들에게 더운정 한 번 보여주지 못하고.

언제 그 분들에게 제대로 돌려줄 수 있으려나.
아직 철들지 못한 내가 그렇게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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