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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nicole)
날 짜 (Date): 1995년10월28일(토) 15시51분01초 KST
제 목(Title): 



 해방 50 년 역사미술전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직접 가서 보기전까지 난..해방이후의 우리나라 화단의 대표적 작가들,

그들의 작품을 통해 지금까지의 우리 미술계의 흐름을 조명해보는 전시회인줄

알았다. 근데 막상가보니 내 예상은 빗나갔다. 

해방이후 일제의 앞잡이 잔당들이 요직을 차지하게 만든 무능했던 이승만 정권,

독재타도를 위해 혁명을 일으키고 정권의 정당성을 보장받고 근대화라는 허울좋은

명목으로 미국과 손을잡아 일본에서 미국으로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든 박정희정권,

묵묵부답 최규하, 10.26사태와 광주항쟁의 음모자,삼청교육대의 주연스타로 엄청난

개런티를 챙긴 전두환정권, 88올림픽,보통사람들로 떠올랐다 비자금설로 입지가

불안해진 노태우, 문민정부,세계화의 주역 스타 김영삼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정치

사회,문화에 걸쳐 아픈 구석을 여러 미술 장르를 통해 밝혀본 전시회였던 것이다.

우리가 해방이후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 자각하고 반성하여 이제 더이상

고난과 시련의 역사가 아닌 희망찬 내일을 바라는 맘에서 이루어진 전시회라 

생각되었다. 우리의 자화상이고 우리의 일그러진 얼굴을 본 느낌이었다.

전시회를 둘러보면서 기억에 남는 몇가지가 있다.

정신대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이 있었다.

생각하기조차 싫고 말하기도 너무 힘든 치욕의 젊은 시절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참 용감한 할머니들이다.  이 나라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일본군의 성적

욕구의 배설대상이 되어야했던 할머니들.. 일부러 목욕을 하라고 하면서 이를

지켜보는 일본군을 그린 그림. 돈 버는 일인줄 알고 애궂게 친구까지 설둑해

같이 배에 올라 탄 그림. 밖에 줄지어 자기 차레를 기다리던 일본군들..

이 할머니들은 특정인의 할머니가 아닌 우리들의 할머니다. 우리할머니가

그런일 안당함을 다행스럽게 여겨야 할게 아니다.. 정신대할머니들의 보상문제도

그 할머니들만의 그분들 후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나서야,,정부차원에서 나서야함이 마땅한데 신경도 안쓰니... 

우리나라 나쁜나라..

한 전시장 가운데 있던 모형 독방 감옥.. 갖가지 보안법으로 잡아가둔 사람들.

한 때 이념을 달리했다고, 이들의 사고가 정해진 사고영역밖이 었다고 가둔 사람들..

38년째 독방에 갇혀있는 일흔을 넘긴 할아버지가 최장기수다. 왜 이들은

온갖 특별사면 대상이 안되었던 걸까..그동안에..

지금은 이 세상의 햇빛을 보고있는 한 할아버지의 말이다.

겨울이 되면..따뜻한 방안에 누워있다는게 넘 죄송스럽단다. 겨울이라 습기 올라오고

모두들 신경통에 시달린다고 하신다. 변변한 누비옷조차 지급이 안되는지..

누웠을때 남는 위아래 옆의  좁은 공간에서 할아버지들은 어캐 견디시는걸까..

인간의 목숨이 이리도 질긴가..

모형감옥에 들어가보니까.. 정말 숨이 막힌다. 난 잠시 들어가 있는건데도..

아마 난 미쳐버렸을꺼같다..인간은얼마만큼의 열악한 상황에서 얼마까지 견딜수있는

지 그 안에 들어가있음.. 정말 화가 치밀어 오른다.. 도대체..왜 아무도 손을 
안쓰는걸까..

우리나라 나쁜나라..

박정희의 역작,월남파병,군사적,경제지원약속은 뒤로하고 우리도 이제살만큼 되어 

남들을 도와줄수있다는 걸 보여주고 외화도 벌자는 연극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과

그의 후손들이.. 밀림제초제의 무서운 휴우증으로 어둠속에서 살고 있다.

3세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엄청난 마력.. 변변한 정부지원도 받지 못하고 도와주는

단체도 없는듯하다. 전쟁당사자 미국에게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는다.

히로시마 원폭피해자들도 마찬가지다. 평생 병원에서 살아야하고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사람들인데.. 우리도 감싸주지 못하고 일본에게 정당한 요구도 하지 않

는다.. 적어도일본은 자기네 이익을 위해 남의 나라민족을 괴롭히긴 해도 스스로는

돌바준다. 피해자들을 방치해두지 않는다.. 근데 우린..남의 나라에 알아서 기고

웬만하면 잘해주지만 우리끼린 나몰라라다.. 상황탓을 하고 시기탓을 한다.

다음으로 미룬다. 혼자 잘도 살아간다. 우리나라 어쩔수 없는 나라..

이 전시회는 내가몰랐던걸 많이 알게 해주었고 우리에 대한 실망을 가중시켜

주었다. 어쩜 내 모습인지도 모르지..

서글픈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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