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raiden (젊은남자) 날 짜 (Date): 1995년10월11일(수) 21시32분56초 KST 제 목(Title): 오늘...그녀를...보았다.... 작년 가을.... 후생관에 후배와 점심을 먹으러 갔던 나는... 한 남자와 같이 얘기를 하고있는 한여자를 보았다....... 그 처음 순간에 나의 심장은 급격한 아드레 날린의 증가에 힘입어...박동수 증가를 가속시키고 있었고.... 나의 수정체를 고정시키는 모양근은 한 피사체에 촛점을 유지시키기 위해 경련마저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한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할 줄은 나도 몰랐다.....\ 빼어나게 아름답지는 않은 데도 불구하고 눈을 뗄 수없게 만드는 그녀..... 그렇다..그녀는 매력이 있었다...... 그 때 그녀에 관해 얻을 수 있었던 단서는 오직하나.... 그녀가 들고 있던 복식의 변천사라는 책...... 그래...그녀는 아마 의류학과이리라..... 그리고 어느 늦은 가을날.... 셔틀버스에 탄 채로...그녀를 보게되었다... 물론 그녀도 나도 셔틀 버스에 � 타 있었고... 그녀가 내리자 마자 난 친구와 딴전을 피우는 척하며...그녀의 궤적을 좇았다...... 그녀는 신도림행 지하철에 몸을 실었고...나 역시.... 그러나 같은 칸에 타지는 않았다.... 이후 난 아르바이트를 하기위해 합정으로 향했을 뿐이다... 그리고 여기까지가 나의 용기의 전부였다..... 이번의 chase에서 얻은 소득은 그녀가 들고 있던 팜플렛 뭉치의 제목..... 역시...의상에 관한 것들 이었다....... 두번의 노출후....그녀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몇 달이 그렇게 흘러갔으나... 그녀의 모습만은 너무도 생생히 내 기억의 한 모퉁이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몇일 전 의류학과의 전시회 포스터를 보았다..... 몇 바이트의 문자정보가 내 머리속에 입력된 뒤 이는 교묘하게 특정기억과의 연상결합을 시도 했고....그로부터 파생한 다중 복합성의 화학 물질은 내 기억속에서 어떤 이미지를 환기시킬 것을 요구해왔다..... 난 그 이미지의 투사체를 발견해야만 했으며.... 오늘 문화관에서 열린 의류학과의 전시회(패션쇼)장에서 그 이미지와 99.9%의 일치점을 보이는 대상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그.녀.를.보.고.야.만.것.이.다............ 나의 가슴은 자꾸 방망이질하고 있다... 예상치 않은 한숨만이 나의 입술을 부르짖고 나온다.... 말로 할 수가 없었다..... 거기 그녀가 있는 것 만으로 어떤 조명도 필요하지 않았다..... 차가움...우아함.... 그리고 돌아서며...그녀가 잠시 흘려 보낸 ㅇ.5초간의 미소..... 그것의 만분의 일조차 나의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나는 극한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문득 느껴지는 단절감..... 그녀에게 나는 백지일 뿐..... . 그녀는 뒷풀이를 위해 녹두의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겠지... 그녀의 의식에 존재하지 않는.... 나는.... 실존을.... 그녀의 인식밖에 있다면 스스로의 존재를 거부하려하는 그러한 실존을... 그러한 실존을 이 조그마한 버튼 조각을 통해 증명하고 있을 따름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