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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5년06월15일(목) 03시44분43초 KDT
제 목(Title): 오페라 '팔리아치' (2) 



막이 오르기 전에 우선 서곡이 연주됩니다. 활기찬 3관 편성 오케스트라입니다.

그렇지만 씩씩한 행진곡 중간에 잠시 비극적인 선율이 끼어듭니다. 뭘까, 많이

들어 본 멜로디...

그렇습니다.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카니오의 노래 '의상을 입어라'입니다.

혹자는 이태리어 실력을 과시한답시고 'Vesti la giubba'를 '옷을 입어라'라고 

해석하는데 이 노래를 부를 때 절대로 카니오는 알몸이 아닙니다. 무대 의상 

얘기에요. 


보통이라면 서곡이 끝나고 막이 서서히 오르겠지만 여기서는 서곡 중간에 난데없이

꼽추 토니오가 막을 비집고 나옵니다. 프롤로그인 셈이죠.

"안녕, 신사 숙녀 여러분? 이 극의 줄거리를 설명드리지요..."

소규모 연극에서 흔히 있는 '메김말'이죠. 

"이 극은 옛날 얘기가 아닙니다. 이 연극은 진실이지요. 무대 위에서 울고 웃는 건 

거짓말, 하지만 인생이란 것부터가 가면극 아니겠습니까요?"

이런 식으로 한참 줏어섬기는 사이에 서곡은 끝나고 막이 오릅니다.


1막은 칼라브리아 지방의 시골 마을에서 시작됩니다. 큰북과 트럼펫의 유쾌한 

서주. 오늘은 축제일이거든요.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1막을 열어줍니다. "왔다, 

팔리아치가 돌아왔어!" 비제의 '카르멘' 1막을 연상시키는 귀여운 소년 합창단이죠.

곧 어른들도 합세합니다. 카니오의 유랑 극단은 인기가 좋은가보죠?

온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이 부르는 신나는 노래 'Viva Pagliaccio(팔리아치오 

만세)'가 끝나면 마차에서 손을 흔들며 카니오가 내립니다. 

"하하... 여러분, 오늘 저녁에 뵙지요."

뒤이어 카니오의 아내 네다가 마차에서 내리려 하자 꼽추 토니오가 네다를 부축해

주려고 나서다 카니오에게 뺨을 맞습니다. 밑바닥 인생에도 계급은 있다? 뭐 이런 

얘긴가요? 카니오는 네다를 안아 내려 주고 토니오는 얼얼한 뺨을 어루만집니다. 

마을 사람들의 웃음... 사람들에겐 희극배우가 뺨을 맞고 분해서 어쩔줄 모르는 

모습마저 재미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때 토니오의 가슴 속에 살기가 감돌았다

해도 이상하지 않겠지요?


분위기가 밝게 바뀝니다. 오보에 멜로디를 신호로 사람들은 교회를 향합니다. 

유명한 '종의 합창'입니다. staire가 오페라 합창 중에 제일 좋아하는 합창을 

둘만 든다면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1장의 'Regina coeli - Inneggiamo'와

바로 이 '종의 합창'이죠. 우연인지 둘다 교회로 가는 마을 사람들의 노래입니다.


혼자 남겨진 네다. 카니오의 쏘아보는 시선이 마음에 걸립니다. 아무래도 이 마을에

애인을 숨겨둔 걸 남편이 눈치챈 모양이죠? 그래도 바람 피우는 건 참 즐거운 

일인 모양입니다. "저 새들은 즐겁게 노래하며 어디로 가는 걸까..." 

구름을 헤치고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들이 마냥 부러운 네다의 노래는 불륜의

사랑을 무슨 노예 해방쯤으로 생각하는 '불륜 찬가'입니다. 얄밉도록 예쁜 노래...


네다의 노래를 엿듣던 토니오가 불쑥 나섭니다. 그리고 네다를 향해 뜨거운 마음을 

고백하지만 남편도 안 보이는 네다의 눈에 꼽추가 들어올 리가 없지요. 네다는 

욕설을 퍼붓다가 회초리로 토니오의 뺨을 때립니다. 하루에 남편과 아내에게

한 대씩 뺨을 맞은 토니오는 복수를 결심하게 됩니다. 악역? 어쩐지 악역같지 

않지요?


실비오와 네다의 밀회는 벌건 대낮에 시작됩니다.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고 뜨거운

포옹이 따르고... 사랑의 노래는 어느 나라에서나 비슷한 모양이죠? 실비오의 노래

가사, 어디서 들은 것같지 않습니까?

"Deci di il mio destin..." (그대는 나의 운명...)

이 장면에 카니오가 살금살금 숨어들어옵니다. 미워할 수만은 없는 우리의 이아고 

토니오가 고자질한 거죠. 복수극의 시작입니다. 

네다의 노래는 '날 유혹하지 말아요'로 시작해서 '오늘 저녁... 당신을 영원히 

사랑해요'로 끝납니다. 이 말에 발끈한 카니오가 뛰쳐들어오지만 둔한 제비가 

어디 있습니까. 실비오는 휭하니 달아납니다.


카니오는 물론 노발대발, "더러운 계집! 누구야? 너 죽여버릴거얏!!!"

네다는 물론 대답을 안 하지요. 카니오가 칼을 들고 네다에게 덤벼들지만 페페가 

말립니다.

"무대로 가요. 시간이 됐어요."

순진한 페페의 말. 그렇지만 이 마당에 익살극에 출연해야 한다니 카니오로서는

운명이 저주스러운 순간이죠. 페페가 건네주는 의상을 받아들고 혼자 남겨진 

카니오는 유명한 아리오소 '의상을 입어라'를 부릅니다.

"연극인가? 마음이 아파서 대사도 연기도 잊었어... 하지만 연극은 해야지...

하하하하.... 이게 사람인가? 젠장... 

너는 팔리아치오! 의상을 입고 화장을 하여라... 사람들을 웃겨라... 네 사랑이 

너를 두고 도망쳐도 사람들을 웃겨라. 

웃자, 팔리아치오. 모두들 즐거워 하잖아... 슬픔도 고통도 모두 웃어넘기고 

눈물은 닦아버려라..."

'웃자, 팔리아치오(Ridi, Pagliaccio)'라는 부분에서부터 카니오는 흐느껴 울기 

시작합니다. 가사를 못 알아들어도 지금 테너가 울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처절한 대목이죠. 

카니오는 울면서 분장실로 사라지고 1막이 끝납니다.

(2막은 짧아요. 이제 다 끝나 갑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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