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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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Chance (창 새 기)
날 짜 (Date): 1995년04월02일(일) 20시04분33초 KST
제 목(Title): 미샤 마이스키의 연주회에 다녀 와서(2)



이 날의 레파토리는 다음과 같았다.

바흐의 소나타 제 1번 G, 쇼스타코비치의 소나타 Dm 작품 40, 슈만의 로망스 Am 작

품 94의 1,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Ab 작품 70, 쇼팽의 녹턴 제 20번 C#m, 생상스의

알레그로 아파쇼나토 작품 43, 드뷔시의 베스가마르크 모음곡 중 달빛, 끝으로 파가

니니의 롯시니 모세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었다.

바흐의 소나타 제 1번, 미샤 마이스키가 입장하자 그의 화려한 블라우스를 본 젊은

아줌마들이 수군거렸다. 1악장이 끝나고 개 짖는 듯한 기침 소리. 미샤 마이스키는

당황하여 기침이 모두 끝나기를 기다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2악장이 연주되고 끝났

을 때 다시 우뢰와 같은 기침 소리. 미샤 마이스키는 여기서 3악장의 시작 타이밍을

놓치고 피아노만 진행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시작하였다. 조용한 3악장, 활에

묻은 송진에 현에 마찰되어 가루로 흩날리는 소리마저 듣고자 하는 사람도 분명 있

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침 부대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4악장까지가 모두 끝나고 미샤 마이스키는 옷을 갈아 입고 나왔다. 또

다시 젊은 아줌마들의 술렁임. 그리고 쇼스타코비치의 소나타. 여기서는 피아노 반

주를 맡은 다리아 오보라의 솜씨가 돋보였다. 지나치게 부드러운 미샤 마이스키의

첼로를 압도하고 있었다. 마치 피아노 독주에 첼로가 반주를 맡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 곡이 끝나고 intermission이 있었고, 또 옷을 갈아 입고 나온 미샤 마이스키는

슈만의 곡 두 개를 연주하였다. 이어서 쇼팽의 녹턴이 끝나고 박수를 하고 있을 때

미샤 마이스키는 신경질적으로 다음 곡인 생상스의 곡을 즉시 시작하였다. 평소같았

으면 이 때쯤 한 번 더 옷을 갈아입었어야 했는데 말이다. 이 생상스 곡에서 그는

몹시 불안한 연주를 하였다. 고음에서 계속 불안정한 음정을 연주하였다. 이 때쯤이

었던 것 같다. 어디선가 들리는 삐삐 소리. 그 싸X지없는 삐삐 주인은 8번이나 삐삐

가 울린 후에야 삐삐를 껐다.

이어서 드뷔시의 곡과 마지막으로 파가니니의 모세 주제에 의한 변주곡. 여기서 미

샤 마이스키의 불쾌한 기분은 극에 달하지 않았나 싶다. 원래 바이올린용으로 만든

현란한 곡이기도 하지만 고음부에서 계속하여 불안정한 음을 냈고, 특히 하모닉스로

내는 고음은 너무나 불안정하여 측은해 보이기까지 하였다. 이렇게 연주가 모두 끝

났다. 이제 사람들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한 곡이라도 더 뜯어내 보자는 생각에

서 그랬을까? 나는 커튼 콜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엔 그에게 너무도 미안했기

때문이다. 이윽고 미샤 마이스키가 박수에 못이겨 우리 가곡 "청산에 살리라"를 연

주하였다. 이 곡이 끝나자 많은 젊은 엄마들이 그들의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

다. 진작 좀 나갈 것이지. 나중에 안 것이지만 이들이 이렇게 황급히 나간 이유는

싸인회에서 앞줄에 서기 위한 것이었다.

계속되는 박수에 미샤 마이스키는 한 곡을 더 연주하려 하였다. 이 때 모두 끝난 줄

알고 연주회장 밖에 나갔던 아줌마들이 다시 들어오려고 출입구에서 안내원들과 승

강이하는 소리가 연주회장 안까지 또렸하게 들렸다. 미샤 마이스키는 드뷔시의 곡을

연주했고 나는 이 곡이 끝나고 연주회장을 떠났다. 음악당 밖의 스피커로는 또 하나

의 앙코르 곡이 연주되고 있었다. 청중들의 집념이 성공했나 보다. 보케리니의 곡

같았다.

이번 연주회의 청중 수준은 내 경험 중 최악이었다. 그러나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

었다. 내가 앉았던 2 층에서는 무대 뒷편으로 있는 학생석이 마주 보인다. 이 학생

석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엄마들도 없었을 뿐 아니라 기침하는 사람, 움직이

는 사람도 없었다. 음악을 좋아하지만 돈은 많지 않은 대학생들이 대부분인 것 같았

다. 다음부턴 웬만하면 학생석에 앉아야 겠다. 기침소리야 들리겠지만 적어도 뒤에

앉은 어린이가 내 의자 등받이를 발로 차지는 않을 것 아닌가?

우리나라에선 언제쯤 이러한 문화, 예절의 후진성이 개선될 수 있을까? 답답하기만

하다.







음냐 음냐 창세기가 뭐야? 난 그런 거 몰라. Rock group Genesis 말하는 거야?

난 그냥 창새기. 창새기라 불러 다오. 창세기가 아니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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