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mrkwang (김진성) 날 짜 (Date): 1994년08월06일(토) 06시48분23초 KDT 제 목(Title): [음반점 순례] 2편. * 음반점 순례 2편. * - NINE INCH NAILS [THE DOWNWARD SPIRAL] 2. 메카 (MECCA) 옛날 옛날에, 그러니까 광화문이 재개발되기 이전에, 광화문에는 중 고판을 매매하는 가게들이 아예 '상가'를 이루고 있었다. 허나 재개발 로 뿔뿔이 흩어져버렸고... 지금 소개하려는 메카(MECCA)라는 곳은 당시의 재개발에서도 당당하 게 살아남아 지금까지 '좋은 중고 음반점'의 명맥을 면면히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 여기서 고백할 점이 있다. 내가 메카에 처음 가기 시 작했을때는 이미 광화문의 재개발이 시작되어서 다른 음반점들은 다 뿔뿔이 흩어진 다음이었기 때문에 그전의 역사를 물어보면 할말이 없 다. - 일단 이곳의 위치를 간략히 말하자면 지하철 시청역에서 내려서 덕 수궁 돌담길을 따라 법원을 옆에 끼고 (상주하는 전경들이 무시무시하 다.) 이화여고를 옆으로 해서 정동 MBC를 거쳐 쭉 올라가다 보면 경향 일보 (아마 '경향일보'가 맞을거다.) 건너편에 있다. 거기서 더 올라 가면 '예음홀'이 나온다. 이곳의 주업종은 '중고 음반점'이다. 원래 원판 LP를 주로 취급하던 곳인데, 절대적으로 많은 양이 나가는 라이센스 LP도 많이 취급하고 있으며, 몇년전부터는 시대에 발맞추어 중고 CD는 물론 신품 CD까지도 갖추어놓고 있다. 우선 이곳의 최대 장점은 '저렴'에 있겠다. 라이센스 LP는 보통 3000원에 거래되고 아주 귀한것만 4000원에 준다. 라이센스 CD는 6000 원, 수입 CD는 9000원이지만 DEATH쪽은 10000원도 받는다. 원판 LP는 보통 15000원부터 시작하지만 정말 안팔리는 음반은 5000원에도 내놓 는다. (중고 음반점 많이 돌아다녀본 사람은 이 가격이 얼마나 파격적 인지 잘 알거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LP의 상태들이 꽤 좋은 편이다. 아마 이곳에서 음반을 사올때 일정한 세정작업을 거치는듯. 또 다른 장점은 주인이 음악을 가려서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용감한 콧수염 (몇년전에 밀었지만...) 아저씨는 자신이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음악이라도 사람들이 찾는 음악이라면 갖다 놓는다. 시 대의 조류에 따르지 않으면서 자기만의 고집을 지켜가는 사람들과는 상당히 비교된다. 얼마전에는 X의 CD가 자랑스럽게 걸려있는 것을 본 적도 있다. 중고CD쪽에 가면 DEATH도 몇장 꽂혀있다. 너무 빨리 팔려 나가서 탈이지만... 스폰서도 그렇게 잘 뛰어줄수가 없다. 음악 동호회들에서 나오는 회 지를 보면 대부분의 회지에 [메카]의 광고가 들어간다. 아저씨가 너무 나도 스폰서를 잘 해주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그런 동호회에서 내 놓는 회지들을 이곳에서는 많이 만날수 있다. 물론 가져가는 것은 무 료다. 허나 이곳이라고 단점이 없을수는 없다. 우선 중고 음반점들의 공통 적인 단점인데 가서 보기 전에는 어떤 물품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전혀 알수가 없다. 수요자들이 아무리 눈빠지게 원하는 음반이라도 음 반회사에서 곧바로 빼다가 파는 음반이 아니고 누군가가 팔려고 가져 와야만 팔수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내가 돈을 들고 간다고 해서 그 음반을 꼭 만날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집에서 살 물품의 목록을 정성스럽게 적어가는 계획적이고 경제적인 소비가 거의 불가능한 것이 다. 반대로 목을 빼면서 찾고 다니던 음반들이 한번에 우루루 쏟아져 나올수도 있다. 그런날은 돈이 없는 가난한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지는 날이다. 이런 단점도 있다. 내가 어제 FAITH NO MORE의 [ANGEL DUST] 를 보았는데 돈이 없어서 버벅대다가 오늘 돈을 겨우 마련해서 사러 갔다. 그런데... 어떤 인간이 벌써 사갔더라... 일반적인 가게들처럼 몇장씩 들여놓는것도 아니고 매물을 누군가가 들고 와야지만 팔수 있 기 때문에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 어떤 놈팽이가 먼저 사가면 끝장 이다. 그럴때는 아저씨한테 '아저씨, 내일 사러 올께요. 요것 좀 예약 해주세요.'라고 말해서 옆으로 치워놓는 생활의 지혜가 필요하다. 물 론 찾는 사람이 없는 음반은 몇년을 썩으면서 주인이 오길 기다리기도 한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LP의 수가 더 많은 음반점이지만 점점 더 CD의 비율이 늘어가고 있다. 찾는 모든 음반이 다 있는 곳은 아니지만 (특 히 METAL CD는 중고밖에 없다.) 머리속에 찍어놓고 다니는 음반이 꽤 많은 사람은 갈때마다 몇장씩 엄청난 기연을 만나게 될것이다. 특히 중고 음반의 경우에는 속에 들어있는 해설지나 가사지를 빼내어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무시 못한다. 음반을 광적으로 모으고자 하는 사람은 한번쯤 방문해보고 단골로 삼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가게이다. 심심할때 5000원짜리 원판을 뒤지 면 별의 별 희안한 구경을 다 할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럼 이만. mrkwang 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