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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T ] in KIDS
글 쓴 이(By): noo9 (어리버리)
날 짜 (Date): 2000년 2월 14일 월요일 오전 10시 07분 37초
제 목(Title): 스티커사진의저주 (11)


(( 스티커 사진 11 )) 

...나는 주인 아주머니의 얘기를 듣고 불길한 느낌과 함께, 

공포같은 것도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려졌다. 

"죄송합니만, 그 얘기좀 자세히 해 주실 수 없나요? 

제가 사실 무슨 일로 급하게 그 주인을 찾고 있는 중이었거든요..." 

"젊은이도 그 주인에게 뭐 돈 빌려준 거 있수.. 

그러면, 안되었구려... 

그 주인은 이미 저 세상 사람이니까.. 

아는 지 모르지만, 그 짓다만 건물도 그 사람꺼예요.... 

그 사람이 죽은 후, 돈 빌려 준 사람들이 몰려와 얼마나 난리쳤는데... 

그 스키커 기계는 그 주인이 애지중지하던 딸애를 위해 사준거라우.. 

글쎄, 그 사람은 원래 대기업에서 승승장구하던 부장이었데요. 

그런데 회사가 어렵다고 갑자기 해고당했다지 뭐요.. 

그래서 퇴직금 탄 돈과 여기저기 돈을 꿔서 자기 집을 헐고 건물을 

짓기 시작했어요.. 주위 사람들이 부추겼다지 뭐에요. 

여기다 건물지으면 값도 오른다는 말에... 

하지만, 그 사람 운이 다했는지 IMF가 뭔가 때문에 공사하던 회사도 

부도나고 건물 지을 방법은 없게 되고, 수입이 없으니까 빗장이들의 

독촉은 시작되고... 백방으로 알아봐도, 방법이 없었나 봐요.. 

하긴 잘 알지도 못하는 우리집까지도 돈을 빌리려 왔으니.... 

결국 견디다 못한 그 사람은 그 건물에 목을 메달아 자살했어요. 

그런데 끔찍한 것은 부인하고 고등학생인 딸하고 같이 목을 멨다는 거유..1 

내가 바로 그 시체들을 발견했는데, 얼마나 무서웠는데요... 

그때 생각만하면 지금도 다리가 후들후들해요... 

한 두달 전쯤 되었나... 

그날도 손님이 없어 11시쯤 가게 문을 닫고 집으로 나섰어요. 

우리 집은 그 짓다만 건물에서 좀만 걸어가면 되는데... 

그 건물앞은 너무 깜깜해서, 밤에 지나가면좀 무서워요.. 

그날도 그 건물앞을 지나가기가 좀 꺼려졌어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거기를 지났지 뭐유.... 

그 옆을 지나는데, 그 건물 2층 창사이로 뭔가 희끗하며 흔들리는 것이 

보였어요. 뭔지는 몰랐지만, 이유도 모르게 소름이 쫙 끼치는 거유... 

그래도 그게 뭔가가 좀 궁금해지더라고요... 

나도 참 주책이지... 그런 것이 뭐가 궁금하다고... 

좀더 가까이 가서 창 너머로 희끗거리는 것이 뭔가 자세히 보았어요. 

가까이서 보니, 천천히 흔들리는 그 것은 하나가 아니였수다... 

세 개였어요.. 

휴... 

그것들이 뭔가 자세히 보았수.... 

그리고 무언가를 알아차렸을 때, 너무 무서워서 기절할뻔 했어요. 

바로 그 주인과 부인과 그 딸이 나란히 목을 메 자살한 

시체들이었어요. 

시체 3구가 대롱대롱 메달려 천천히 흔들리는 것이었수.... 

얼마나 무서웠는지... 

그 다음에는 기억도 잘 안나요... 

비명을 지르고, 사람들을 찾았죠..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날 자살한 것이래요.. 

자살이 아니었는지도 모르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좌절한 그 주인이 

부인과 딸에 수면제를 먹이고 목을 메단 다음 자기도 목메달았다고도 

했수다... 

뜬 소문이지만 무서운 얘기지 뭐에요.... 돈이 뭔지... 

온 가족이 자살하게 하구...... 

쯧즛...." 

그 얘기를 듣고 갑자기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설마하는 생각으로 주머니에서 확대한 그 무서운 아이의 

사진을 꺼내 아주머니에게 보여주면서 물어보았다. 

제발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물어보았다. 

그러나.... 

"혹시 그 자살했다는 건물 주인의 외동딸이 이렇게 생겼나요?" 

"맞아요... 

이 아이가... 

그런데 이 사진 언제 찍은 거죠? 

시체로 발견된 날에 입고 있던 옷을 입고 찍었네.... 

그 스티커 사진긴가 들어오던 날 얼마나 좋아하던지... 

아직도 눈에 선해요.. 

온 동네를 뛰어다니며 자랑했수다.. 

소문에 의하면, 그 집 주인이 그 외동딸을 끔직하게 여겼다는 거예요. 

그래서 퇴직금 탄 돈중에 일부를 그 애의 소원인 스티커 사진기인가 

뭔가를 사는데 썼다는 거지 뭐유.. 

휴... 그렇게 위하던 딸애한테 그런 심한 소리를 들었으니 

죽고 싶었을 수도 있을거야... 

하여간 그 애는 사진기가 들어온 다음날 부터, 하루 왠 종일 그 사진기 

안에 들어가 사진찍고 여기 저기 붙이고 다니고, 친구들 우르르 데리고 

와서 자랑하고 난리였수다.... 쯧쯧 불쌍한 것.... 

그런데 애가 철이 없었던지, 지 아비가 사업이 망해 난리가 났는데도 

그 사진기만 절대로 팔 수 없다고 했다지 뭐유... 어리니까 그럴 수도 

있다곤 하지만....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지네 아버지가 회사에 쫓겨나고 건물도 들어먹고 

빈털털이가 되니 그 딸년이 제일 난리쳤다는 거래요.. 

아빠 때문에 창피해서 학교 못다니겠다는 둥, 당장 나가서 돈 벌어 

오라는 둥, 이렇게 사는니 보다는 차라리 죽고 싶다는 둥 

보통이 아니였데지 뭐유... 

어린 것이 고생을 안 해봐서인지, 원래 성격이 고약해서인지... 

아마 그 사람은 자기 딸이 그렇게 하는 것이 제일 괴로웠을 거예요. 

그러니 그런 끔찍한 길을 택했을지도 모르지... 

생긴 것은 예쁘장한데, 욕심이 많은 것인지 철이 안든 것인지... 

부모 가슴에 못을 박고 이렇게 되다니...." 

그 아주머니의 얘기를 듣고 나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사진의 주인공은 정말 2달전에 죽은 애라는 것이다. 은미가 본 것은 

정말 유령이고, 내가 지금 들고 있는 것은 유령의 사진이라는 것이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무서웠다. 

나는 주인 아주머니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그 가게를 나왔다. 

주위는 이제 완전히 깜깜해졌다. 

주택가 골목이 다 그렇듯이 부실한 가로등 때문에 길 전체가 어두웠다. 

더구나 짓다 만 건물마저 있으니 그냥 다니기가 무서울 정도로 음침했다. 

시간이 그렇게 늦은 것도 아닌데, 지나가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나는 굳게 마음을 먹고 그 문제의 스티커 사진기로 다가갔다. 

다가갈수록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확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 아주머니 얘기를 들어서인지, 내 눈에도 건물 2층 창사이로 뭔가가 

보이는 것 같았다. 

천장에 대롱대롱 목 메단 3구의 시체가... 

꾹 참고 장막을 제치고 그 스티커 사진기 안으로 들어갔다. 

보기에는 평범한 사진기 였다. 

두달동안 관리가 안 되었는지 기계 스크린에는 먼지가 수북히 쌓여있었다. 

화면이 깜박이면서, "어서오세요"라는 기계음이 들려왔다. 

그 평범한 기계음 조차 무섭게 들렸다. 

화면 여기저기 살펴보아도,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돈을 집어넣고 배경화면을 골라보았다. 

하지만, 은미가 찍었다는 그 핏빛 빛깔의 장미 배경 사진은 찾을 수 없었다. 

은미가 말한 것이 생각났다. 자기도 한참을 찾다가 안나와서 그냥 

돌아가려고 했을 때 그 배경이 나타났다는 것이... 

화면을 잘 보면서, 다른 옵션을 선택해야 나오는 것인가 자세히 봤지만 

특별히 그런 것은 없었다. 

한참을 화면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내 등뒤로 희미하지만 얼굴 같은 것 

이 화면에 비쳐 보였다. 

온몸에 소롬이 쫙 돋는 것 같았다. 

확 돌아보았다. 

하지만, 아무 것도 없었고 노란 장막만 보였다. 

그런데 그 노란장막 한 가운데는 검은 글자로 '스티커 사진'이라고 쓰여 

있었다. 바로 한승이 형이 확대해서 보여줬던 그 글씨였다. 

점점 확신이 생겨갔다. 사진에 찍힌 그 아이는 사람이 아니였다는 것이... 

다시 고개를 돌려 화면을 보았다. 

순간 나는 충격으로 멍해질 수 밖에 없었다. 

바로 은미가 찍었다는 그 붉은 장미의 배경이 화면에 나와있는 것이다. 

그 기분나쁜 빨간색의 장미 넝쿨들 사이로 겁에 질린 나의 얼굴이 
비쳐보였다. 

어떻게 해야 될 줄 몰랐다. 

나도 이 사진을 찍어봐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솔직이 좀 무서웠다. 괜히 찍어봤다가 내 사진에도 그 아이의 얼굴이 

찍히고 은미가 당한 일이 나에게도 생길 것 같았다. 

눈 딱 감고 찍어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참을 고민하고, 촬영이라고 쓰여진 보턴에 손을 올려놨다. 

어떻게 할까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바로 호기심과 공포심이 섞인 

애매모호한 느낌이 들었다. 

심호흡을 하고, 촬영버튼을 누르려는 순간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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