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T ] in KIDS 글 쓴 이(By): noo9 (어리버리) 날 짜 (Date): 2000년 2월 14일 월요일 오전 10시 05분 51초 제 목(Title): 스티커사진의저주 (10) (( 스티커 사진 10 )) 그렇게 말하면서 한승이형은 모니터의 사진을 점점 확대해 나갔다. 마우스로 클릭할 때 마다 확대되는 점같은 것을 보니 점점 긴장되었다. 그 희미했던 점이 확대되고 선명해지니, 무슨 글짜처럼 보였다. 나도 모르게 식은땀이 흘렀다. 이윽고 무슨 글짜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 나는 그 글짜를 더듬거리면서 읽으면서 머리속이 혼란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스...티....커.....사....진 스티커 사진? 이 글짜가 왜 여기 찍혀있죠?" "임마, 니가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하니? 나도 처음에는 어떤 것이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어.. 그런데 이 글자들을 자세히 보면, 기다란 직사각형 안에 쓰여져 있잖아. 그럼 대답은 한가지야.. 잘 생각해봐. '스티커 사진'이라는 글짜가 사각형의 테두리 안에 쓰여있다. 바로 스티커 사진기에 쓰는 장막이야. 이 사진을 찍은 곳에 가보면, 아마 장막이 기계주위에 쳐 있을 거야. 무슨 얘기인지 잘 모르겠지? 이 아이의 이마를 뚫고 뒤에 걸려진 장막에 써 있는 글짜가 찍힌거야.. 다시 말하면, 이 아이는 반투명의 상태라는 거야. 그러니까 이 아이의 뒤에 걸려있는 장막이 희미하게 찍힌 거야. 글짜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어. 한 번 그 기계에 가봐.. 그 기계앞에 서면 바로 네 머리 뒤에 '스티커 사진'이라고 쓰여진 장막이 쳐져있을거야. 실제 사람을 찍은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거야. 여기서 끝난 것이 아냐? 우연치고는 좀 소름끼치는 점이 하나 발견되었어. 두 사진을 확대해 놓고, 두 사진에 찍힌 그 아이의 얼굴을 비교해보았어. 그냥보면, 똑같아 보이지.. 기분나쁜 미소하며, 비웃는 듯한 눈빛하며.. 그런데, 혹시나 하고 이렇게 겹쳐보았지.." 한승이형은 모니터에 두 개의 사진을 나란히 띄어놓고, 한 사진에서 그 아이의 얼굴만 떼어내어 다른 쪽 사진의 얼굴로 옮겨갔다. 겹쳐진 그 아이의 얼굴을 보자,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치면 숨을 들어마실 수 밖에 없었다. 따로 있을 때는 여자아이의 얼굴이었는데, 겹쳐보니 끔찍한 악마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눈동자가 겹쳐지면서 괴기한 형태를 하고 있고, 미소를 짓고 있던 입술은 흉악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코 모양과 머리 형태 또한 사람이라고 하기엔 너무 끔직한 모습이었다. "우연일 수도 있어. 하지만, 이것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끔찍하지.... 휴.... 내가 지금 순간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명확해.. 일한이 네가 가져온 사진에는 사람이 아닌 그 기괴한 무엇인가가 찍혀있는 거야.. 사람이 아닌...." 나는 한승이형의 설명을 듣고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은미가 본 것이 정말 사실이라니.... 그 귀신인지 모르지만, 뭔가 괴기스러운 기운이 찍힌 것이다.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한승이 형에게 그 아이의 얼굴 사진만 확대해 달라고 했다. 한승이 형은 아무말 않고, 그 아이의 얼굴 사진을 인쇄해 주었다. 사진처럼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얼굴은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은미를 정신병자로 돌리고, 쉽게 잊을라고 한 이번 일이 이제는 생각지도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나는 한승이 형에게 시간이 있으면, 그 사진을 다시한번 조사해 달라고 부탁하고 오늘 도와준 것에 대해 너무 고맙다고하고, 그 괴기스런 아이의 확대된 사진을 들고 나왔다. 기분나쁜 두장의 스티커 사진은 한승이형에게 맡겼다. 머리속이 어지러웠다. 밝혀진 사건의 단서들은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원래는 사진만 확인하고 공부하러 학교갈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기분도 아니었고, 이번 사건의 진상을 알기 위해서 뭔가 알아봐야 할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그 스티커 사진 자판기가있는 곳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그 기계를 직접 보고 싶어졌다. 은미가 말한 대로 그 기계는 덩그러니 짓다만 건물옆에 있었다. 어느새 주위는 아둑어둑해져서, 빛을 발하고 있는 그 자판기가 불길하게 보였다. 마무리 작업만 남은 것 같은 그 건물은 오히려 더욱 흉해 보였다. 창문없는 창들은 휭하니 눈동자가 빠진 눈처럼 섬뜩해 보였다. 이런 짓다만 건물옆에 놓여있는 스티커 사진 자판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보였다. 사람이 많이 지나가는 길목도 아니고, 학교가 가까운 것도 아닌데 이런 기계를 버려진 듯이 놓여있는 것이 이상해 보였다. 갑자기 이 기계의 주인은 누구인가 궁금해졌다. 누가 이 기계를 여기에다 놓고, 관리하는지 궁금했다. 주위를 살펴보았다. 주변에는 주택만 보이고, 가게다운 가게는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이 기계가 여기 놓여 있는 것이 더욱 이상해 보였다. 저 멀리 문을 연 구멍가게가 하나 보였다. 나는 우선 그 가게에 들려 이 기계의 주인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구멍가게에는 주인 아주머니가 무료한 듯이 TV를 보고 있었다. 가게안으로 들어오는 나를 보고 아주머니는 반색을 했지만, 내가 물건을 사러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 후 실망하고 귀찮아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용건을 꺼냈다. "저... 아주머니... 좀 물어볼 것이 있는데요... 저기 저 골목 끝에 짓다만 건물 앞에 있는 사진 찍는 기계.. 혹시 아주머니가 주인이신가요? 아니면 그 기계 주인이 누군지 아세요?" 귀찮아하는 표정을 하던 그 아주머니는 나의 질문에 갑자기 심각한 얼굴을 하고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충격적인 얘기를 들려 주었다. "아.. 그 이상한 사진 찍는 기계요.. 그거 이제 주인 없어요.. 그거 주인 죽었어요.. 자살했어요... 아주 끔찍하게... 하긴 그 기계 좀 이상하더라... 주인도 없는데, 누가 계속 켜 놓기는 하던데...."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