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T ] in KIDS 글 쓴 이(By): noo9 (어리버리) 날 짜 (Date): 2000년 2월 14일 월요일 오전 10시 04분 23초 제 목(Title): 스티커사진의저주 (9) (( 스티커 사진 9 )) ..나는 최선생님의 말을 듣고 너무 충격을 받아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수화기 너머로 "여보세요? 여보세요?"라는 말을 듣고 간신히 정신을 추스린 다음에야 최선생님에게 은미의 상태에 대해 물어볼 수 있었다. "그러면.. 선생님.. 은미가 제정신이라면, 어떡하면 그 애의 공포심과 무서움을 없앨 수 있을까요? 은미가 평범한 생활을 하기위한 치료법은 도대체 어떤 것이죠?" "음.... 만약에 은미가 정신질환에 걸려있다면, 약물치료나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런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은미는 온전한 정신 상태이기 때문이죠... 제가 알기론 한가지 방법밖에 없습니다. 바로 일한씨가 충격에서 회복했던 방법이죠. 자기가 경험하고 봤던 것을 사실로 인정하되, 그것이 이제 더 이상 아무런 위협이나 공포의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죠. 괜히 환시니 환청을 경험한 것이라고 은미를 몰아부치면, 오히려 크나큰 부작용을 낳을 수가 있습니다. 은미가 경험했던 괴기한 일들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논리적인 대답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은미가 수용하고 극복하는 수 밖에 없어요...." 나는 최선생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을 수 밖에 없었다. 은미가 경험한 것이 환상이 아니었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불안하게 이 생각 저 생각하면서 사무실을 왔다갔다 했다. 한승이 형은 그 사진에 대해 뭘 그렇게 조사하는지 작업실에서 한참동안 꼼작도 안했다. 내 머리속은 최선생님이 해준 얘기로 점점 복잡해졌다. 작업실에서 나온 한승이형은 점심으로 짜장면이나 시켜먹자고 하고 다시 작업실로 들어갔다. 식사가 배달된 후에도, 뭐에게 홀린 듯 아무말 없이 먹더니, 내게 좀더 기다려달라고 하고 다시 작업실로 들어갔다. 나는 한승이 형을 방해 안할 생각으로, 가방안에서 책을 꺼내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고, 은미가 경험한 것이 과연 어떤 일이었을까하는 생각만 머리에 가득찼다. 오후 4시가 다 되서야, 그러니까 한승이 형이 그 사진을 들고 작업실로 들어간지 6시간이 지나서여, 무언가에 질린 표정으로 작업실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내게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일한아, 이 사진들 말야.... 실수가 해서 여러번 확인해 보았는데 말야... 내 능력으로는 이 사진들이 진짜라고밖에 할 수 없어.. 그러니까, 네가 귀신이라고 말한 이 아이는 조작된 사진이 아니라 진짜로 사진에 찍힌 거야...." 나는 최선생님의 말에 이어 한승이 형까지 믿을 수 없는 말을 하기에, 머리에 둔기를 얻어맞은 듯 멍해졌다. "무슨 말이예요? 조작이 아니라면... 그럼 유령이 그 사진에 찍혔다는 것이예요? 아니면, 유령이 아닌 보통 사람이 찍한 것이냐고요?" "나도 처음에는 헷살렸어.. 너무 흥분하지 마... 내가 틀렸을 수도 있으니까... 우선 차근차근 하나씩 설명해 줄게..." 한승이 형은 나를 진정시키고 작업실로 데리고 갔다. 하지만 한승이 형 역시 공포를 느끼는 것 같았다. 한승이형의 작업실에는 현상실과 커다란 모니터와 스케너 그리고 컴퓨터가 있었다. 한승이 형은 20인치정도로 보이는 커다란 모니터 앞에 나를 앉히고 등골이 오싹해지는 설명을 시작했다. "내가 그 사진을 가지고 제일 먼저 한 일은 스케너를 이용해 사진을 디지타이즈 해서 확대한 것이야. 그 스티커 사진들은 너무 작아서 그냥은 아무것도 알아볼 수 없거든... 자, 봐라 이렇게 확대되었어... 속속들이 잘 보이지.. 그리고는 우선 사진의 선명도를 높였지.. 또렸하게 보이지.. 선명한 사진을 꼼꼼히 살펴봤어. 우선 그 귀신이라는 아이 테두리의 선과 나머지 세아이의 테두리를 잘 비교해봐... 전혀 차이가 없지.. 이런 사진을 조작하려면 크게 두가지 방법이 있거든.. 첫 번째는 원래 사진에 다른 사진을 정밀하게 오려붙여 다시 촬영하는 원시적인 방법이야.. 티가 잘나기 때문에 이제는 잘 안쓰는 방법이지만, 이런 작은 스트커 사진이라면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감쪽같이 할 수 있어. 그렇지만 확대한 사진의 이 테두리를 살펴보면, 전혀 차이가 없다는 것은 알 수 있어. 다음 방법은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이야. 이것은 거의 알아볼 방법이 없는 것이야. 아무 것도 찍히지 않은 사진에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새로운 것을 덧칠하는 것이야. 주로 영화에서 자주쓰는 기법이야. 터미네이터 2에서 시작되어, 쥬라기 공원, 포레스트 검프에서 눈부시게 발전되어 타이타닉에서 까지 훌륭하게 구현되었지. 그런데 이러한 스티커 사진을 이용하게 위해 값비싼 컴퓨터 장비를 이용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그래도 혹시나 해서 한 번 테스트 했지. 사진에 찍혀 있는 것들을 3차원으로 만들어 앞에 찍힌 것부터 배열해 보 았어. 컴퓨터 조작이라면 3차원 배열이 불가능하거든... 평면으로 조작된 것이기 때문이야... 그런데 이 사진의 그 아이는 명확하게 3차원으로 분리 되었어. 결국 조작된 사진은 절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어. 그렇다면, 이 아이의 사진이 사람을 찍은 것이가 아니면 걱정하는 대로 귀신이나 그 무엇을 찍은 것이가를 알아 봐야 했지. 대부분의 심령학자는 심령체는 빛을 일부 반사하고 일부 투과시킨다고 했어. 그래서 우리가 알고있거나 봤다는 유령은 허공에 둥둥떠있고 흐릿하게 비치는 듯한 형태를 하고 있나봐.. 이 사진에서 그 아이의 코 밑과, 다른 세아이의 코 밑을 잘 봐. 내가 좀 더 확대해 볼테니까...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있겠니? 이 세아이의 코 밑에는 코 때문에 생기는 그림자가 약간 보이지. 그런데 이 아이의 코 밑에는 그림자가 안보여. 두 사진에 모두 이 아이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안 보여. 아무리 정면에서 후레쉬를 터트렸다고 해도 사람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생기기 마련이거든... 그런데 이 아이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하나도 안 졌어. 마치 색칠한 것처럼... 그리고 또 하나. 여기 이마에 커다랗지만 희미한 점 같은 것이 보이지.. 이것도 확대해서 보인것이지... 혹시나 해서 2배씩 확대해 보았어. 처음 2배 확대했을 때는 보이지 않았어.. 확대한 후에 한 번씩 필터링을 걸쳐 사진을 선명하게 했어. 그런데 잘 봐라..."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