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T ] in KIDS 글 쓴 이(By): noo9 (어리버리) 날 짜 (Date): 2000년 2월 14일 월요일 오전 10시 01분 58초 제 목(Title): 스티커사진의저주 (7) (( 스티커 사진 7 )) ...나는 그 소름끼치는 사진에서 애써 눈을 떨고, 나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은미는 얘기를 끝마치고 무서운 듯 온몸을 바르르 떨면서 울고 있었다. 은미 어머니도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은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 안쓰러운 은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무책임한 대답을 했다. "은미야... 걱정마라... 나는 내 말을 다 믿어... 이제부터 너를 도와줄게.. 그러니 마음 푹 놔... 잠도 푹 자고..." 내 말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은미는 죽었다 살아난 사람처럼 고개를 들고 나를 쳐다보았다. "선생님! 역시 선생님은 제 말을 믿고 계시죠.. 거봐! 엄마! 선생님은 내 편이잖아. 선생님 저 도와주실거죠?" 은미의 그 필사적인 모습을 보니, 앞에서는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은미를 도와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나는 은미를 안심시키고, 은미 어머니에게 은미를 잘 부탁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은미 어머니의 고마워하는 표정을 보니 더욱더 은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나는 은미에게 들리지 않게, 어머니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씀드렸다. "걱정마세요.. 저 아는 의사분에게 부탁히 은미좀 살펴보라고 할께요.." 그러고는 은미를 보고 작별 인사를 했다. "은미야, 내가 그 사진에 대해서 알아보고 힘 닫는데까지 해볼께.. 그리고 이런 불가사이한 사건에 대해 전문가인 선배를 소개시켜 줄테니까 그 아저씨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자세히 말해줘... 이제 무서워하거나 걱정말고, 어머니 말 잘듣고 푹 쉬어.. 빨리 제자리로 돌아와야지... 다음에 보자..." 은미 어머니와 은미는 현관밖까지 나와 고마워 했다. 은미의 모습은 이제 좀 희망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마음에 찹찹했다. 솔직이 은미는 약간 미친 것 같았다. 말도 안되는 것에 대한 강박증, 환청, 죽음에 대한 공포 등.. 내 짧은 상식으로도 제정신인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친구들의 자살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약간 돌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애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니 못 본채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더구나 나를 그렇게 믿고 의지하는데,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은미 집을 나서면서, 최선생님을 떠올렸다. 내가 재원이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아 힘들었을 때 도와주시던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다. 생각하기도 싫은 그 버려진 집 사건이 갑자기 주마등처럼 머리속을 지나갔다. 그 끔찍하고 잔인했던 일들이... 최선생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나도 아마 평생을 그 버려진 집의 악몽에 시달리면서 살았을 것이다. 그 분은 젊은 데도 불구하고, 여는 의사와는 달리 정말 환자쪽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진심으로 환자를 이해하시는 분이다. 거기다 환자 잠재의식 속에 담겨진 있는 공포심을 없애주는데는 천부적인 자질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또한 불가사의한 일에 대한 공포로 정신병이 걸리거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사람들에 이상할 정도로 관심이 많으신 분이다. 자기 말로는 박사 논문 주제가 환청, 환시에 관한 실제성 고찰이라고 해서 특별히 관심이 많다고 했다. 아마 이런 일이라면, 내 부탁이 없어도 자진해서 나설 것 같았다. 최선생님에게 전화했더니 마침 자리에 있었다. 나는 은미의 자초지정을 간략하게 설명하게 도움을 청했다. 다행히 최선생님은 요즘 약간 시간이 있다며 흔쾌히 응했다. "일한씨, 그런 일은 오히려 내가 부탁해야 할 일이예요.. 안 그래도 논문에 여러 가지 사례가 필요한데, 이번 일이 적당한 사례가 될 것 같네요. 내일 내가 찾아가 그 은미라는 학생을 만나고 얘기해 보죠. 미미하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나는 최선생님에게 연신 고맙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은미 어머니께 전화 걸어 내일 중에 선생님이 찾아갈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한가지 숙제는 덜었지만, 아직 꺼럼직한 것이 남아있었다. 바로 그 기분나쁜 아이의 얼굴이 나온 두 장의 스터커 사진이었다. 그 사진에 대해 뭔가를 알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 기괴한 사진에 대해 고민하다가 밤새 잠을 설쳤다... 다음날 학교로 가다가, 도저히 찜찜함을 이길 수 없어 중간에 발길을 돌렸다. 그 사진에 대해서 뭔가 확실한 것을 알아야 할 것 같았다. 처음에는 예전에 윤석이가 일했던 대한 심령학회를 찾아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런 사진을 가져가 봤자 심령학회에서는 무조건 선입관을 가지고 그 사진이 유령이 찍힌 심령사진이라고 단정지을 것 같았다. 좀더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래서 한승이 형을 찾아갈 생각을 했다. 한승이 형은 우리 영화제 준비하다가 만난 사람인데, 사진 공부하기 위해 유학까지 갔다온 사람으로 지금은 사진 작가로 일하고 있다. 작품전을 여는등 주목받는 젊은 사진 작가였다. 한승이 형은 예술적인 사진을 잘 찍을 뿐만 아니라, 사진에 대한 기술적 지식이 전문가 이상이라고 들었다. 그 형이라면 이 사진에 대해 뭔가 확실한 결론을 내려 줄 것 같았다. 전화도 않고 사무실로 찾아갔는데, 다행히 사무실에서 사진을 현상하고 있었다. "어, 일한이... 오랜만이다. 내가 왠 일이냐? 이런 누추한 곳까지 찾아오고...." "한승이 형, 놀리지 말고... 시간 있으면 나 좀 도와줘요.. 이 사진들 좀 봐주시겠어요..." 나는 주머니에서 그 기괴한 두 장의 스티커 사진을 꺼내 한승이 형에게 내밀었다. 한승이 형은 스티커 사진을 힐끗 보더니 한마디 쏘와 붙였다. "야, 임마, 너도 이런 사진 같지 않은 사진 갖고 다니냐.. 큰일이야.. 단지 악세사리라고 이런 영혼이 담기지 않은 기계사진이 인기라니...." "그게 아니예요.. 이 사진들에는 진짜로 영혼이 찍혀있는 줄도 모른다니까요.." 한승이 형은 나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나는 거기에 얽힌 얘기를 설명해주고 한마디 덧붙였다. "그러니까... 형이 이 사진 좀 분석해 봐요.. 이 아이가 진짜 귀신인지 아닌지.. 아니면 누가 조작한 사진인지..." 한승이 형은 여유있는 모습은 사라지고, 좀 심각한 표정으로 내가 준 사진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그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며 소름끼치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이 사진이 그런 사진이란 말이지... 사실 나도 이런 류의 심령사진은 많이 접해왔어... 그래서 조작한 것인지 아닌지는 찾아낼 수 있어.. 일한이 너는 안 믿을 줄 모르지만, 이 세상에는 정말 불가사의한 사진이 많이 있단다.. 나도 처음보기까지는 안 믿었으니까... 내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교수님이 사진 하나를 가져와서 학생들에게 그 사진이 진짜인지 조작인지 학기말까지 알아보라고 했어. 그 사진의 진위를 밝혀내고, 조작이라면 조작방법을 밝혀내는 학생에게는 A를 주겠다고 했지.... 지금도 그 사진을 떠올리면 식은땀이 흘러... 어떤 방에서 신부님을 찍은 사진인데, 무서운 것은 뒷배경이었던 하얀 벽에 소름끼치는 것이 찍혀 있었어...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