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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T ] in KIDS
글 쓴 이(By): Charles ()
날 짜 (Date): 1999년 2월  7일 일요일 오후 01시 43분 47초
제 목(Title): 잡담II




 어제는 오래간만에, 물리학과의 윤모군을 만나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

 윤모군의 추천에 따라, 'Thin Red Line'을 보기로 했다. 최근 상영되고

 있는 영화들 중에서는 윤군의 말대로, 출연진만을 볼 때에는, 'Thin Red

 Line'에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가 없었다. 샨펜, 우디 해럴슨, 죠지 클루

 니, 닉 놀테, 존 프라볼타, 존 커색, 엘리아스 코티어스, 빌 풀만, 벤

 채플린 등 - 한글로 쓰기 힘들군.. - Sean Penn이나 Woody Harrelson은

 유명한 사람들이고, 음, Ben Chaplin은 'The Truth about Cats and Dogs'

 던가 하는 영화에서 그 갈팡질팡하는 남자로 나오는데, 여기서는 전혀

 다른 이미지의 인물이고, Elias Koteas는 'Gattaca'에서 동생 역할로

 나오는 약간 부드럽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데, 여기서는 전선에서 박박

 기는 한 쫄병으로 나온다. 결국 살기는 살지만. Bill Pullman은 '인

 디펜던스데이'에서 대통령으로 나오는 사람인데 아무리 영화를 봐도

 나오지를 않는 것이다. (참고로 이 영화는 3시간이 좀 넘는듯.) 처음

 에 잠깐 졸았기 때문에, 그때 나왔는가보다 생각했지만 - 윤군의 추측

 으로는 이 사람이 아마 가발을 쓴다든지 염색을 한다든지 해서 변장을

 한 것이 아니었을까 했는데, 결국 알고보니, 이 사람이 나오는 scene은

 삭제 되었다고 한다. 잔인한 장면이었나보다. 하여간, 이 영화에서 특

 정한 주인공이 설정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

 말한대로.. 영화를 보기 이전에 이미 나는 너무나 피곤했기 때문에, -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 앞에 한 10여분을 그냥 잤으므로, 처음부터의 어떤

 스토리 파악은 잘 되지 않는데, 전체적인 느낌은.. 'Saving Private

 Ryan'과 상당히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만든 영화이지만, 굉장히 다른,

 - 보통의 전쟁 영화와는 상당히 다른 영화였던 것 같다. 줄거리를 다

 말하지는 않으련다.  하여간, 미국 영화라기 보다는 유럽풍의, 약간은

 난해할 수 있는, 철학이 있는, 생각할 거리가 있는 그런 영화라고 할

 수 있으리라. 영화를 보면서, 나로서는, 니콜라스테이지의 'City of

 Angel'의 모태가 되가도 한 '베를린 천사의 시(Der Himmel Ueber Berlin)'

 의 분위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카프카의 

'성(sex가 아니라 The Castle/Das Schloss)'의 음산함이 내재 

 하는데에 놀랐다. 

 ..

 '우리'에게서 절대적인 적이자, 악마일 수 밖에 없는 일본군들이, 알고

 보니, '우리'와 같은, 똑같은 고민을 하고 똑같이 사랑하고 같은 것들에

 흐느끼고 괴로와하는 인간이었다는 것. 모두들 좋은 것들을 좋아하고,

 나쁜 것들을 미워하는 인간들인데, 무엇이 과연 그들로 하여금 서로를

 죽이도록 만드는 것이었을까, 답이 없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었고,

 한편, 이런 일들이 50년전 어느 섬에서 일어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순간에도 지구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고, 다양한 이유로 

 discourage되기 보다는 오히려 encourage된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라는 한계에 대한 인식..

 그런 것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곁가지로.. 끝에가서 여러모로 불쌍해지는 Ben Chaplin(극 안에서는

 Jack Bell이던가로 나오는데)의 웃음이 몹시 공허했다. 공감은 갔지만..

 ..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상당히 추천할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만

 흐름이 좀 느리고 상영시간이 길어서 이것에 대해서는 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어, 이게 왜 이렇게 안 끝나'하고 윤모군의 시계를 쳐다본 것이

 한 댓번쯤 되는 듯..

 하여간, 약간 특이한 영화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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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iser, fils de deux levres closes ...
 ... Fille de deux boutons de ro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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