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NU ] in KIDS 글 쓴 이(By): Yueni (mangazy) 날 짜 (Date): 2002년 5월 20일 월요일 오후 09시 06분 19초 제 목(Title): 삼천배 이야기 주말에 집에가서 tv를 봤는데 vj특공대였는거 같다 재방송이었는데.. 삼천배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나오는 거다. 내가 예전에 했던 바로 그 곳, 해인사 인근에 있는 백련암에서 하는 삼천배. 나야 4년 전엔가... 친구랑 같이 여름방학때 수련회에서 했었고 거기는 원래 삼천배하는 곳으로 유명해서 지금도 주말마다 삼천배를 하는 곳이고... 어쨌든, 참 간만에 보는 곳. 다시 보니 어렴풋이 그때가 생각났다. 그 절에 가면 무조건 삼천배는 기본이라고 친구가 잔뜩 겁을 주는 바람에 수련회 가기 전날밤에 집에서 연습삼아 그 더운 방안에서 천배를 연습했었고 (그때는 뭔 애살로 그렇게 미리 연습해봤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도리어 피곤하고, 몸이 고되어 이천배 하고는 일어날 수가 없어서 그 밤에 남들 다 잘 때 못한 것 만큼 채워넣어야 했었다 하긴 시작하고 처음 쉴때까지 한 팔백배 정도까지는 가뿐하게 했고, 쉬고 나서 더 힘들어 속도도 느려지고 자세도 풀렸고, 이천배 하고 나서는 일어설수가 없어 남들 하는거 쳐다보기만 했었고, 그래서 어두운 밤에 그 큰 불상앞에서 나머지를 하는데 얼마나 겁에 질렸던지... tv로 다른 사람들 하는 걸 보니... 보는 건 쉽지만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그 기분 모를거란 생각이 든다. 처음 할 때는 내 죄 뉘우치는 맘과, 이것 저것 소원과 바래는 것들도 생각해보고, 다 하고 났을때의 뿌듯한 내 모습도 그려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그야말로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르는.. 생각을 할수 없는... 그냥 조건반사적인 내 행동에 몸을 맡길수밖에 없는 그 때를 아직도 기억한다.^^; 지금 다시 나더러 삼천배를 하라고 하면, 그때보다 지은 죄도 훨씬 많고, 뉘우칠 것도 많고, 바래는 것도 훨씬 많아졌고, 저번보다 당연히 해야할 입장이겠지만... 겁부터 난다. 과연 할 수 있을 것인지... 그때만큼 그렇게 순수하게 할 수 있을런지... 아무것도 모르던 그때만큼 용감해질 수 있을런지 자신이 없다. 아마... 삼천배 이외의 다른 방법을 찾느라 머리 굴리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