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NU ] in KIDS 글 쓴 이(By): sobong () 날 짜 (Date): 1998년 8월 12일 수요일 오후 05시 23분 38초 제 목(Title): '이런여자'의 뒷 이야기 기가 약해서 도망갔던 남자가 도서관에 돌아왔다. 어디가서 소집을 해 왔는지 엄청난 정예부대를 이끌고 말이다. 경북대학교 경제학과에 그렇게 시커멓고 커다란 남자들이 많은걸 알았다면 조심을 했을터인데 그러고 보니 나란 여자는 원래부터 조심성이 부족했다. 또 다른 문제에 조금 피곤하게 시달리고 있다. 그 정예부대의 인간들이 내게 인사들을 해대는데 난 기억을 제대로 못해서 요샌 나를 힐긋 보고 웃는 남자에겐 거의 모두 십도 각도 정도의 목례를 한다. 이젠 아무 남자만 보면 인사하는 이상한 애로 소문날지도 모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시커먼 인간중에 누가 내게 뭐라 말을 걸지 몰라서 두번정도 거의 최고의 매너의 그 남자들이 말을 건네고 나는 매우 멍청하게 웃고 하는걸 당하고 난 뒤부터는 아예 흡연실 출입을 삼가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술자리 이외엔 절대 금연자인 모범적인 여성의 모습에 곁의 지인들이 흐뭇해 하니 버린만큼 취한것도 있네. 하지만 조금만 더 뻔뻔스러웠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왜 상냥한 남자들 앞에선 힘을 못쓰는지 미스테리다. 내게 시비걸고, 삿대질 하는 인간들은 모조리 다 이길 자신이 있는데 날 보면서 웃고, 부드럽게 말하고 인사하는 인간들 앞에선 너무나 연약해지는 통에, 나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빨리 참한 싱글 친구를 물색하여 내게 당하고 근 이주를 도서관 출입을 피했던 그 순박한 선배님에게 소개팅을 해드려야겠다. 다시는 뚜쟁이 안한다 다짐다짐 한지 한달도 안되었건만 . 운명이겠거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