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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yungPookUniv ] in KIDS
글 쓴 이(By): artte (미운 오리)
날 짜 (Date): 1996년05월02일(목) 18시51분05초 KST
제 목(Title): 쌓인 스트레스 푸는 나만의 비법...




지난 한 달간 쌓인 스트레스를 오늘 왕창 풀었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샤워를 하고난 후, 옷장 문을 열었다.

이리저리 탐색한 후에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 입었다. 평소에는 옷장에 들어있는 
옷이 아닌 서랍속의 편한 옷을 입기때문에 별로 옷장 문을 열 필요가 없다.

제대로 잠을 못자서 얼굴엔 트러블이 생겨서 로션까지만 바른 후에 집을 나섰다. 

끼슬까슬한 바지의 촉감이 상쾌하다. 바람도 적당히 불어서 아이보리빛 블라우스의 
프릴이 가볍게 흔들린다. 면의 촉감이 아닌 매끈한 옷의 감촉이 깔끔한 기분을 
만들어 준다.

학교가 아닌 시내 중심가를 거닐면서 여름 신상품이란 표지를 단 여러 가게들을 
기웃거려 보기도 하고 또 백화점 하나를 몽땅 둘러보기도 했다. 보통 운이 좋으면 
작년 제품 중의 이월 상품 중에서 마음에 드는 저가의 의류를 구입하기도 하는데 
오늘은 신상품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하얀 면바지를 하나 샀다. 깔끔하고 입기 편하고 
아무렇게나 편하게 입기에 좋을것 같아서 또 가격도 싸고해서 선뜻 구입했다. 


그런후에 오늘의 목적지인 미용실을 갔다. 올해들어 두번째로 가는 셈이다. 작년 
여름 방학이 시작하자 마자 찾아간 미용실에서 난 이렇게 말했다.

" 저...머리 짧게 자르고 싶어요. 거..아나운서들 머리 모양 있자나요. "

나의 말에 미용실의 직원은 대뜸 이렇게 말했다.

" 아나운서들 머리 모양 할려면 매일매일 드라이해서 만들어야 되요 "

내게 매일 아침 드라이해서 그 헤어 스타일을 유지한다는건 불가능했다. 긴머리도 
드라이 안하고 그냥 다니는데...그 짧은 머리는 도리어 안하면 뒤집어지고 해서 
더욱더 처치 곤란이다.

" 할 수 없죠... 그러면 세련되게 잘라 주세요. "

그러자 그 직원은 

" 그냥 자르지 말고 여기에 퍼머 하세요. "

이러는 거다. 머리 자르고 싶어서 왔는데 자르지 말라니...난 그래도 잘라 
주세요를 반복했고 그 직원은 긴 머리를 자르는게 영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며 나를 
설득하다가는 가위를 들고는 자르기 시작했다.

완성된 모양은 단발 머리에 웨이브를 약간 넣은 왼쪽에 가리마를 탄 모양이었다. 
머리카락의 무게도 상당한지 자르고 나니 머리가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그 후로 
계속 긴 머리가 지금의 긴 머리인데 오늘 난 또다시 미용실로 향했다.

또 자르려고 간 거냐구요? 

아니야요..... 그건 작년 가을에 갔다가 미용실에서 안 잘라줘서 ....
긴 머리 모양이 훨씬 잘 어울린다고...안 잘라줘서....흑흑...그냥 왔죠...


오늘은 머리는 안 자르고 퍼머를 했지요...헤헤...

꼬불꼬불 라면 모양이 절대 아니고...쫙~~~ 펴는 스트레이트로.....

다 끝나고 머리를 다듬는데 남자 직원이 조심스럽게 이렇게 묻는 거다.

" 학생이세요? "

" 네..."

" 1학년 이세요? "

" 아뇨..." 

무슨 1학년이람??? 속으로 막 웃었다.

" 그러면 2학년이구나...근데 너무 어려 보여서.... "

푸하하.... 이걸 말을 해...말어.....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 좀더 나이 들어 보이게 예쁘게 다듬어 줄께요.. 이렇게 복고풍으로 하면 잘 
어울리겠네요.."

우하하....  지난번에도 1학년이란 말을 들었었는데... 그래도 그 때는 머리띠를 
하고 있어서 내가 봐도 어려 보이긴 했지만 오늘은 아닌데... 로션만 발라서 
그런감???


아무튼 능숙한 솜씨도 그 직원은 이리저리 매만지고 드라이도 하고 스프레이도 
뿌리더니 은행나무 침대에 나오는 공주인 진희경의 헤어 스타일을 만드는 거다. 
양쪽으로 앞으로는 몇 가닥을 늘어뜨리고는...


내 바로 앞에 한 사람은 대충 해 주더니만... 내 머리카락을 못 살게 굴고 있었다.

" 오늘 약속 있나요? 데이트라도...?  "

참....없는 사람 맘 아프게 하는구먼...쩝....

" 아뇨...학교 갈 건데요..."

그렇게 끝이 나고 난 학교로 왔다.

" 아르떼야...너 오늘은 여기 2과학관에 있기 아깝다.. 어디 다른데 가거라... "

나를 본 선배의 말이다.

" 아깝긴요... 맨날 사는데가 여긴데...  "


그렇게 난 스트레스를 왕창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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