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이(By): Vector (막내진석이) 날 짜 (Date): 1993년05월30일(일) 17시07분37초 KST 제 목(Title): 윗글에 덧 붙여서.. 윗글에.. 덧붙여.. 제가 적어도 이글을 읽는 분들보단 작은 삶을 살았지만.. 정말 아주 많은 사건들을 겪기도 했었답니다. 아주어릴땐(아마 세살..) 집을 잃어서 경찰서 신세두 졌고.. 국민학교도 옮겨다니고.. 중학교땐 거의 지금까지의 인생 중에 황금기에 해당했지만.. 결국 막판에 과학고 시험을 떨어지면서.. 제 첫 목표를 실패로 끝냈고.. 그리고.. 그 대신 또 주님께선 다른 걸 주셨지만.. 그 담에 이런 또 큰 시련을 겪게 하시는군요. 어찌보면.. 아주 순탄하게 몇십년을 산 사람들보다 제가 살았던 고 몇년이 더욱 많은 것을 남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덕에 저도 어느정도 성숙해졌고.. 물론 사고방식은 아직 어리지만.. 이번일로.. 전 여기 분들과 참 많은 것을 주고 받았어요. 많으신 분들이 격려를 해주셨고.. 같이 아파하셨고.. 또 자신들의 경험도 많이 얘기해주셨답니다. 어쩌면 이것이 사는 건지도 모르지요.. 진정하게 '사는 것'.. 제가 이번일로 가장 힘들어하는것은.. 자신감과 의욕의 상실입니다. 개인이 아무리 할려고 해도 못하도록 하는 구사회의 커다란 벽을 체감하면서.. 어제와 오늘.. 전 완전히 공부해야할 책들을 놓고 여기저기 돌아다녔어요. 어제는 키즈인 모임에 나가서.. 정말 몽땅 다 잊고 웃고 떠들다 왔답니다. 훗.. 근데 그것도 잠시더군요.. 집의 제 작은 방안에 혼자 갇히고 나니.. 그냥 허망하고.. 벽에다 덕지덕지 붙여놨던 계획표며.. 쩝.. 오늘은.. 우리 학교 간부들과 전방에 야유회를 갔다 왔답니다. 가서 고기 구워먹고.. 실컷 노래 부르고.. 버스 차창을 열고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짧은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면서.. 어느덧 신록이 우거진 농촌의 풍경을 보고 왔습니다. 훗훗.. 제가 그동안 하도 삶이 단조롭다고 불평하니깐 주님께서 요놈, 어디 복잡해 봐라.. 하고 벌 주시나보죠.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언젠가.. 제가 과기대든.. 아니면 끝내 다른 대학이든.. 가서 이런 일들을 추억으로 말하게 되길 바라면서.. 그리고 저와 비슷한 고등어를 만나서.. 이런 얘기 하면서 같이 아파하길 바라면서.. 말이 좀 이상하네요.. 제발 저같은 사람은 없어야 할텐데.. :) 어쨌든.. 지금은 이상하게 오히려 차분해집니다. 언젠가 과기대는 인정이 메말라서 아주 삭막할거라고 들은적이 있지만.. 이번일로 해서.. 여러분들의 진심어린 따뜻한 마음들을 느끼게 된것이.. 제가 생각했던대로 인것 같아서.. 그리고 바로 본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이일로 정말 많이 커진 느낌입니다.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답니다. 열심히 할께요. 그럼.. 93/05/30 17:09.07 �� Solitary Brainstorming.. 막내 Vect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