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이(By): lover (이종혁) 날 짜 (Date): 1993년05월30일(일) 14시55분06초 KST 제 목(Title): Vector님께...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를 드리는 마당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그리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한가지 Vector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그리 많은 시간들은 아니지만 제가 살아오면서 느낀 한가지에 대해서 벡터님께 말씀 을 드리려고 합니다. 그것은 최소한 지금은 제가 살아가고 있는 방법이며 앞으로도 바꾸고 싶지 않은 저의 삶의 자세입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 그리고 가장 겪고 싶지 않았던 일이 한가지 있 습니다. 그것은 이미 한가지 관념에 젖어버린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즉, xxx한 것이 옳으며 그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것도 충분히 그것 만큼 좋을 수 있으며 어쩌면 xxx가 틀릴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시키는 것이지요. 한때는 이런 일을 겪을 것 같으면 가능하면 피해가고 저의 의견을 뒷전으로 두고자 노력을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xxx라는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받아 들여 이미 골수까지 깊히 침투해 있는 사회적 통념이었고 그 사회적 통념 이외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여 그 사람들이 저를 이상한, 그리고 탐탁치 않은 눈으로 보는 것이 싫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큰 이유는 사회적 통념이 너무도 큰 힘을 가지 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 20년 남짓한 삶을 살아오면서 조금씩 그러한 삶의 방법이 잘못 되었다 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의 삶입니다. 자신의 삶이 타인에 의해서 제어를 당한다는 것은 최소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삶의 방식은 그 삶의 주인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합니다. 결국 저는 조금씩 저항을 하는 방법을 찾아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사회적 통념이 강하더라도 그 사회적 통념 속에는 언제나 틈이 있다는 것을 깨달 았습니다. 그리고 그 틈은 우리가 조심스럽게 벌리기만 하면 쉽게 벌어지는 그런 틈이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혹자는 먹기 위해서 산다, 죽지 못해서 산다고들 말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사는 목적을 '죽는 순간에 되돌아 보았을 때 후회 하지 않을 수 있는' 삶에 두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 들 중 하나 가 '그때 내 뜻대로 했다면 더 나빠지더라도 후회는 없었을 텐데...'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저는 지금까지 그런 경우를 많이 겪었습니다. 지금은... 저의 뜻을 확고히 하고 있는 지금은 전보다는 후회가 덜합니다. 그리고 그리고 최소한 그런 류의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방법은 의외의 곳에서 찾을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너무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살 펴 본다면 언제나 답답하게 보이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차분한 마음가 짐으로 일을 살펴본다면 조그마한 틈이 보일 것입니다. Vector님과 특별히 친한 선생님이 계신다면 그분을 잘 설득해서 담임선생님을 설득하게 부탁드리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만약 그런 분이 계시지 않는다면 학교 선생님 중 제일 이야기가 잘 통할 것 같은 선생님들을 차례로 찾아가서 설득해 보세요. 선생님들 간에도 인간 적인 관계는 있기 마련이고 Vector님이 노력만 하신다면 수요일쯤에는 몇몇 분들 을 만나 뵈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정 안되면 담임선생님께 한번 여쭤 보세요. 선생님은 과연 선생님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 오셨는지. 만약에 그렇게 살 아 오셨다면 어째서 선생님께서는 선생님의 생각을 Vector님께 강요를 하시는지, 만약에 그런 삶을 살아 오지 않으셨다면 과연 그 결과 '진실로' 만족할만한 삶을 살고 계신지. 그리고 만족할만한 삶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요. 만약에, 그 선생 님께서 무조건 원서를 써 주실 수 없다고만 하시면서 방금의 그 질문에 대답을 안 해 주신다면... 그때는 다른 틈을 찾아 보아야 할 것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즉, 바꿔 말하면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어느정도 인간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어요. 그분들도 선생님 이전에 인간이거든요. 글이 너무 장황하게 길어져 버린 것 같네요. 어쨌든, 제가 드리려고 하는 말씀은 한가지입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세요. Vector님을 저희 학교에서 보고 싶네요. 그리고 한가지 더. 아무리 세상이 그대를 각박하게 하고 삶의 여유를 잃도록 만들 지라도 가끔씩 하늘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한조각 여유를 잃지 맙시 다. 비록 비가 오고 있을 때라도 태양은 그 위에서 언제나 그대를 향해 미소짓고 있습니다. 너무 조급해 하지는 마세요. 아무리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럼... 안녕히 계세요. --------------->> from 날개... of Icar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