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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yshong (홍 영 수)
날 짜 (Date): 1993년05월14일(금) 10시03분35초 KST
제 목(Title): 6년전의 대덕....


6년전의 대덕.. 엄밀히 말하자면 과기대 주변에는 앞에서 상범님이

언급했던 것처럼 그야말로 황무지였다. 여기서 황무지라 함은 소위

대학주변에 있어야 할 것들 (주점, 까페, 군것질거리 등등) 이 하나

도 없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늘 100원짜리 깡통차를 타고 유성에 가

서 놀다가 밤에 터벅터벅 걸어들어왔었다. 깡통차는 아마 9 시나 10

시경이면 끊겼던 걸로 기억한다. (시간을 정확히 모르는 이유는 항

상 유성에 나가면 자정 이전에는 학교로 들어간 적이 없기 때문이다.)

깡통차마져 끊기면 학교로 가는 방법이 두가지가 있었다.

첫번째 방법은 기찬당구장에서 적당히 당구를 치는 척하다가 당구장

봉고차를 타고 들어가는 방법이 있었고, 두번째 방법은 걸어서 가는

방법이었다. 나는 대개 당구칠 돈마저 술값으로 썼기 때문에 후자의

방법을 택하곤 했다. 학교로 가려면 충남대를 거쳐서 산을 넘어가는

길이 제일 지름길이었다. 그러나 난코스였다. 가끔씩 물웅덩이가 있고

학교 주위에는 또랑이 있었다. 물론 가로등 같은 것이 있을리 없었다.

맨정신도 아니라서.. 꼭 한두번은 언덕에서 구르고.. 논에 빠지고 해서

학교로 갈 때는 만신창이가 되곤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만큼 자주 유성에 나간 적이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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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 영 수           포항공과대학 정보통신연구소 첨단컴퓨터시스템연구실
     hongtris@turtle.pos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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