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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chopin (** 쇼팽 **)
날 짜 (Date): 2006년 7월 15일 토요일 오전 05시 09분 01초
제 목(Title): AI와 인간의 미래


영화 AI영향은 생각보다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이 영화를 보고 인공지능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분들이 있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가 처음 
개봉되었을 때는 이 영화 안에서 특별히 인공지능과 관련된 개념정립이나 문제제기 
등을 찾을 수 없었고, 이전까지 늘 상 보던 방식 - 사람처럼 느껴지는 로봇에 
관객들이 공감하게 된다는 - 그 수준 그대로였다고 생각되어서 지금까지 이 영화에 
대한 특별한 글을 쓴 적이 없습니다.

이 영화 AI에서 추구하고자 했던 점은 인공지능도 사람과 같은 인격체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점을 감성적인 공감을 통해서 유도했던 것입니다. 기계도 사람과 같이 
생각하고 감정을 갖고 느끼고 말한다면, 그 또한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 되어야 하지 
않느냐 하는 화두입니다.

이 화두는 기존의 로봇인간류의 영화에서 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특별하게 
언급할 점은 없습니다. 아마 감성적으로 풍부한 관객들은 자기집에 키우는 
애완동물들과 감정적으로 동화되듯이, 이 영화를 보고 인공지능을 가진 주인공에 
감정적으로 동화될 것이고, 그 지능의 수준이 인간과 동등한 수준이니 결국 인간과 
같은 동등한 인격체로 인정해줘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영화를 보며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여기에서 제가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점은 로봇인간류의 영화에서 던졌던 화두에서 
한발 더나아간 문제입니다. 인공지능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이 화두는 언뜻 기존의 
화두와 비슷해 보이지만 한가지 새로운 관점이 가능합니다. 그것은 인공지능을 
통해서 인간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점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인정받고 존재하는 그 핵심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지적인 능력때문입니다. 문제는 인간이 가진 그 지능이 기계가 앞으로 갖게 될 
지능과 본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넓게 보면 인간도 유기물로 
이루어진 기계이기 때문에, 반도체로 이루어진 기계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현재는 인간의 유기물구성과 작동이 월등히 정교하기 때문에 지적인 능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기계가 가진 인공지능의 수준이 점점 올라가게 
되면 어느 순간 인간보다 더 뛰어난 지능을 기계가 소유하게 될 겁니다. 

인공지능의 미래를 크게 비관론과 낙관론, 그리고 양쪽이 다소 섞인 혼합적인 관점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계가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을 갖게 되는 순간, 
기계가 인류를 지배하고 인간은 노예로 전략하거나 멸망하게 될 것이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아직까지 대중예술에서는 주로 이 관점의 작품들이 주류입니다. 대부분 
기계가 지능을 가지게 되었을 때의 파괴적인 결말을 경고하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반면 낙관론은 인공지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점입니다. 아무리 강력한 무기라 하더라도 최후의 명령을 인간이 내리고 
통제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기계가 그런 통제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제거해버리고 지능을 부여한다면, 그런 위험에서 벗어나서 인공지능을 
인류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입니다.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낙관점이 관점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습니다. 지능이라는 
것도 만든사람의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통제가능한 형태로 디자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특별히 디자인상의 큰 헛점을 만들지 않는 다면 통제에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이 점은 인공생명의 기념과 대립되는데, 인공생명은 스스로 자기복제하고 
스스로 생존을 위해 변이와 분화를 끊임없이 반복하기 때문에 그 개념의 시작부터 
디자인한 사람의 손을 벋어나 통제 불가능하게 될 성질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개념 자체에는 이런 성격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혼합론적인 관점은 인간이 과연 무엇이냐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결국 인간도 유기물에 의해 작동하는 기계이기 때문에, 인공적으로 디자인된 
인공지능과 인간이 통합되는 형태로 나아갈 것이라는 관점입니다.  가장 극단 적인 
예로는 뇌의 뉴런을 인공뉴런으로 교체하면서 인간의 기계의존도가 높아지고, 결국 
인공뇌를 소유한 인간으로 변화해 나갈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인간의 몸체를 
구성하는 유기물을 서서히 반도체와 무기합성물로 바꿔나가게 되면서 인간과 기계의 
구분이 모호해 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기억을 돕는 일부 모듈을 뇌에 삽입해 사용하거나, 유전자 변형으로 
뇌구조를 인위적으로 조작하거나, 뉴런을 인공적으로 배양해서 기계와 통합하는 
방법, 그리고 기계의 몸체에 인간의 뇌를 이식한 로보캅과 같은 형체 등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점진적으로 인공지능과 인간이 통합되어가는 형태에서는 인간과 기계간의 
대립관계보다는 공존관계가 형성되어서 누가 누구를 지배하느냐 하나는 식의 논란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없이 급진적인 형태로 인공지능이 실현되는 경우 인간과 
인공지능사이의 대립과 갈등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결국 문제는 그들이
누구인가 하는 문제로 돌아옵니다. 인공지능이 적대적인 관계로 인간과 대립하여 
최종적으로 인공지능이 승자로 남게 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들은 
인간의 뇌와 정보처리 능력을 그대로 물려받은 인간의 후손의 모습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구 생태계가 파괴되고 머나먼 우주로 이주해가는 인류는 생물학적 
인간이 아니라 척박한 우주공간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그들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종적인 인공지능이 결국 현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지구를 지배하게 될 
것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바로 우리의 후손의 모습이 될 것이라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 인간과 인공지능의 미래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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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팽
  2006/07/14
  http://brai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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