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chopin (** 쇼팽 **) 날 짜 (Date): 2004년 1월 13일 화요일 오전 04시 19분 50초 제 목(Title): [계층구조론]이해-4.4 뇌를 어떻게 이해할 <div id=l123___ style="absolute; width:600;"> 이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의 많은 부분은 뇌의 비밀을 우리가 과연 풀어내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의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뇌는 가장 복잡하고 다양한 비선형 회로의 집합체이다. 비선형논리의 경우 이해가 제한받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비선형회로로 가득한 뇌를 우리가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br> 비선형회로의 경우 그 작동의 모든 것을 완벽히 이해한다는 것은 패턴화된 선형논리만을 이해의 형태로 받아들이는 뇌의 특성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뇌 연구는 어떻게 이뤄져야하고 우리는 뇌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br> 뇌를 궁극적으로 어떻게 이해하게 될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뇌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뇌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비선형회로인지, 선형적인 논리로 이해가능한 곳은 어디인지 등을 먼저 알아야 한다. <br> 뇌 연구 초기에는 뇌의 한 뉴런이 발화하는 패턴이 간단한 개념과 직접 연관시킬 수 없을 것이라 여겨졌다. 심지어는 시각자극을 직접 받아들이는 시각피질에서 조차 망막에 비친 상이 그대로 투영되는 것이 아니라 뉴런들이 분산처리하고 있을 것이라 추측되었다. 즉 하나의 뉴런의 발화가 무엇을 나타내는지를 정확히 대응시킬 개념을 찾는 것은 무모하다고 여겨져 온 것이다. 예를 들어 세포자동자에서 셀하나가 무엇을 나타내는지 해석하는 것은 무모하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뉴런이라는 것도 주변연결에 얽혀서 복잡하게 작동하는 소자이므로 그 하나가 어떤 개념을 대표하는 역할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br> 이러한 추측은 1950년대 휴벨이 시각피질의 컬럼구조 를 밝혀내면서 완전히 뒤집어지기 시작했다[5]. 그리고 그 컬럼구조는 대뇌전반에 걸쳐서 존재하는 뇌의 기본구조임이 서서히 드러났다. 대뇌의 컬럼은 하나의 기능만을 하며, 그 컬럼에 속한 뉴런의 발화는 하나의 개념을 대표한다. 예를 들어 친구의 얼굴을 보면 그 얼굴에 해당하는 컬럼이 발화한다. 어떤 사물을 생각하면 그 사물에 해당하는 컬럼이 발화한다. 즉, 컬럼하나가 개념하나와 대응되는 것이다. 그림 22에서 발견된 컬럼과 그 기능들을 보인다. <br> 복잡한 비선형 회로일거라 생각해 왔던 뇌 회로에서 이렇게 1:1로 대응이 가능한 선형적인 구조가 발견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이 컬럼구조가 존재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학습이라는 것의 특성에 있다. 뇌는 본능적으로 타고난 기능 이외에는 거의 학습을 통해서 모든 것을 구성한다. 대뇌의 경우 거의 모든 영역이 적절한 학습과 자극이 주어지지 않으면 제대로 형성조차 되지 않는다. <br> <img src=http://brainew.com/writings/brain/hierarchyTheory/Understanding/[LogicHierarchy]WhatIsUnderstanding.files/image050.gif> 그림 22. 발견된 대뇌의 컬럼구조들. (가) 뇌와 컬럼구조가 발견된 위치 (나) 대뇌피질을 평면으로 펼친 모습 (다) 발견된 컬럼구조의 기능 <br> 그런데 이 학습이라는 것이 선형적인 구성을 강제한다. 외부자극을 반복적으로 받아들여서 그것을 처리할 수 있는 적절한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은 선형적인 논리로 그 패턴을 각인시키는 것뿐이다. 즉, 학습은 입력 자극을 패턴화 시켜 그것을 회로에 각인시키는 작업이다. 그래서 다시 유사한 패턴이 나타났을 때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적절한 대응을 하도록 한다. 학습이라는 방법으로는 주어진 자극을 해석할 비선형 원리를 찾아서 회로에 코딩해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 비선형회로가 학습에 이용된다 하더라도 학습되는 범위는 몇가지 변수값 조정정도에 국한될 뿐 새로운 비선형회로 자체를 만들어내는 학습이란 불가능하다. 비선형논리를 학습을 통해서 찾아내거나 만들어내는 것은 계산불능에 속한다. <br> 그렇기 때문에 학습에 의존하는 뇌의 모든 부분은 선형적인 처리형태를 갖는 것이다. 뇌의 그 부위에 해당하는 기능이 학습으로 구성되었다면, 입력자극에 해당하는 패턴이 그대로 각인되는 형태로 구성될 수 밖에 없다. 최근의 뇌연구에서도 대뇌의 거의 모든 부위가 학습에 의해 구성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br> 이러한 학습의 특성 때문에 실질적인 뇌연구가 가능하고 그 이해가 가능하다. 뇌의 특정 부위는 주어진 기능만 처리하며, 그 구체적인 기능은 학습과정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리고 학습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학습한 패턴에만 반응하는 식의 패턴화된 처리행동을 보인다. <br> 물론 학습된 회로가 어떤 행동을 보이는가를 이해하는데는 이러한 방법의 연구와 이해가 가능하지만, 그 회로가 어떤 방법으로 학습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얻는 것은 좀더 복잡하다. 학습결과는 선형적인 논리로 이해가능하지만, 학습과정 자체는 비선형적 회로의 결과이기 때문에 선형적인 논리로 치환하여 이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br> 학습과정자체를 알아내고 컴퓨터에 의해 시뮬레이션 가능한 수준으로 밝혀내기 위해서는 그 회로 자체에 대한 관찰이 필수적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러한 비선형회로를 외부행동데이터만을 가지고 역추적하는 것은 계산불능에 속하는 문제이다. 그것을 알아내는 방법은 그 비선형회로 자체를 관찰하는 것이다. <br> 뇌에서 학습과정까지 상세히 설명해줄 회로가 상세히 밝혀진 예는 지금까지 시각피질의 기울기컬럼(orientation column)이 유일하다. 이 컬럼과 그 회로모델은 앞으로 우리가 뇌를 어떻게 이해하게 될지를 설명해줄 좋은 예이므로 여기서 좀더 자세히 알아보자. <br> <img src=http://brainew.com/writings/brain/hierarchyTheory/Understanding/[LogicHierarchy]WhatIsUnderstanding.files/image052.gif> 그림 23. 시각피질의 기울기컬럼. (가) 시각피질의 위치 (나) 기울기컬럼의 배열. 색에 의해 각도별 반응부위가 보여지고, 상세한 기울기에 반응하는 컬럼의 배열은 작은 선들로 표시되었다. <br> 그림 23에서 시각피질에 배열된 기울기컬럼의 배열을 보이고 있다. 망막에 특정 기울기를 갖는 선분을 보여주고 발화한 뉴런들을 형광물질로 염색하여 관찰해 보면 그 패턴을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선분의 기울기를 바꿔가며 실험해보면 그림 23 (나)와 같은 소용돌이 치는 모양의 컬럼배열이 발견된다. 시각피질 표면의 대략 1mm 정도의 영역이면 모든 기울기에 각기 반응하는 컬럼들이 포함된다. <br> 이 소용돌이치는 모양의 컬럼배열은 유아기에 시각자극이 차단되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결과적으로 실명하게 된다. 그럼 이 컬럼구조는 어떻게 학습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 글을 읽는 독자 스스로 이러한 형태를 만들어내는 뉴런의 회로를 추론해보기 바란다. 이런 형태의 패턴을 만들어내는 뉴럴넷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는 그 생성원리에 해당하는 뉴럴넷 구조를 역추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비슷한 컬럼패턴을 만들어내는 뉴럴넷의 가짓수는 무한하기 때문에 그 뉴럴넷 자체에 대한 정보 없이는 그 모든 후보들을 검증하는 것은 계산불능이다. <br> 이 시각피질의 컬럼구조 모델은 이미 1980년대에 그 답이 발견되었다. 그 발견은 시각피질의 일반적인 연결구조가 밝혀지고 그 뉴럴넷 구조 자체에 대한 지식이 쌓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 뉴럴넷 구조를 밝혀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지식은 두가지였다. 첫번째는 시각피질 영역 전반적으로 균등하게 입력이 들어온다는 것, 두번째는 시각피질내부에 억제성연결이 전반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두가지는 시각피질 모든 곳에서 특별한 변화 없이 거의 골고루 만족하는 것이었다. 이 지식을 바탕으로 종합된 뉴럴넷의 회로는 ‘Lateral Inhibitory Network’이라 불린다(그림 24). 그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해서 거의 동일한 컬럼패턴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br> <img src=http://brainew.com/writings/brain/hierarchyTheory/Understanding/[LogicHierarchy]WhatIsUnderstanding.files/image053.gif> 그림 24. 시각피질의 컬럼모델 [6] <br> 이 뉴럴넷의 구조는 신경과학을 통해서 얻어진 시각피질 컬럼구조의 지식 두가지가 전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어디에서도 골고루 입력을 받고, 한 뉴런은 이웃 뉴런들과 억제성 연결을 갖는다. 이 뉴럴넷의 입력에 다양한 기울기의 선분을 자극으로 주면, 학습을 통해서 소용돌이 형태의 선택발화특성을 갖는 컬럼구조가 만들어진다. <br> 여기에서 왜 소용돌이 형태의 배열이 만들어지는지 좀더 알아보자. 입력으로 주어지는 직선자극이 주어지면 그 자극에 가장 잘 반응하는 뉴런이 점점 더 학습을 통해 그 자극에 쉽게 발화하도록 바뀌게 된다(그림 25-(가)). 그런데 입력자극이 직선이기 때문에 그 뉴런뿐 아니라 그 이웃에도 같은 기울기에 반응하는 뉴런이 학습을 통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확히 같은 기울기 입력에 대해서는 먼저 학습된 뉴런이 발화하여 억제성 신호를 보내게 되어서 발화도 학습도 일어나지 않는다(그림 25-(나)). 이러한 억제신호 때문에 약간 다른 기울기의 선분입력에 대해서 발화하고 그 자극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도록 학습할 가능성이 높다(그림 25-(다)). 따라서 이웃뉴런들은 같은 방향의 선분입력에 대해 반응하도록 학습되지 못하고 약간씩 다른 방향의 선분입력에 반응하도록 학습된다(그림 25-(라)). 결과적으로 소용돌이 형태의 컬럼배열이 만들어진다. <br> <img src=http://brainew.com/writings/brain/hierarchyTheory/Understanding/[LogicHierarchy]WhatIsUnderstanding.files/image055.gif> 그림 25. 학습을 통한 컬럼배열 형성과정. (가) 한 기울기의 직선에 가장 잘 반응하는 뉴런이 발화하고 그 자극에 더 잘 반응하도록 학습된다. (나) 억제성 연결에 의해 이웃 뉴런의 발화를 억제한다. (다) 약간 다른 기울기에 반응하는 이웃 뉴런이 발화하고 학습한다. (라) 이 과정을 반복하면 뉴런의 입력기울기 반응 배열이 휘어진 형태가 나타난다. <br> 이정도 수준의 설명이면 그 컬럼의 형성과 발화의 이유를 이해할 수 있고, 시뮬레이션에 의해 재현할 수도 있다. 이 시각피질의 컬럼구조는 우리가 앞으로 뇌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를 말해주는 아주 좋은 예이다. 학습에 의해 구성되는 뇌회로는 이렇게 선형적인 입력패턴을 각인시키는 방법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그 자세한 학습과 작동 이해도 비교적 쉽다. 그리고 그 회로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그 회로자체에 대한 관찰자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br> 나아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른 부위와 기능의 뇌회로 역시 비슷한 방법으로 연구되고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컬럼구조는 대뇌전반에 걸쳐 균일하게 발견되는 일종의 하부구조이므로 앞으로의 뇌연구와 이해에 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br> 주: [5] David H. Hubel, “Eye, Brain, and Vision”, Scientific American”, 1995 [6] Miller, K. D., J. B. Keller, and M. P. Stryker (1989) “Ocular dominance column development:Analysis and simulation”, Science 245:605-615 <br> </div> __ 쇼팽 e-mail: c h o p i n x e n a k i s 2 @ h o t m a i l . c o m homepage: http://brainew.com Copy right by author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