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homer (simpson) 날 짜 (Date): 2002년 11월 12일 화요일 오전 07시 21분 27초 제 목(Title): Re: 퀼리아? 고통을 "느끼지" 않으면서 어떻게 회피 반응을 보일 수 있죠? 물론 아주 단순하고 즉각적인 회피 반응은 가능하겠죠. 손가락을 뜨거운 냄비에 대었다가 "앗 뜨거!" 하고 떼는 경우 보통 손가락을 떼는 게 먼저죠. 뜨겁다는 "느낌"은 그 다음에 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이 경우 느낌이 필요 없을까요? 만약 고통의 느낌이 없다면 십중팔구 이렇게 되지 않을까요? "앗, 냄비에 손을 대기만 하면 손가락이 저절로 튀어오르네, 또 해보자!" (다들 아시겠지만, 인간이란 종족의 호기심이란 무지막지합니다. -_- 특히 이성적 판단이 떨어지는 어린이들에게... 마술쇼를 보여주면서 "어린이는 절대 따라하지 마시오"라는 말이 괜히 붙는 게 아닙니다.) 고통을 "느끼게" 함으로써 인간의 생존률은 비약적으로 향상됩니다. 고통이란 감각이 워낙 싫기 때문에, 그 큰 대뇌를 어떻게든지 굴려서 고통을 회피하려 갖은 발악을 할 테니까요. 반면 고통을 "느끼지 않고" 회피하려면 도대체 어떻게 대뇌를 써먹을 수 있을까요? 저로서는 가능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쉽게 말해, 모가지 위에 그 큰 돌은 뒀다 뭐합니까, 살아남는 데 써먹지 않을 바에야. --- 이런 예를 들어볼 수 있겠습니다. Diablo와 같은 게임을 하고 있다고 합시다. Diablo안에서 나의 케릭터가 공격을 당할때 화면이 번쩍 거리는거나 HP가 줄어 드는걸로부터 내 케릭터가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추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그런 추론을 바탕으로 회피 행동을 키보드를 통해서 입력하고 결과적으로 케릭터가 고통에서 벗어나 생존 할 수 있도록 조정 할 수 있겠죠. 내 케릭터의 생존에 위협이 되는 고통에 해당하는 자극에 대한 "정보"만 있다면, "느낌" 없이도 충분히 내 케릭터의 생존률을 비약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지 않나요? 여기서 나의 케릭터의 회피 행동은 내가 화면을 봄으로써 가지게 된 내 케릭터의 고통에 대한 "정보"에만 의존해서 이루어진것이지 그것이 어떤 고통의 "느낌"에 기반을 둔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와 같이 느낌이 없는, "정보"에 기반한 회피행동이 대뇌안에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통의 느낌" 그 자체가 생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진화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느낌"이란 것 없이도 생존에 필수적인 회피행동이 진화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물론 저는 "고통의 느낌" 그 자체 역시 진화의 산물이라 굳게 믿습니다. 하지만 뭔가 다른 방향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어떤 방향인지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종교적이거나 이원법적인 접근법을 말하는것은 절대 아닙니다. --- D'o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