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ngulKorean ] in KIDS 글 쓴 이(By): Konzert () 날 짜 (Date): 1999년 2월 26일 금요일 오후 03시 14분 04초 제 목(Title): [한자병용반대] 독립신문 제1호 사설 독립신문 제 1호 논설 서재필 우리가 독립신문을 오늘 처음으로 출판하는데 조선 속에 있는 내, 외국 인민에게 우리 주의를 미리 말씀하여 아시게 하노라. 우리는 첫째, 편벽되지 아니한 고로 무슨 당에도 상관이 없고, 상하 귀천을 달리 대접 아니하고, 모두 조선 사람으로만 알고 조선만 위하며 공평히 인민에게 말할 터인데, 우리가 서울 백성만 위할 게 아 니라 조선 전국 인민을 위하여 무슨 일이든 지 대언하여 주려 홈. 정 부에서 하시는 일을 백성에게 전할 터이요 백성의 정세를 정부에 전할 터이니, 만일 백성이 정부 일을 자세히 알고 정부에서 백성의 일을 자 세히 아시면 피차에 유익한 일만이 있을 터이요, 불평한 마음과 의심 하는 생각이 없어질 터이옴. 우리가 이 신문 출판하기는 취리하려는 게 아닌 고로 값을 헐하도 록 하였고, 모두 국문으로 쓰는 것은 남녀 상하 귀천이 모두 보게 함이요, 또 구절을 띄어 쓰는 것은 알아보기 쉽도록 함이라. 우리는 바른 대로만 신문을 할 터인고로 정부 관원이 라도 잘못하는 이 있으면 우리가 말할 터이요, 탐관오리들을 알면 세 상에 그 사람의 행적을 폐일 터이요, 사사 백성이라도 무법한 일하는 사람은 우리가 찾아 신문에 설명할 터이옴. 우리 조선. 대군주 폐하와 조선 정부와 조선 인민을 위하는 사람들인고로 편당 있는 의논이든지 한쪽만 생각하고 하는 말은 우리 신문상에 없을 터이옴. 또 한쪽에 영문으로 기록하기는 외국 인민이 조선 사정을 자 세히 모른즉, 혹 편벽된 말만 듣고 조선을 잘못 생각할까 보아 실상 사정을 알게 하고자 하여 영문으로 조금 기록홈. 그리한즉 이 신문은 꼭 조선만 위함을 가히 알 터이요, 이 신 문을 인연하여 내외 남녀 상하 귀천이 모두 조선 일을 서로 알 터이 옴. 우리가 또 외국 사정도 조선 인민을 위하여 간간이 기록할 터이 니, 그걸 인연하여 외국은 가지 못하더라도 조선인민이 외국 사정도 알 터이옴. 오늘은 처음인 고로 대강 우리 주의만 세상에 고하고, 우 리 신문을 보면 조선 인민의 소견과 지혜가 진보함을 믿노라. 논설 그치기 전에 우리가 대군주 폐하께 송덕하고 만세를 부르나이다. 우리 신문이 한문을 아니 쓰고 다만 국문으로만 쓰는 것은 상 하 귀천이 다 보게 함이라. 또 국문을 이렇게 구절을 띄어 쓴즉, 아무 라도 이 신문 보기가 쉽고 신문 속에 있는 말을 자세히 알아보게 함이 라. 각국에서는 사람들이 남녀 막론하고 본국 국문을 먼저 배워 능통 한 후에야 외국 글을 배우는 법인데, 조선서는 조선 국문은 아니 배우 더라도 한문만 공부하는 까닭에 국문을 잘 아는 사람이 드묾이라. 조 선 국문하고 한문하고 비교하여 보면 조선 국문이 한문보다 얼마가 나 은 것이 무엇인고 하니, 첫째는 배우기가 쉬우니 좋은 글이요, 둘째는 이 글이 조선 글이니 조선 인민들이 알아서 백사를 한문 대신 국문으 로 써야 상하 귀천이 모두 보고 알아보기가 쉬울 터이라. 한문만 늘 써 버릇하고 국문은 폐한 까닭이 국문만 쓴 글을 조선 인민이 도리어 잘 알아보지 못하고 한문을 잘 알아보니 그게 어찌 한심하지 아니 하 리요. 또 국문을 알아보기가 어려운 것은 다름이 아니라, 첫째는 말 마디를 띄지 아니하고 그저 줄줄 내려쓰는 까닭에 글자가 위에 붙었는 지 아래에 붙었는지 몰라서, 몇 번 읽어 본 후에야 글자가 어디 붙었 는지 비로소 알고 읽으니, 국문으로 편지 한 장을 보자 하면 한문으로 쓴 것보다 더디 보고, 또 그나마 국문을 자주 아니 쓰는 고로 서툴러 서 잘 못 봄이라. 그런 고로 정부에서 내리는 명령과 국가 문적을 한 문으로만 쓴즉, 한문 못하는 인민은 남의 말만 듣고 무슨 명령인 줄 알고, 이편이 친히 이 글을 못 보니 그 사람은 무단히 병신이 됨이라. 한문 못한다고 그 사람이 무식한 사람이 아니라 국문만 잘하고 다른 물정과 학문이 있으면, 그 사람은 한문만 하고 다른 물정과 학문이 없 는 사람보다 유식하고 높은 사람이 되는 법이라. 조선 부인네도 국문 을 잘하고 각색 물정과 학문을 배워 소견이 높고 행실이 정직하면, 물 론 빈부 귀천 간에 그 부인이 한문은 잘하고도 다른 것 모르는 귀족 남자보다 높은 사람이 되는 법이라. 우리 신문은 빈부 귀천을 다름없 이 이 신문을 보고 외국 물정과 내지 사정을 알게 하려는 뜻이니, 남 녀 노소 상하 귀천 간에 우리 신문을 하루 걸러 몇 달 간 보면 새 지 각과 새 학문이 생길 걸 미리 아노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