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gul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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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gulKorean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호연지기)
날 짜 (Date): 1999년 2월 12일 금요일 오전 11시 35분 20초
제 목(Title): 한/고종석  재귀대명사 쓰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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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에세이] /재귀대명사 쓰임새/국어의풍경들-22/ 
재귀대명사란 한 문장이나 절(節) 안의 선행어(先行語)와 동일 지시 관계에 있는 대
용어(代用語)다. 선행어는 대체로 그 문장의 주어다. 다시 말하면 재귀대명사는 선
행 주어로 지시가 되돌아오는 대명사, 선행 주어를 되짚어 가리키는 대명사다. 영어
에서 self(복수는 selves)로 끝나는 대명사들이 재귀대명사들이다. 한국어의 재귀대
명사는 사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자기' `자신' `저' `자기자신' `당신' `스스로' `
서로' 따위가 있고, 사물을 가리키는 것으로 `자체'가 있다. “나폴레옹은 자기를 
과신했다”, “이광수는 자신을 속였다”, “박정희는 스스로를 몰랐다”, “그 놈
은 저밖에 몰랐다” 같은 문장에서 재귀대명사 `자기' `자신' `스스로' `저'는 각각 
해당 문장의 주어인 나폴레옹, 이광수, 박정희, 그 놈을 가리킨다. 이 재귀대명사 
대신에 일반 대명사를 쓰면 조응(照應)이 모호해진다. 즉 “나폴레옹은 그를 과신했
다”, “이광수는 그를 속였다”, “박정희는 그를 몰랐다”, “그 놈은 그밖에 몰
랐다”에서 대명사 `그'는 나폴레옹이나 이광수나 박정희나 그 놈을 가리킬 수도 있
고, 다른 사람을 가리킬 수도 있다. 

재귀대명사 `저'를 1인칭 겸양 대명사 `저'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재귀대명사 `저'
는 “너는 저밖에 모르는 놈이야”, “그 놈은 저만 생각하는 놈이야”, “나는 저
만 아는 사람이 아닙니다”에서처럼 인칭과 상관없이 두루 쓰인다. 재귀대명사 `저'
는, 1인칭 대명사 `저'처럼, 주격 조사 `가' 앞에서는 `제'로 변한다. “그 놈은 제
가 하지 않았다고 잡아떼던걸”에서처럼. 재귀대명사 `저'에는 `자기'나 `자신'에 
견주어 낮춤의 뉘앙스가 있다. 이 재귀대명사들은 3인칭의 손윗사람을 가리킬 때는 
`당신'으로 교체된다. “대통령께선 당신을 돌보지 않고 나라 걱정만 하십니다”가 
그 예다. 이 재귀대명사 `당신'도 2인칭 대명사 `당신'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당
신'이 2인칭 대명사로 쓰일 때는 그 존대 등급이 예사높임에 지나지 않지만, 재귀대
명사로 쓰일 때는 극존칭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저'나 `당신'이나 본디는 재귀대
명사로만 쓰이던 것이 현대어에서는 인칭대명사를 겸하게 되었다. 근래에는 재귀대
명사 `자기' 역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너'나 `당신'의 의미를 지닌 2인칭대명사로 
쓰이고 있다. 

`자기'와 `자신'의 용법이 똑같지는 않다. `자신'은 사람을 나타내는 명사나 대명사 
뒤에 붙어 선행어를 의미적으로 되풀이 강조하거나 `스스로'의 뜻을 나타낼 수 있
다. “현주 자신” “대통령 자신” “나 자신” “너희(들) 자신” “자기 자신”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 경우의 `자신'은 또다른 재귀대명사인 `스스로'로 대치할 
수 있다. “현주 스스로” “대통령 스스로” “나 스스로”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자기'에는 이런 용법이 없다. `저'에도 이런 용법이 없다. 그래서 용법으로 
보면 `자기'와 `저'가 유사하고, `자신'과 `스스로'가 유사하다. `자기'에 `자신'이 
붙은 `자기자신'은 독립적인 재귀대명사로 취급된다. 이 `자기자신'과 `자기'(또는 
`자신')는 많은 경우에 서로 대치할 수 있지만, 한 가지 점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
다. 복문에 등장하는 `자기'는 주절의 주어를 우선적으로 가리키지만, `자기자신'은 
동일한 절 안의 주어를 가리킨다는 점이 그 차이다. `자신'의 경우는 그 둘 사이에
서 동요한다. 예컨대 “갑수는 을수에게 병수가 자기를 때렸다고 말했다”라는 문장
에서 `자기'는 갑수를 가리킨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종속절의 주어인 병수를 가리킨
다고도 볼 수 있지만, 우선적으로는 주절의 주어인 갑수를 가리킨다고 생각된다. 이 
문장에서 `자기'를 `자기자신'으로 바꾸어보자. “갑수는 을수에게 병수가 자기자신
을 때렸다고 말했다.” 여기서 `자기자신'은 병수다. 뜻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자기자신'은 동일한 절의 주어만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영어의 재귀대명사들과 닮았
다. 예컨대 Alice told Betty that Cathy hit herself라는 문장에서 herself는 동일
한 절의 주어인 Cathy를 가리킬 뿐, 주절의 주어인 Alice를 가리킬 수는 없다. 영어
에서는 재귀화가 같은 절 안에서만 일어난다는 통사적 제약이 있는데, 우리 말의 `
자기자신'이 이와 비슷한 것이다. 그러면 이번에는 그 자리에 `자신'을 넣어보자. 
“갑수는 을수에게 병수가 자신을 때렸다고 말했다.” 이 문장의 의미는 굉장히 모
호하다. 어찌 생각하면 `자신'이 갑수인 듯도 하고, 달리 생각하면 병수인 듯도 하
다. 

`서로'와 `스스로'는 종래에 부사로 분류해왔지만, 요새는 점차 재귀대명사로 분류
하는 추세다. “그들은 서로 욕질을 해댔다”나 “국장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에서처럼 `서로'나 `스스로'가 단독으로 쓰였을 때, 이 말들을 부사로 보는 것은 
언뜻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이 말들이 `서로가' `스스로가'로 대
치될 수 있으므로, `서로' `스스로'를 `서로가' `스스로가'에서 주격 조사 `-가'가 
탈락된 것으로 보아, 재귀대명사로 처리하는 것이다. `서로'는 행동이 서로 되미침
을 나타내는 교호사(交互詞)의 구실을 하는 것이 다른 재귀대명사와 다른 점이다.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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