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ngulKorean ] in KIDS 글 쓴 이(By): sjyoun (예리큰아빠) 날 짜 (Date): 1999년 2월 12일 금요일 오전 12시 45분 12초 제 목(Title): <`왕따'로 풀어본 접두어 왕(王)> 번호 : 93/1003 입력일 : 99/02/11 11:05:17 자료량 :44줄 제 목 : <`왕따'로 풀어본 접두어 왕(王)> 날 짜 : 99년 02월 11일 (서울=연합뉴스) 김태식기자 = 결코 새삼스런 현상은 아니었을 터인데 요즘들어 일선 교육현장에서 이른바 `왕따'라고 하는 집단따돌림 현상이 부쩍 사회문제로 떠 오르고 있다. `왕따'라는 말을 어원적으로 풀어보면 한자 접두어 `왕'(王)과 `따'(따돌림의 줄임말인 듯)가 결합한 말로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심하게 따돌림 혹은 그 대상’ 이라는 뜻이다. 국립국어연구원이 매달 발행하는 `새국어소식' 2월호에는 `왕따'에서 쓰인 접두 어 `왕'에 대한 이승재(李丞宰) 가톨릭대학교 교수의 글이 실려있다. 이교수는 이 글에서 `왕짜증'에서 볼 수 있듯 `높다,크다'는 뜻을 지닌 한자 접 두어 `왕'은 다음에는 주로 명사가 오므로 접두어 왕에 `따돌리다'는 동사가 결합 한 왕따는 바르게 만들어진 단어가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왕따의 `따'를 `따돌림'이라는 명사형의 줄임말로 보면 이 말이 문법에 꼭 어긋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떻든 접두사 왕은 비슷한 뜻을 지닌 또다른 한자 접두어 `대'(大)와 함께 꽤 애용되는 접두어인데 `왕감, 왕겨, 왕모래, 왕밤, 왕벚나무, 왕새매'나 `대뇌,대들 보, 대못, 대하(大蝦)' 등의 예를 볼 수 있다. 그런데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접두사 `왕'의 위치에 `말'이 온 단어가 적지 않 다는 점을 이교수는 지적하고 있다. 즉 왕개미=말개미, 왕거미=말거미, 왕매미=말매미, 왕벌=말벌, 왕잠자리=(노랑) 말잠자리' 등에서 확인할 수 있 듯 `말'도 `왕'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국어 어원학자들은 이런 대응관계를 중시해 접두사 `말'이 한자어로는 흔히 마 루 종(宗)이나 머리 수(首)에 해당하는 `머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에서 이미 `마봉'(馬蜂.말벌) 혹은 `마의'(馬蟻.말개미) 등이 쓰인 것으로 보아 접두어 왕과 비슷한 의미를 지니는 `말'은 한자어 말 마(馬)에서 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교수의 설명. 그런데 이 두 접두어 사이에 차이가 없는 것도 아니다. `말'이 쓰인 말들을 잘 살펴보면 대개가 곤충 종류에 속하는 것으로서 먹지않는 것들로 한정되는 반면 `왕'을 앞세운 동물은 곤충뿐만 아니라 무생물,식물 등에도 두루 붙고 나아가 인간을 지칭하는 명사와 결합하기도 한다. `아버지의 고모'를 가리킬 때에 사용하는 `왕고모'(혹은 대고모)처럼 할아버지 혹은 할머니와 같은 항렬의 친척을 부를 때 흔히 접두어 왕을 붙인다. 그런데 대고모와 함께 표준어로 등록된 `왕고모'는 수도권에서는 거의 쓰지 않 는 말이라고 이교수는 덧붙였다. 이는 `왕고모'처럼 `왕'이 붙은 호칭어나 지칭어는 지방에서 발달하기 시작했으 며 아직은 그 용법이 수도권까지 확산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한편 접두어 왕은 최근 은어나 속어에 부쩍 많아졌는데 지하 폭력계 두목을 가 리키는 `왕초'는 물론 심지어 회장이 여럿인 어느 재벌 그룹의 최고 회장을 가리켜 `왕회장'이라 일컫기까지 한다.(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