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ngulKorean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워싱턴사과) 날 짜 (Date): 1999년 1월 17일 일요일 오후 06시 16분 01초 제 목(Title): 한21/한국적철학은 글쓰기로부터 한국적 철학은 글쓰기로 부터 (사진/새로운 글쓰기 양식으로 서양학문 체계에 묶여 있던 국내 학계에 반향을 일으킨 김용옥씨.) 1985년 지금은 한의사로 변신한 김용옥씨가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민음사)를 펴냈을 때, 우리 학계는 강타 한방을 맞은 듯 떠들썩했다. 서구 문화의 폐해로부터 벗어나 어떻게 정확히 동양 고전을 해독할 수 있는가를 따진 이 책은 뒤이어 나온 <도올논문집>에서 확고한 정의로 정리됐다. “이른바 논문이라는 형식 자체가 근대 서구 대학교육에서 성립한 모종의 특수형식을 지칭하는 것이지 철학논문 일반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가 없음은 명백하다… 나는 나의 논문을 세인들이 시라 불러도 좋고 소설이라 불러도 좋고 수필이라 불러도 좋다. 그러나 나의 논문은 명백히 나의 철학체계의 성실한 논술이라는 사실만은 양보할 수 없다.” 김용옥씨만이 아니다. 그동안 서양학문 체계 속에 묶여 있던 글쓰기를 비판했던 이들은 많았다. 조(한)혜정 교수(연세대 문화인류학)는 ‘탈식민지시대 지식인의 글쓰기와 삶읽기’에서 “우리는 지금 ‘겉도는 말’과 ‘헛도는 삶’으로 매우 지쳐 있는 상태이다… 그래서 더욱 서술하는 방식과 ‘말투’를 놓고 씨름을 해야 한다”고 썼다. 또 이왕주 교수(부산대 철학)는 “서재에서 졸고 있는 철학도의 머리, 추상의 구름 위를 달리는 저술가의 붓끝은 결코 철학의 고향일 수 없다”(<철학풀이, 철학살이>(민음사))고 했다. <컨텍스트로, 패턴으로>(문학과지성사)에서 자유분방한 글, 논문중심주의라는 형식적 강박에서 벗어난 실험적 문체들을 선보였던 김영민 교수(한일대 철학)는 최근 펴낸 <문화(文化) 문화(文禍) 문화(紋和)>(동녘)에서 이 시대 지식인의 길을 ‘접선의 존재론’이라고 이름붙이고 있다. “서양바라기에 도취된 채 도대체 우리 자신의 학문적 성취를 기록하고 평가하는 정성과 노력이 없다… 전통과 현대 사이의 간극을 학인 각자가 메워 나가면서 나름의 학문적 스타일과 전통을 계발하고, 이 바탕 위에서 우리 선배와 동료 학인들의 노력을 체계적으로 인용, 평가, 기록하는 공론장을 엮어 나가야 한다. 사람의 글(人文)은 사람의 삶이 만드는 무늬(人紋)에서 출발한다. 허리가 끊어진 채 남에게 기생하는 것은 삶이 아니며, 따라서 무늬가 자생할 리 없다.” 서양 학문에 매달린 채 달려온 우리 학계가 지금 돌아보고 있는 것은 우리 학문의 뿌리와 현재다. ‘데카르트 가라사대’나 ‘공자 왈’에 더이상 연연할 때가 아니다. 지식 사회의 맹점을 깨고 나가는 더 많은 학자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 OPEN! 한·겨·레 인터넷쇼핑몰! 한번 와보세요~ http://hani.s-mart.co.kr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