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ngulKorean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워싱턴사과) 날 짜 (Date): 1999년 1월 14일 목요일 오전 05시 01분 32초 제 목(Title): 윈/잘못쓴 국어사례고발-광진환경선언문 잘못 쓴 국어사례 고발 ① 제 44호 1999.1.1 ------------------------------------------------------------------------------- - 광진환경선언문, 조화 못이룬 꾸밈말 남영신 국어문화운동본부 회장 ------------------------------------------------------------------------------- - 신년호부터 국어를 잘못 쓴 사례를 고발하는 새 시리즈를 시작한다. 생활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기념물이나 인쇄물에 실린 글을 대상으로 꼼꼼한 분석을 통해 잘못 쓰인 우리 말을 바로잡을 예정이다. “우리 광진구는 아차산과 한강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는 유서깊은 고장이다. 아차산에서 어린이대공원과 한강시민공원에 이르는 풍부한 녹지는 광진구민의 자랑이며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재산이다. 그러나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은 오염되고, 자연은 생태계의 파괴로 그 기능을 잃어 가고 있다.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은 우리의 권리이고 자연을 보전하는 일은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환경보존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근본이며 광진구 발전의 초석임을 인식하고 서울환경헌장의 기본정신을 이어받아 [환경모범도시 광진21]을 가꾸어 나가고자 한다. (이하 줄임)” 위의 네 문단에서 문법과 논리에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하나씩 살펴 보기로 한다. 먼저 첫째 문단의 첫 문장에 사용한 ‘유서깊은’은 그 앞의 꾸밈말 ‘아차산과 한강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는’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꾸미는 말은 ‘자연 환경’을 이야기하는데 꾸밈을 받는 말은 ‘역사’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둘째 문단은 ‘이것은 어떻고 저것은 어떻다’는 식으로 된 전형적인 대등절 겹문장이다. 이럴 경우 ‘이것’과 ‘저것’은 외연이 중복되면 안된다. 따라서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과 ‘자연’은 대등절로 대비시키기에는 서로 맞지 않은 주어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장은 ‘…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오염되고 생태계가 파괴되는 등 우리의 생활 환경이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다’ 정도로 적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셋째 문단의 문장도 두 개의 대등절로 이루어진 겹문장이다. 그런데 이 두 문장도 대등절이 되기에는 주어와 술어가 서로 잘 대응하지 못한다. 앞 어절이 ‘우리의 권리’를 말하였다면 뒤의 어절은 ‘우리의 의무’를 말하여야 한다. 그런데 뒤의 문장은 ‘미래세대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서술하였다. 여기서 왜 갑자기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을 들고 나왔는지 알 수 없다. 이런 불필요한 말이 끼여들기 때문에 문장의 흐름이 갑자기 흐트러진 것이다. ‘… 우리의 권리이고 자연을 보전하는 일은 우리의 의무’라고 했으면 간결하고도 명쾌한 문장이 되었을 것이다. 끝으로 넷째 문단의 문장은 광진구민의 다짐을 내용으로 하였는데 놀랍게도 ‘환경모범도시 광진21을 가꾸어 나가겠다’고 선언하였다. ‘환경모범도시 광진21’을 가꾼다는 것이 무엇을 뜻할까. 너무 멋을 부리려다 그만 말도 안 되는 문구를 만들어 낸 것 같다. ‘광진구’는 독립된 ‘도시’가 아니고 ‘광진21’은 더욱 더 ‘환경모범도시’가 될 수 없다. (제보자·서울 강동구 길2동 98번지 202호 황선중) ▲ 1999.1월호 -------------------------------------------------------------------------------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