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ngulKorean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요키에로타) 날 짜 (Date): 1998년 10월 27일 화요일 오전 11시 03분 54초 제 목(Title): 한21/복거일 영어는 생존의 결정적 기술 “영어는 생존의 결정적 기술” 영어 공용화론 내놓은 복거일씨의 제안 사유 이제 지구 위엔 민족국가들의 주권을 뛰어넘는 질서가 ‘지구 제국’의 모습으로 나타났고, 그런 사정은 국제어의 등장을 불러서 영어가 국제어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민족국가들은 그런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이것이 졸저 <국제어 시대의 민족어>의 근본적 상황인식이었다. 우리가 고를 수 있는 대응책들 가운데 시급한 것으로는 ‘영어를 공용어로 삼는 일’을 꼽았다. 이 주장과 관련하여 결정적 중요성을 지닌 사실은 사람의 뇌는 모국어와 이후에 배우는 다른 언어들을 다른 부분들에서 처리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국제어가 아닌 민족어를 모국어로 삼은 사람은 평생 영어를 공부해도 그것을 모국어처럼 능숙하게 하지 못한다. 만일 우리가 영어를 공용어로 삼으면, 우리 후손들에겐 국제어를 모국어로 삼을 기회가 주어질 터이다. ‘영어 공용화론’은 큰 논쟁을 불러왔고 거센 비난을 받았다. 물론 그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것은 그 주장이 많은 지지자들을 만난 것이었다. 이런 사실은 우리 시민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영어가 국제어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의 영향을 일상 생활에서 크게 받았다는 것과, 그들이 나름으로 그런 사정에 대응하려고 애써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IMF 사태’가 아프게 일깨워준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세계와 교류가 없는 섬이 아니다. 자연히 언어의 국제 표준인 영어를 잘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보는 손해는 무척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정은 영어 공용화론에 심각성을 더해준다. 만일 우리가 국제어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지금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일본 대중문화 도입허용’에서와 마찬가지로, 실질적으론 이미 끝난 일을 뒤늦게 추인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할 것이다. 영어를 능숙하게 쓸 줄 아는 능력이 개인들의 생존에 결정적인 기술이 된 지금, 국제어에 대한 정책을 미루는 것은 실은 가장 어리석은 정책을 고르는 셈이다. 영어를 공용어로 삼는 일은 무척 크고 어려운 일이므로, 그 일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적어도 한 세대는 될 것이다. 영어의 공용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다수인 터에, 그런 준비 작업은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실제적인 길은 어차피 우리가 해야할 일들을 먼저 하는 것이다. 외국인들의 투자와 관광이 우리 경제에 긴요하므로, 지금 우리는 그들이 쉽게 우리 사회에 들어와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큰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런 일들 가운데 가장 먼저 할 일은 정부의 법령, 문서, 양식과 같은 것들을 우리말과 영어로 병기해서 외국인들이 이내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 실질적 접근은 이 문제에 대한 우리 시민들의 합의가 도출되는 동안 시간을 번다는 큰 장점을 지녔다. 아울러 격렬하게 대립된 주장들을 화해시키는 길이기도 하다. 복거일/ 소설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