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gul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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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gulKorean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요키에로타)
날 짜 (Date): 1998년 10월 27일 화요일 오전 11시 00분 59초
제 목(Title): 한21/한국어의 뇌관이 터졌다


한국어의 뇌관이 터졌다 
우리말글살이 뒤돌아보게 하는 논쟁 3가지… 한국어 뿌리도 밝혀내지 못한 연구수준 

 (사진/한국어의 계통에 대한 논쟁은 민족의 뿌리가 어디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한글날을 맞아 세종대왕을 찾은 한글학회 회원들.) 

우리말, 우리글 없는 설움에서 해방된 지 이제 고작 53년. 역사의 교훈은 잊기 
쉽다지만 우리말과 글을 한때나마 빼앗겼다는 사실을 잊을 수는 없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 때까지, 숨쉬는 공기처럼 고마운 줄 모르고 쓰는 
우리말글살이는 어떠한가. 최근 폭발하듯 한국어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각종 
논쟁들은 시대변화와 함께 가는 우리말글살이를 돌아보게 만든다. 

한국어의 계통에 대한 논쟁은 우리 민족의 뿌리가 어디인가를 다시금 생각하는 한 
계기를 만들었다. 주춤했던 한국어 연구에 젊은 연구자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노학자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한 소설가가 출간한 책을 통해 촉발됐던 ‘영어 공용화론’은 세계화나 국제화를 
정치적 이념으로 들고나왔던 정권의 후유증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깨닫게 한다. 
아울러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한다는 것의 뜻이 이제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가, 
문화식민지의 울타리를 어느 선까지 봐야 할까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참으로 해묵은 티격태격이라 부를 만한 한글 전용과 국한문 혼용 논쟁에 대해서는 
최근 이 논란에 다시금 기름을 부은 한 언론사의 태도에 주목한다. 그들이 여론을 
몰아가며 한쪽 주장의 손을 높이 들어주는 것은 물론, 그 방향의 논자들을 규합해 
세를 형성하려는 움직임은 언론의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세가지 논쟁은 우리말글살이가 상당히 정치적인 줄기를 타고 흘러왔음을 
방증하고 있다. 논쟁의 당사자는 물론, 주변 관계자들은 “그 부분은 정치적인 
것”이란 단서를 달아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그것은 역으로 그동안 한국의 
정치상황이 한국어 발전을 위해 상당한 걸림돌이 돼왔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말하자면 이제 552살이 된 비교적 젊은 한국어가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지만, 그만큼 헤쳐나가야 할 길도 험하다는 얘기가 된다. 한국어 
발전을 위해 제대로 된 논쟁과 토론이 그만큼 중요하게 대접받아야 함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편집자주> 


한국학계에 한국어 계통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었다. 논쟁은 <한겨레>가 연재하고 
있는 고종석 에세이 ‘국어의 풍경들’ 가운데 지난 9월22일치와 29일치 
‘삼국시대 언어 같았을까?’‘고구려어, 한국어, 일본어’를 본 최기호 상명대 
교수(한국사)가 반론을 제기하며 벌어졌다. 

고종석씨의 글은, “고대 세나라 사람들은 동일한 언어를 사용했을까?”란 의문을 
던진 뒤 “세나라 말들은 서로 사뭇 달랐던 듯하다”고 말하고 이를 이어 
고구려어, 한국어, 일본어 사이의 친족관계를 살피며 민족주의적 언어학의 함정을 
경계한 것이다. 


정설로 대접받은 알타이어족설 흔들려 


최씨는 이에 대해 “이미 비판을 신랄하게 받은 이기문 교수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이유를 묻고 싶다”고 전제하고, 이 기회에 이기문 교수가 한국어의 계통과 
형성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동안 가설이면서도 
정설처럼 교과서 등에 소개된 알타이어족설에 대한 문제를 이번에 짚고넘어가자는 
것이 최 교수 반론의 핵심이었다. 최 교수는 한국어의 계통이 알타이어족이 아니라 
동북아시아어족이며, 한국어는 신라어가 아니라 백제어를 근간으로 형성됐다는 
주장을 펴왔다. 한국어의 계통 문제는 학계에서도 섣불리 거론하기를 꺼리는 
미묘한 문제다.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 언어학계에서 이 분야를 연구하는 이가 드문 
데다 한국 민족의 기원과 형성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칠 사항이어서 쉽사리 단정할 
수 없는 연구의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고 김원룡 교수는 “이 문제가 해결될 
날은 우리 생각으로는 오지 않을 것 같다. 너무 시간이 흘러서 사건 자체가 
추적하기 어려운 미궁에 빠져 있기 때문이며 아무도 이 설을 누를 결정적 학설을 
내세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동안 교과서에 실려 정설처럼 대접받아온 우랄-알타이어족설이 흔들린 것은 
사실이다. 김방한 서울대 명예교수 등 많은 언어학 연구자들이 한국어와 
알타이제어(알타이어족에 속한 여러 언어들) 사이에 현저한 유형적 유사성이 
있음을 찾아냈지만, 동시에 현저한 차이점이 있는 것도 발견했기 때문이다. 또 
강길운 수원대 교수는 그의 <한국어 계통론>에서 “이제까지 우리 국학계가 제 
조상을 알타이족이라고 생각해 온 것은 분명한 잘못임을 알 수 있게 됐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 

문제는 학문적으로 입증이 안 돼 있는 이 어렵고 중요한 연구과제가 시류를 타거나 
정치바람을 타면서 제 갈 길을 못 가거나 망각된다는 데 있다. 

과거 냉전 시대에는 관련 연구서 보는 일도 제약이 있었다는 것이 이 분야 
원로교수의 증언이다. 알타이어 연구는 옛 소련쪽이 수준이 제일 높았는데 그 
책들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또 북한쪽에서 주장하는 학설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서 그쪽 학자들에게 남한의 
누구 이론이라고 거론되는 경우, 연구활동이 위축되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더구나 최근 언어학을 전공하는 젊은 연구자들은 어려운 여러 알타이어들을 배워야 
하고 방법론까지 해야 하는 한국어 계통학에 뛰어들기를 꺼리고 있어 미래의 
연구업적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촘스키의 생성문법에 학생이 몰리는 등 
언어학이 유행을 타고 있어 사명감을 갖고 한국어 계통론에 뛰어드는 연구자들이 
없다는 것이다. 

정재숙 기자 jjs@mail.hani.co.kr 



▣ [김 대 중 집 권 비 사] 주문 ; 710-0501~3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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