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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U ] in KIDS
글 쓴 이(By): MIST (in night)
날 짜 (Date): 1998년 6월 19일 금요일 오전 01시 50분 18초
제 목(Title): 햄스터는 어떻게 죽는가?


제목이 좀 거창한가요?

제가 방에서 햄스터를 키운지 몇 달 됐습니다.

그동안 처음 가져온 암수 한쌍이 새끼를 많이 쳐서

분양도  하고 덕분에 끼니 해결도 하고 그랬는데,

며칠전에 한  놈이 죽게 됐습니다.

원래의 어미는 아니고, 새끼였는데....

제가 키우는 햄스터들의 집은 보통의 라면 상자 같은 걸 

가지고 만들어 줍니다.

안에, 적당히 작은 상자들을 넣어주고, 쳇바퀴와 톱밥을 넣고, 

마지막으로 새끼 낳고 키우는데 필요한 화장지만 넣어주면 끝...

이런 식으로 집을 꾸며주면 어미는 작은 상자에 톱밥과 화장지를 

가지고  들어가서 보금자리를 꾸미고 새끼를 낳죠....

햄스터가 야행성이라 라면 상자에 좀 더 장식을 해서 위에서 안보이고,

계속해서 그늘만 되도록 좀 구성을 해주면, 좀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죠....

그늘을 만들어 준다고 해서, 라면상자 남은 것을 잘라 벽에 붙여줘서,

제가 항상 햄스터를 관찰할 수는 없게되죠...

참고로 햄스터는 그 조그만한 발로 항상 바닥을 긁어대는데...

라면상자가 첨에는 매끄러워서 잘 안 긁히지만,  일단 소변을 본

자리는 젖어서 잘 긁히게 됩니다....

예전처럼 먹이를 주고, 예전처럼 한마리 한마리 확인을 하면서 쓰다듬기도 

하는데, 한놈이  바닥에 바짝 엎드려서 움직이지 않더군요...

원래 먹이를 주면 잽싸게 오던 놈이었는데....

그래서 장난삼아 쿡쿡 찔러도 무반응....

'얼라?' 하면서 손으로 잡아보니, 바닥에서 떨어지질 않더군요...

잘 살펴보니, 톱밥 속으로 머리가 박혀 있었고....

톱밥을 걷어 내고 보니, 상자에 구멍이  뚫리고, 그 안으로 햄스터의 머리가...

으~...

놈은 바닥을 파다가 구멍을 뚫게되고, 거기서 

'쇼생크  탈출'의 팀로빈슨 처럼 도망을 가려다

머리는 끼이고, 상자의 무게 때문에 나오지도 못하고 질식을....

황당 그 자체였습니다.

상자의 무게 때문에 질식해서 죽다니.....

지금 나머지 햄스터들은 여전히 옛날처럼 바닥을 긁어대며 삽니다.

그렇게 도망가고 싶은지....

언제 그런 일이 또 발생할 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냥 둘려고 합니다.

다 자기 타고난 팔자려니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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